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권의 ‘순장조’ 라스트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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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권의 ‘순장조’ 라스트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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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임덕 신호가 곳곳에서 잡힌다. 최초의 ‘레임덕 없는 정권’을 자신했던 임기 초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 <일요시사>는 ‘레임덕 저지’라는 특명을 안은 문재인정권 ‘순장조’를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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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고성준 기자


레임덕은 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을 뜻한다. 매 정권마다 집권 4~5년 차에 이 같은 레임덕 현상을 겪는다. 레임덕 현상 전에는 전조증상이 나타난다. 지지율 하락, 공직사회의 분열 및 기강해이 등이다. 집권 4년 차 끝자락에 있는 문재인정권은 레임덕 전조증상을 겪고 있다.

4년 차 끝자락
지지율 하락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지난 17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12월 3주 차(주중 기준) 국정수행 지지율은 38.2%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대비 1.5%포인트 오른 수치다. 지지율 하락 3주 만에 반등했으나 낙관적이라고만 할 순 없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 역시 0.9%포인트 올라 59.1%를 기록했다. 

코로나19의 재확산, 여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법 개정안 강행 처리,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등의 여파다. 공수처 개정안을 강행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0.9%포인트 하락해 지지율 30%선이 무너졌다(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관가에서는 공직자들의 ‘기강 해이’가 눈에 띄었다. 외교부 관련 성비위 사건이 대표적이다. 지난 8월 외교관이 주뉴질랜드 대사관 근무 당시 뉴질랜드 국적 직원을 성추행한 의혹이 터졌다. 

지난 10월에도 주나이지리아 대사관에서 한국인 직원이 현지인을 성추행한 사건이 보도됐다. 외교부는 가해자에게 아무런 징계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비슷한 시기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국총영사관에 파견된 국가정보원 직원이 성추행으로 고소당한 뒤 국내로 소환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외교부 관련 성비위 사건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야권의 공세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제 리더십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국민과 대통령이 평가한다면 합당한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조직의 반발 역시 레임덕의 신호다. 지난달 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직무정지 명령을 내렸을 당시 일선 검사들은 물론 검찰 고위층인 검사장급 이상 검사들까지 집단반발, 7년 만에 ‘평검사 회의’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이른바 제1차 검란이 발생한 바 있다.

이어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윤 총장의 ‘정직 2개월’ 징계를 의결하자 2차 검란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기반 흔들, 기강 해이…심상찮다
문과 ‘운명’ 함께할 참모 누구


전직 검찰총장 9명(김각영·송광수·김종빈·정상명·임채진·김준규·김진태·김수남·문무일)이 집단 성명서를 내 우려를 표명했으며, 일선 지검 중 최대 규모인 서울중앙지검의 35기 부부장검사들까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는 성명을 냈다.

정치권에서도 레임덕의 신호가 감지된다. 여당 소속 의원들이 돌출 언행으로 구설에 올랐다. 민주당 윤미향 의원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매일 증가하는 가운데 지인들과 와인 모임을 한 사진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게재해 논란을 일으켰다. 

앞서 윤 의원은 횡령, 배임, 준사기 등 8개 혐의로 기소돼 민주당으로부터 ‘당원권 정지’라는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당원권 정지는 당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 등을 박탈하는 것으로 중징계에 해당한다.

민주당 의원들과 정의당 간의 설전 역시 구설에 올랐다. 시작은 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정의당 대변인에게 항의성 전화를 했다는 ‘갑질’ 논란이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김 의원이 우리당 조혜민 대변인에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낙태죄 공청회 관련 브리핑 내용에 대해 항의 전화를 했다”며 “김 의원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낙태죄 폐지는 물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 제정 등 정의당이 추진하는 건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 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사태는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정의당의 이 같은 브리핑에 대해 김 의원은 ‘왜곡’이라고 맞섰다. 김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의당 대변인이 어제에 이어 오늘도 왜곡 논평을 발표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역시 논란에 휩싸였다. 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농성 중인 정의당을 향해 “정말 농성이 진심인가”라고 물은 게 화근이었다.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 표결에 정의당이 참여하지 않은 일을 문제 삼은 것이다. 정의당 측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조직 기강
휘청휘청


논란이 커지자 양이 의원은 “소모적인 필리버스터 국회 상황을 정리하는 데 정의당도 함께해달라는 기대로 쓴 글”이라며 “서투른 글이 오해를 일으켰다면 유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유감 표명 이후 양이 의원은 정의당 지도부를 저격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감정을 드러냈다.

민주당 의원들이 연이어 구설에 오르자 지도부가 직접 나섰다. 부적절한 와인 모임으로 구설에 오른 윤 의원에 대해서는 지도부 차원의 ‘엄중경고’, 정의당과 갈등을 벌이고 있는 김남국·양이원영 의원에 대해서는 김태년 원내대표 차원에서 ‘주의’를 줬다.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먼저 윤 의원 사태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간담회에서는 윤 의원 외에도 민주당 의원들의 ‘기강 해이’가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지도부에서도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민주당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어느덧 국민의힘에 지지율 1위 자리를 내줬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가 예정된 가운데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이는 문 정권 역시 마찬가지다. 

만약 서울·부산시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내주게 되면 ‘정권 심판론’이 서울·부산으로부터 시작돼 걷잡을 수 없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 레임덕 신호가 본격적인 징후로 확산될 수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내년에 임기 5년 차로 접어든다. 최초의 ‘레임덕 없는 정권’이라는 평가와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기강을 다시 잡을 분위기 쇄신이 절실하다. 정권이 끝날 때까지 함께할 인물로 당정청을 채울 필요가 있다. 이른바 순장조(임기 마지막까지 대통령과 운명을 함께 할 참모)다.

전해철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 장관 후보자는 해이해진 관가의 기강을 잡을 적임자다. 친문(친 문재인) 핵심인 양정철·이호철 전 비서관과 함께 ‘3철’로 불리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전 후보자는 참여정부에서 문 대통령과 인연을 시작했다. 민정비서관으로 근무할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을 상관으로 모셨다. 문 대통령이 비서실장으로 승격된 후에는 민정수석 자리를 이어받았다. 

전 후보자는 19대 총선부터 내리 3선에 성공, 어느덧 중진으로 거듭났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최측근이자 중진 의원인 전 후보자를 행안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이는 정치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울·부산
내주면 끝?


정치인 출신 장관은 관료, 교수 출신에 비해 소위 조직 그립감(장악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랜 기간 정치권에 몸담으며 키워 온 정무감각과 추진력으로 공무원 조직을 빠르게 장악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검찰개혁의 적임자로서 임명한 이유도 정치인 출신 특유의 정무감각과 강한 추진력을 기대해서다.

행안부는 선거를 관리하는 주무부처다. 전 후보자는 내정 이후 첫 출근 일성으로 ‘정부혁신’을 언급했다. 내년 4월 재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지방선거를 앞두고 해이해질 수 있는 공직사회 기강을 잡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전 후보자를 행안부 장관으로 지명했다며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또 행안부는 경찰을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다. 민주당은 앞서 경찰법 전부개정법률안, 공수처법 개정안,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등 권력기관 개혁 3법을 통과시켰다. 공수처 출범의 기틀을 마련한 민주당의 다음 스텝은 권력기관의 한 축인 경찰개혁이 될 전망이다. 추 장관이 검찰개혁을 진두지휘했다면, 전 후보자는 경찰개혁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전 후보자에 대해 “권력기관 개혁, 과거사 진상규명, 사법개혁 등에서 노력해온 변호사 출신 3선 국회의원”이라며 “돌파력과 리더십, 당정청 국정 운영을 바탕으로 재난 관리체계 강화, 실질적 자치분권실현 정부혁신 등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특히 지역균형뉴딜을 통해 중앙-지방 간 균형발전을 잘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3철의 또 다른 축인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차기 대통령비서실장 하마평에 이름을 올렸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다음달 8일이면 임기 2년을 채운다. 통상적으로 2년의 임기를 채운 청와대 참모들은 스스로 물러나거나 교체된다. 

문 대통령이 관리형과 돌파형 중 어떤 유형의 비서실장을 원하는지에 따라 양 전 원장이 노 실장의 후임으로 임명될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해석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현재 민주당 내부에서는 관리형 비서실장으로는 우윤근 전 주러시아 대사, 돌파형 비서실장으로는 양 전 원장과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꼽힌다. 

‘3철’ BH·내각 진출?
차기 당 대표 중책은?


양 전 원장은 최근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를 비롯해 당 핵심 인사들과의 회동을 가졌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양 전 원장의 행보가 문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맡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양 전 원장은 혼란한 당정청을 수습할 힘을 지녔다. 현 정권을 세운 1등 공신이다. 문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19대 대선 당시 그는 ‘광흥창팀’에서 일하며 당선에 일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주였던 문 대통령을 정치권에 입문하도록 설득한 사람도 양 전 원장으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의 복심이지만, 양 전 원장이 노 실장의 뒤를 이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지난 총선 이후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있는 양 전 원장은 최 수석을 차기 비서실장으로 추천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 역시 레임덕 저지라는 특명을 받고 취임한다. 당 내부에서는 벌써 차기 당 대표에 대한 하마평이 들려온다. 이낙연 대표의 대권 도전을 위해 중도 퇴임하는 일이 기정사실화됐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대권-당권 분리 규정에 의해 이 대표는 내년 3월 당 대표직을 내려놓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송영길·우원식·홍영표 의원이 차기 당 대표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인천맹주’ 송 의원은 호남 출신의 인천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이다. 지난 대선 기간 문재인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을 지냈으며, 문 대통령의 당선 후에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박병석 국회의원, 문희상 전 국회의원과 함께 4대 열강 특사로 활동했다. 송 의원은 현 정권 들어 꾸준히 몸집을 불리며 체급을 키워가고 있다.

우원식·홍영표 의원은 지난 8·29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도전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두 의원 모두 당내 확실한 지지 세력을 구축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민주당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는 우 의원을, 부엉이 모임의 멤버가 만든 ‘민주주의4.0’은 홍 의원을 각각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리형?
돌파형?


이 대표와 마찬가지로 대권 도전이 예상되는 정세균 국무총리는 내년 초 교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현재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 총리의 후임으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유은혜 교육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만약 정 총리가 교체된다면 후임은 남은 1년여 기간 동안 내각을 안정시키는 중책을 수행할 전망이다

출처 : 일요시사 최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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