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 국회 예산낭비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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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 국회 예산낭비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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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고무줄 예산집행’의 만성적 병폐로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문제점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산적한 민생현안을 제쳐두고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싸움판으로 잘도 끌고 가면서, 자기들 잇속 차리기에는 ‘손발 척척’ 맞춰 기막힌 찰떡궁합을 선보이고 있는 국회. 최근엔 직원 연수 및 직원 가족 휴양 등을 위한 500억원 규모의 의정연수원을 추가로 짓는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혈세낭비 실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500억 들여 연수원 짓는 국회
나라 빚 많은데…실효성에 의문

국회 내의 ‘사랑재’ 건물의 최초 설계변경으로 인해 15억원 가량의 사업비 규모가 두 차례의 증액을 거쳐 최종적으로 36억여원으로 크게 불었다. 또 제2의원회관 신축 및 현 의원회관 리모델링 공사비용으로 2200억원을 책정하며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을 펑펑 써 예산낭비가 심하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하지만 ‘흡혈국회’의 모습은 이게 끝이 아니다. 국회사무처는 지난 20일 직원 연수 및 직원가족 휴양 등을 위한 500억원 규모의 의정연수원을 강원도 고성군에 건립할 예정인 것으로 사실상 확정했다.

또 짓는다고?

기존 연수원은 강화도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현재 연수원의 이용 실적이 미미하고 그나마도 휴양시설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이번 연수원 추가 건립에 대해 혈세 낭비라는 지적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연수원 추가 건립 논의는 지난 2008년부터 진행됐다. 지난 17대 국회 말인 2008년 5월 김태랑 당시 국회 사무총장이 고성군과 연수원 건립 관련 MOU를 체결하면서 추진됐다.

하지만 연수원 부지 선정을 앞두고 강원도 고성군과 경합을 벌였던 충북 제천시의 송광호 한나라당 의원이 당시 안상수 원내대표와 18대 국회 개원으로 취임한 당시 김형오 국회의장을 설득해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에 재정 부담과 타당성 부족 등을 이유로 들며 계획이 틀어졌다.

그후 다시 충북 제천시를 비롯해 괴산군, 경남 산청군이 연수원 유치를 위한 신청서를 국회에 제출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 간의 유치 경쟁이 시작됐다.

이에 발끈한 고성군은 2006년 4월 국회에 기증한 금강송을 모두 뽑아가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앞서 국회사무처는 국회 정원수가 일본산 향나무여서 제59주년 국회기념식에 맞춰 우리나라 고유수종인 금강송을 기증해 달라는 제의를 했고, 이를 받아들인 고성군은 도원리에 서식하던 금강송 80여그루를 보냈던 것.

이처럼 사무처와 고성군이 대립각을 이어오다 지난 20일 박희태 국회의장이 최문순 강원도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고성 의정연수원 건립 의사를 밝히고, 국회사무처에 의정연수원 설계 예산 8억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과 국회사무처 공무원 등의 연수시설로 추진되는 의정연수원에는 총 사업비 500억원을 들여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 일대 38만여㎡(12만여평) 부지에 연건평 7100평 규모의 연수시설이 들어선다.

강의실 등 교육시설 750평, 객실 125실(25평형 120실, 40평형 5실), 식당·수영장·체력 단련실 등 부대시설 950평 등이다. 내년에 8억원을 들여 예비 타당성 조사와 기본설계를 하고 2013년 실시설계를 거쳐 2016년 6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동해 조망이 가능하고 동해안권 휴양 레저시설과 연계해 이용이 편리하다”며 “직원가족들까지 연수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새로운 충전과 휴식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전했다.

‘혈세낭비’ 비판

하지만 의원회관 신축과 리모델링 사업이 진행 중이라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고 있고, 서민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국회가 가족 휴양까지 겸하는 시설을 추가로 짓는 것이 과연 적절하냐는 지적이 제기되며 비판여론이 가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한 누리꾼은 “금 술잔에 담긴 향기로운 술은 일천 백성의 피요. 옥 접시에 놓인 기름진 안주는 일만 백성의 기름이라. 촛농 떨어질 때 백성들의 눈물 떨어지고 노래 소리 높은 곳에 원망 소리 높구나”라고 쓴소리를 했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돈 없다더니…이럴거면 무상급식해라. 이런데다 돈 쓸요량이면...”이라고 성토했다.

이재근 참여연대 시민감시팀장도 “여의도에서 그렇게 먼 강원도에다 연수원을 왜 짓는지, 정말 필요한 시설인지를 검토해야 한다”며 “국회는 견제가 안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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