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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수뇌부 ‘인질극 양상’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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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전직 수장 겨냥 ‘맞불 수사’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검찰과 경찰이 서로의 전직 수장을 향해 칼끝을 겨누고 있다. 마치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법조계에선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 돌입하면서 사정기관 양대산맥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 논의 국면서 두 기관이 전·현직 지휘부를 수사대상에 올리는 등 정면충돌 양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검경의 전직 수장을 겨냥한 ‘맞불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지난달 10일이다. 검찰은 과거 박근혜정부 시절 정보경찰을 활용해 ‘친박’(친 박근혜) 맞춤형 선거 정보를 수집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강신명·이철성 전 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강 전 청장은 결국 구속됐다. 

 

하필

이 시점에…

 

지난 3일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김성훈)는 강 전 경찰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당시 경찰청 차장을 지낸 이철성 전 경찰청장, 김상훈 당시 경찰청 정보국장, 박기호 당시 경찰청 정보심의관은 불구속 기소했다. 또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현기환 수석, 박화진 치안비서관, 정창배 치안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이모 정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 4명도 불구속 기소했다.

 

현 전 수석은 2016년 4월 20대 총선 당시 여당과 친박 후보의 승리를 위해 치안비서관을 통해 경찰청 정보국에 정보활동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강 전 경찰청장 등 4명은 정보경찰 조직을 동원해 ‘전국 판세분석 및 선거대책’ ‘지역별 선거동향’ 등 선거에 개입하는 정보활동을 지시했다.

 

이 같은 정보활동 결과는 취합 후 별보·정책자료 등으로 작성돼 청와대 치안비서관실을 거쳐 정무수석에게까지 보고됐다. 검찰은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박 전 대통령 등 현 전 수석 윗선의 관여 여부는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외에 강 전 경찰청장과 정 전 선임행정관은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정치 중립의무 위반 정보활동을 지시한 혐의도 공소 사실에 들어갔다. 이 전 경찰청장도 2013년 정치 중립의무 위반 정보활동을 지시한 혐의를 추가로 받는다. 또 박 전 정보심의관과 정 전 선임행정관은 2014년 지방선거와 교육감 선거에 개입하는 정보활동을 한 혐의, 김 전 정보국장과 박 전 정보심의관은 2016년 언론사 노조 동향 파악, 좌파 연예인 동향 파악 등에 대한 정보활동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검찰이 전직 경찰 수뇌부의 구속영장을 청구하자마자, 경찰 내부에선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망신주기’라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에 검찰은 하루 뒤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검찰은 관련자들을 상대로 책임의 정도에 대해 보완조사를 하고 신중히 판단한 결과, 기각된 대상자의 윗선에 대해 영장을 청구했다”며 “(영장청구 등) 시점을 임의로 조정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이 선제? 강신명 전 청장 구속

경찰도 김수남 전 총장에 칼 겨눠

 

특히 검찰이 문제 삼은 부분은 공교롭게도 현재 수사권 조정의 핵심 사안과 일치한다. 검찰은 현재의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대로 처리될 경우 경찰 권한의 비대화를 우려하고 있다. 검찰은 정보경찰의 분리를 요구하고 있는데, 마침 강 전 청장 등이 연루된 범죄가 바로 정보경찰과 관련된 사항이다. 검찰이 수사를 여론몰이에 이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배경이다. 

 

검찰의 공세는 확대되는 양상이다. 검찰은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의 함바비리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진정서 접수 사실을 넘어 내사라는 수사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한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건설현장 식당(일명 함바) 업계의 거물 브로커 유상봉씨는 진정서를 통해 지난 2009년 서울강동경찰서 서장으로 있던 원 서울청장에게 금품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 시점서 원 서울청장에 대한 진정서 접수 사실이 알려진 점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원 청장과 관련된 내부감사나 검찰의 무혐의 판단 등을 통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 사안인데도, 검찰이 민감한 시기에 고의적인 고위직 흠집내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망신주기

여론전?

 

앞서 검찰의 함바비리 수사로 당시 강희락 경찰청장 등 고위직들이 무더기로 처벌받으면서, 2011년 논의됐던 검경 수사권 조정의 동력이 떨어지기도 했다.

 

경찰도 가만 있지 않았다. 경찰은 김수남 전 검찰총장과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황철규 부산고검장을 수사 선상에 올리며 맞불을 놨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김 전 검찰총장, 김주현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 황 부산고검장,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검사 등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앞서 임은정 충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는 김 전 총장 등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임 부장검사가 문제 삼고 있는 건은 2015년 12월 부산지검에 소속돼있던 윤모 검사의 ‘고소장 위조’ 사건이다. 경찰과 검찰 등에 따르면 윤 검사는 당시 고소인의 고소장을 분실하자 다른 고소장을 복사해 상급자 도장을 찍어 고소장을 위조했다. 이후 윤 검사는 이 사건을 각하 처리했는데 고소인의 항의로 고소장 위조사실이 알려지자 이듬해 6월 사표를 냈다. 

 

임 부장검사는 당시 대검 감찰1과가 윤 검사의 고소장 위조 등을 인지하고 확인까지 했는데도 감찰 또는 수사를 하지 않은 점, 이를 보고받은 당시 대검 차장과 검찰총장이 그대로 결재한 점, 윤 검사가 속해 있던 부산지검 역시 고소인의 항의 등으로 고소장 위조 등을 인지했는데도 별다른 조치 없이 사직서를 수리했다는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진흙탕 싸움

대놓고 표출

 

임 부장검사는 대검에 이 일에 대한 감찰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경찰에 김 전 검찰총장 등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현재 윤 검사는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비판 여론이 일자 검찰이 지난해 10월 공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것이다. 

 

지난달 31일 임 부장검사는 경찰에 출석했다. 임 부장검사는 “2015년 부산지검과 대검찰청 감찰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사실대로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추가적으로 현직 검찰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조사도 예고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김 전 총장 등이 경찰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강제수사로 전환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도 밝혔다. 그는 “법적 절차는 공평하게 헌법 정신에 기초해 누구에게든 차별 없이 (적용)해야 하는 것”이라며 “임의적인 방법으로 안 되는 것은 강제수사 절차가 있다. 법적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서지현 검사가 현직 검찰 간부 3명을 직무유기와 명예훼손 혐의로 서초경찰서에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도 경찰은 수사 속도를 낼 예정이다. 서 검사는 권모 당시 법무부 검찰과장에 대해 직무유기 혐의로, 문모 당시 법무부 대변인과 정모 서울지검 부장검사에 대해서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14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날선 신경전 미묘한 시기 

수사권조정 맞물려 주목

 

고소장엔 서 검사의 미투 폭로 당시, 법무부 검찰 과장은 성추행 폭로에 따른 후속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법무부 대변인과 중앙지검 부장검사는 각각 언론 대응과 검찰 내부망 글을 통해 명예훼손을 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고소장 내용을 분석한 뒤 지난달 28일 서 검사 측을 조사했다. 서 검사 측 변호사는 “안태근 전 검사장의 항소심이 진행되던 중 안 전 검사장이 신청한 증인들이 위증하고 이것이 언론을 통해 증폭되며 2차 가해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검경수사권조정을 둘러싼 갈등이 커진 시점에 검찰 간부를 경찰에 고소한 것과 관련해선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검찰과 경찰 두 조직이 상대 수장을 향해 벌이고 있는 수사와는 별개로, 여론전을 위한 수사 역시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인질극의 목적은 서로의 수장을 볼모로 잡아 수사 실력과 조직 내 부패척결 의지를 국민들로부터 확인받는 것이다.

 

우선은 검찰이 한발 앞서 가는 형국이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밤 법원으로부터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받아냈다. 건설업자 윤중천씨에 대한 영장 기각으로 자칫 동력을 잃을 뻔했던 수사의 불씨를 살려낸 것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윤중천을 모른다’던 김 전 차관의 발언과 ‘심야 출국 시도’가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장군 멍군

양보는 없다

 

경찰은 ‘버닝썬 수사’에 명운을 걸었지만 승리 구속영장 기각과 추가적인 경찰 유착 비리를 밝혀내지 못하면서 맥이 다소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의 지휘하에 수사를 진행하는 경찰 입장에선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자평하고 있지만, 당초 관측보다는 수사 결과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출처 : 일요시사(http://www.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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