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시장’ 새벽 배송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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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시장’ 새벽 배송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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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잠든 새벽 누군가 다녀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주부들이나 1인 가구에 ‘새벽 배송’은 그야말로 혁신적인 서비스다. 따로 시간을 내서 장 보러 가지 않아도 되고 자고 일어나면 택배 상품을 문 앞에서 만날 수 있는 만큼 편의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새벽 배송의 부작용이 심심치 않게 드러나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직장인의 생활 소비 패턴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간편함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게, 신선식품의 편리한 구매에 대한 소비자 요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신선식품 

 

주 52시간 도입으로 간편한 집밥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유통업계가 새벽 배송에 들어가면서 속도전에 뛰어들었다. 늦은 밤 스마트폰 등 모바일로 간편하게 주문해도 다음날 문 앞에서 신선한 식품을 받는 새벽 배송 서비스는 점점 확대되는 모양새다.  

 

신선식품 새벽 배송은 2015년 한 업체가 틈새 수요를 공략해 ‘신선식품 샛별배송’이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문을 열었다. 이후 새벽시장은 급성장했고, 2015년 100억원대에 불과했던 새벽 배송 시장은 지난 3년 새 40배 이상 커져 지난 2018년에는 4000억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2019년에는 1조 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새벽 배송의 가장 큰 장점은 매번 마트에 들러 장을 보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에 있다. 유통시장의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기존 유통 구조만으로 어려움이 있었던 만큼 소비자들은 새벽 배송에 중독(?)되고 있는 것이다. 

 

‘마켓컬리’ 외에도 쿠팡이 직접 품질관리를 하는 ‘로켓프레시’, 신세계서 만든 새벽 배송 ‘SSG닷컴’ ‘헬로네이처’ ‘오아시스마켓’ 등이 새벽 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자사 식품 전문 온라인몰 ‘e슈퍼마켓’서 ‘새벽식탁’ 서비스를 시작했고, GS리테일이 온라인몰을 통해 ‘GS프레시’를 시작했다. GS프레시 상품의 당일 배송을 시작한 GS홈쇼핑은 동원의 ‘더반찬’과 협업해 새벽 시간대 배달을 예약할 수 있는 자정 예약 배송을 시작하기도 했다.  

 

저녁 주문하면 아침 문 앞에 

과대 포장에 소음 부작용도 

 

지난해 8월 홈쇼핑업계에선 현대홈쇼핑이 처음 뛰어든 데 이어 CJ오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등은 공략을 목표로 시뮬레이션 및 도입 지역을 점차 확대하는 추세다. 

 

단순 유통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PB(자체 제작 제품)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것도 인기다. 싱가포르 카야잼, 베트남 스리랏차소스, 프랑스 버터 등 이색적인 외국 식재료가 주기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 

 

과일과 채소는 일반 마트보다 맛이 좋고 신선한 점이 구매자의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 불량 상품 배송이나 배송 지연 등 불만 사항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사후 서비스를 제공하고, 매달 구매 금액에 따라 등급을 부여해 쿠폰과 적립금도 지급했다. 또 수시로 쿠폰을 발급하는 이벤트로도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물론 새벽 배송에 따른 부작용도 존재한다. 시장이 커져갈수록, 지나친 포장재로 인해 환경파괴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신선품 위주의 배송으로 인해 과도한 일회용품 포장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 박스 3개에 완충재, 냉장재 등 총 5개가 포장된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유통업체 홈페이지 이용 후기에도 포장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 ‘상품은 잘 받았지만, 스티로폼 포장과 얼음팩이 과한 것 같다’ ‘이렇게까지 포장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등의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한 소비자는 “과대 포장이 불편해 포장재를 회수해 재사용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무시당했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 다른 피해자들도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문 앞에 상품이 놓여있을 것이란 기대와 달리, 새벽 3시 아파트 공동현관문을 열어 달라는 연락을 받고 잠에서 깼다. 아파트 현관문이 카드키만 사용 가능해 출입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비밀번호를 적어놨음에도 불구하고 상품을 공동현관 앞에 두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수면 방해 

 

또 다른 불만은 소음공해다. 일반적으로 자정부터 오전 7시까지 운영되는 새벽 배송은 인근 주민들이 취침하는 시간에 차량 시동 소리, 택배 운반 소음, 수레 끄는 소리, 계단 뛰는 소리 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도심에 위치한 물류센터와 거리가 가깝거나 방음이 미약한 빌라의 경우 소음의 강도는 더 커져 수면을 방해한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비용 부담이 큰 새벽 배송 진출만으로 기업 가치가 재조명받기는 힘들다. 새벽 배송 외에 차별화된 객수 회복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유통업계는 지금… 

당일 착유·생산 우유도 유통 

 

채소·과일뿐만 아니라 변질하기 쉬운 수산물도 온라인서 주문해 먹는 것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이 같은 신선식품 배송 시대는 냉장유통을 활용한 배송 시스템 덕에 가능해졌다. 최근 유통업체들이 신선식품 배송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신선한 상품을 제공하기 위한 경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착유 하루도 지나지 않은 우유를 새벽 배송하는가 하면, 전문가들이 직접 산지 구입부터 유통까지 참여한 신뢰도 높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최근 산지서 직접 상품을 수급하는 것은 물론, 당일  경매상품을 바로 손질해 배송하는 등 신선식품 제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SG닷컴은 당일 착유해 당일 생산한 ‘바른 유기농우유’를 지난달 7일 새벽 배송분부터 판매하고 있다. 지난 9월29일부터 10월5일까지 시범 운영한 결과, 오리지널 상품은 목표 매출액의 116%를 초과 달성했다.  

 

본 판매를 시작한 이후 오리지널 상품은 당초 목표의 174%, 저지방·무지방 상품은 130%를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당일 착유·생산 우유는, 새벽 배송 인기 상품 상위권에 늘 우유가 등장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충남 보령 개화목장서 오전 3시에 착유한 우유는 가공 공정을 거쳐 온라인 물류센터 ‘네오 002’로 입고된다. 

 

이는 다음날 새벽 배송(오전 3∼6시 사이 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다. 갓 짠 우유를, 빠르면 24시간 안에 받아보는 셈인데 48시간이 지나면 전량 폐기된다.  

 

기존 우유는 입고 후 4일까지 판매하고 있어 이 같은 ‘극신선’ 상품과는 차이가 있다. 당일 착유·생산의 우유 가격은 일반 유기농 우유와 비슷한 수준이다. <구> 

 

출처 : 일요시사(http://www.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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