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은 지금’ 멧돼지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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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은 지금’ 멧돼지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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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열병에 교통사고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전국이 돼지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멧돼지 사체서 아프리카돼지열병바이러스가 검출돼 비상이 걸렸다. 게다가 농촌, 도심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도심에 멧돼지가 출몰하고 있어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최근 전국적으로 멧돼지가 출몰하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창궐하고 있는 가운데, 멧돼지 주의령이 떨어졌다.

국내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하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연이어 발견되고 있다. 경기도 파주 민간인 출입통제선 내에서 ASF에 걸린 멧돼지 폐사체 2구가 발견됐다. 이로써 폐사체의 ASF 바이러스 검출은 14건으로 늘었다. 

 

연이어 감염 

 

ASF는 아프리카 돼지 콜레라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돼지의 전염병이다. 특히 멧돼지와 진드기 사이에 불현성의 감염 사이클이 형성됐으며, 호흡기를 통해 육제품을 매개로 돼지에게 전파된다.  

 

지난 3일 연천군 신서면서 최초 감염 폐사체가 등장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연천군 신서면 DMZ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폐사체의 혈액을 국립환경과학원서 정밀 진단한 결과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곳은 연천 GOP 철책 전방 1.4km 지점으로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남쪽으로 불과 600m 떨어진 곳이었다. 외상은 없었고 부패가 진행된 상태도 아니었다.  

 

지난 17일 파주서 ASF 바이러스에 감염된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됐다. 폐사체가 발견된 장소는 이번에 발견된 곳과 약 1㎞ 떨어져 있는 지점이었다. 지금까지 ASF 바이러스에 감염된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곳은 파주를 포함해 경기도 연천, 강원도 철원 등이다. 

 

환경과학원은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곳에 울타리를 설치하는 등 방역작업을 할 예정이다. 북한 접경 지역서 지속적으로 감염 멧돼지 폐사체가 확인되면서 방역 당국도 비상이 걸렸다. 

 

ASF 바이러스 검출 14건  

대처요령 매뉴얼도 배포 

 

한편 멀쩡하게 살아있는 멧돼지가 서울, 울산, 대구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도심에 출몰하고 있다. 지난 17일 밤 울산 온주군 온양읍 14호 국도서 멧돼지들이 차에 치이는 충돌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아우디 차량를 몰았던 A씨는 “어둠에 휩싸이고 자정에 차도 아예 안 다니는 곳”이라며 “국도를 한참 달리던 도중 멧돼지 2∼3마리의 엉덩이가 보였다. 비명을 지르며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눈앞의 멧돼지를 치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에도 멧돼지가 출현했다. 신고를 접수한 당국은 수색에 나섰지만, 1마리는 달아났고 나머지 1마리는 지하 배관실에 갇혔다. 다음날 날이 밝으면 포획할 예정이었으나 아침에 확인했을 땐 이미 달아난 상태였다.

 

 

 

송파구 오금동서도 아파트 단지서 멧돼지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17일 접수돼 관계당국이 바로 출동했지만 멧돼지를 발견하지 못했다.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 단지 인근 공원서 멧돼지가 나타나 경찰과 소방당국이 출동한 바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0분경 노원구 상계동 한 아파트단지 주변 공원서 멧돼지 6마리가 나타나 4마리가 사살됐다. 

 

지역 가리지 않고  

도심 출몰해 불안 

 

첫 신고가 접수된 이후 주변 시민들의 신고가 여러 차례 이어졌다. 신고 직후 현장에는 소방대원과 경찰, 야생생물보호협회 엽사 2명 등이 출동했다. 엽사 2명은 오전 9시45분경 수락산서 멧돼지 2마리를 발견해 사살하고 오전 10시35분경 2마리를 더 사살했다. 남은 2마리는 산속으로 도망가 포획에 실패했다.   

 

대구의 고속도로서 야생멧돼지 사체가 발견돼 행정당국이 ASF 감염 여부를 조사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대구 달성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10분경 대구시 달성군 논공읍 광주대구고속도로 논공휴게소 인근서 야생멧돼지 사체가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멧돼지들이 가을철인 9∼10월에 먹이를 찾기 위해 주거지역에 자주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대구 시교육청은 산이 인접한 학교 등에 멧돼지가 잇따라 출몰함에 따라, 학생과 교직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대처요령을 담은 매뉴얼을 만들어 전 학교에 배포하기도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매뉴얼을 통해 ‘시력이 좋지 않고 겁을 먹으면 공격하는 멧돼지의 특성을 감안, 학생 등이 멧돼지와 마주칠 경우 즉시 나무나 건물 등 은폐물에 몸을 숨기고 119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멧돼지와 직접 마주치면 눈을 똑바로 응시하고 침착하게 대피할 것, 학교에 멧돼지가 나타난 경우 출입문을 신속히 닫고 교내 방송으로 관련 사항을 신속히 전파할 것을 당부했다. 

 

피하는 요령은? 

 

오연수 강원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야생멧돼지 이동을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DMZ 지역 예찰에 집중하면서 양돈 농가와의 접촉을 최대한 막는 차단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 속 기사> 멧돼지 내려오는데… 총기포획 딜레마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먹이가 부족한 접경지 멧돼지들이 대거 남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철원과 화천 민통선 이남 지역서의 멧돼지 총기 포획이 또다시 미뤄지면서 ASF 확산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20일 강원도와의 회의서 총기 포획 시 도망가는 멧돼지 등에 의한 ASF 감염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또다시 총기 포획안을 반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접경지역 주민과 일부 전문가 사이에선 겨울철에는 먹이가 부족해 접경지의 멧돼지가 대거 남하하기 때문에 민통선 이남지역서도 총기 포획을 허용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근용 철원군양돈협회장은 “환경부가 환경보호를 내세우면서 줄곧 주민들의 절박한 요청을 무시하고 있어 마음이 타들어간다”고 환경부의 결정에 답답해했다.  

 

실제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철원서 잡힌 멧돼지는 600마리로 최근 2년간 포획된 멧돼지의 60%가 집중됐다. 이에 따라 민통선 이남서도 총기 포획이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환경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강원도는 회의 시작 직전까지 민통선 이남에서의 총기포획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또다시 무산되자 허탈해하고 있다. 

 

박선일 강원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멧돼지서 발견되는 ASF 검출 상황으로 볼 때 이미 상당히 많은 수의 멧돼지가 폐사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멧돼지는 번식력이 매우 강하고 11월 이후에는 번식기에 들어가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포획 방침으로는 아무런 성과도 이끌어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멧돼지 대응이 늦었다는 점을 인식하고 전체 멧돼지의 75%가량을 감소시킨 해외 사례를 잘 살펴 전국서 총기 포획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설명 자료를 통해 “감염 우려가 여전히 있어 총기 포획을 당장 허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향후 차단지역 멧돼지 제로화, 차단시설 설치 등 여건을 검토해 단계적으로 총기포획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 

 

출처 : 일요시사(http://www.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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