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성 낙하산’ 낙선자들의 귀환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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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성 낙하산’ 낙선자들의 귀환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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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낙선자들이 속속 요직으로 향하고 있다. 공공기관장은 물론 청와대와 국회의 주요 보직에 이름을 올렸다. 속칭 낙하산 인사다. 이를 두고 야권에선 ‘낙선자 챙기기’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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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1대 총선서 낙마한 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발탁된 최재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총선서 떨어졌는데…당당한 금의환향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2차관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경기 이천 출생인 그는 지난 21대 총선서 자신의 고향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이하 통합당) 송석준 의원에게 패했다. 이사장의 임기는 3년이며, 경영실적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하다. 


너도나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직은 지난 8개월간 공석이었다. 김성주 전 이사장이 지난 1월, 21대 총선 출마를 위해 사임한 이후 후임이 결정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으로 전북 전주병 지역에 출마한 김 전 이사장은 민생당 정동영 당시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앞서 21대 총선 낙선자들이 대거 청와대에 입성해 ‘보은인사’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민주당 험지로 분류되는 서울 송파을에 출마했으나, 통합당 배현진 의원에게 패했다.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은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에 출마했다가 낙마한 바 있다. 박경미 교육비서관은 마찬가지로 험지인 서울 서초을서 고배를 마셨다. 김비오 정무수석실 선임행정관은 부산 중영도서 낙선했다. 지난 20·21대 총선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민주당 배재정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청와대 정무비서관으로 임명됐다.

국회의원 출신인 최재성 수석과 박경미·배재정 비서관은 소위 ‘급’을 낮춰 청와대에 입성한 사례로 꼽힌다. 4선 국회의원인 최 수석은 장관급 자리로 이동하는 일이 통상적이지만, 차관급인 청와대 수석으로 갔다.

비례대표 출신인 박경미·배재정 비서관 역시 수석 아래인 비서관으로 옮겼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에 접어든 만큼, 야당과의 관계를 고려해 중량급 인사를 고른 것으로 보인다.

낙선자들이 국회 요직으로 이동한 사례도 눈에 띈다. 부산진갑서 낙선한 김영춘 전 의원은 국회 사무총장으로, 충남 아산갑서 낙선한 복기왕 전 의원은 국회의장 비서실장으로 각각 임명됐다.

총선 불출마자들의 공공기관행도 가시권이다. 사생활 논란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이훈 전 의원은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은 3년 가까이 공석 상태다. 

청와대·국회·공기업 줄줄이 입성
정권 후반기 ‘우리편 챙기기’ 심화


이 전 의원은 제20대 국회 후반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한국광물자원공사를 소관기관으로 두고 있다. 이 때문에 관가 일각에선 국회의원 출신 중 광물자원 쪽 사정에 밝은 이 전 의원이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임해종 전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은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으로 유력하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민주당 충북 증평·진천·음성 지역위원장을 지낸 임 전 국장은 이 지역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임호선 전 경찰청 차장이 전략공천 되면서 출마의 뜻을 접었다. 
 

dfd9257aff526328099053f196a7019e_1599453810_863745.jpg▲ (사진 왼쪽부터)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된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2차관, 한국광물공사 사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이훈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임명된 전현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사무총장으로 임명된 김영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주당 전현희 전 의원은 서울 강남을에 3선에 도전했으나, 통합당 박진 의원에게 패배했다. 그로부터 2개월여 후 그는 장관급인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전격 임명됐다. 

민주당 경기 용인갑 경선서 컷오프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킨텍스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지난달 24일 킨텍스는 주주총회를 열어 이 전 부지사를 포함한 3명의 후보 중 이 전 부지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출했다. 정치권에선 한때 ‘킨텍스 새 대표는 이 전 부지사로 내정됐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경기도, 고양시, 코트라가 각각 킨텍스의 지분 33.3% 씩을 갖고 있다.

범여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역시 총선 낙선자 중 요직으로 등용된 인사에 해당한다. 4선 국회의원 출신인 그는 지난 총선서도 민생당 소속으로 전남 목포에 출마했으나, 당선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로부터 3개월여 후 문 대통령은 그를 국가정보원장으로 지명했다.

지자체로 자리를 옮긴 낙선자도 있다. 부산 서·동서 낙선한 이재강 전 후보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름을 받아 지난 5월 제2대 경기도 평화부지사로 임명됐다. 최택용 전 부산 기장 지역위원장은 낙선 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부름을 받아 서울시 정무수석으로 이동했지만, 박 전 시장의 사망 이후 사퇴했다.

대거 등용

낙선자들의 일자리 찾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문재인정부 후반기에 금융권, 공기업 수장들의 임기가 대거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현재 공석이거나 올해 수장의 임기가 끝나는 공공기관만 50여곳에 이른다고 한다. 산업은행, 국방연구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국인터넷진흥원 등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낙선자들이 이들 자리에 대거 등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요시사 최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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