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님의 취향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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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NET세상> 판사님의 취향 설왕설래

일요SISA 0 1170 0 0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 주는 판사님의 취향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재판받는 청소년 외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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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xabay 


청소년 외모를 성적 대상화하는 듯한 현직 판사의 칼럼이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칼럼의 제목은 ‘페티시’. 수원지법에서 소년 재판을 담당하는 A판사는 지난 14일 <법률신문>에 칼럼을 게재했다. 칼럼은 ‘나의 여자 보는 눈은 고전적입니다’란 문구로 시작한다.

“설렌다”

먼저 본인의 이상형을 언급했다. A판사는 “나의 여자 보는 눈은 고전적이다. 칠흑 같이 긴 생머리, 폐병이라도 걸린 듯 하얀 얼굴과 붉고 작은 입술, 불면 날아갈 듯 가녀린 몸. 물론 지금은 그와는 거리가 먼 여자와 살고 있지만, 나이가 들어도 이상형은 잘 변하지 않는다. 여전히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고 썼다.

이어 피고인들의 복장을 지적했다. 그는 “소년 재판을 하다 보면 법정 안은 물론 밖에서도 어린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며 “생김생김은 다 이쁘고 좋은데, 스타일이 거슬린다. 줄여 입은 교복은 볼품없다. 짙은 화장과 염색한 머리는 그 나이의 생동감을 지워버린다”고 적었다.

칼럼 말미에 제목과 같이 페티시를 직접 언급한 부분도 나온다.

A판사는 “긴 생머리에 하얀 얼굴은 내 페티시일 뿐이라는 것을 비로소 알았다”며 “재판은 옳고 그른 것을 가릴 뿐 좋은 것을 강요하는 곳이 아니다. 소년 재판도 가사 재판도 모두 마찬가지다. 세상에는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지만 그것은 오직 나에게만 좋고 나쁠 뿐이다. 강요된 좋음은 강요하는 자의 숨겨진 페티시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A판사가 속한 수원지법 측은 굉장히 당혹스러워 하는 눈치다. A판사를 대신해 법원 관계자는 “다른 의도는 없었다. 내 기준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글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소년 재판 판사 ‘페티시’ 칼럼 논란
이상형 언급하면서 피고인 용모 평가


즉각 여성 변호사 단체가 비판 성명을 냈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지난 15일 “소년 재판을 담당하는 현직 판사가 부적절한 내용의 기명 칼럼을 썼다는 데 유감을 표명한다”며 “판사로서 더욱 신중을 기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여변은 “문제는 칼럼에서 판사 자신의 이상형을 거론한 뒤, 소년 재판을 받는 위기 청소년들의 외모를 언급하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말 예뻐 보일 것 같다’는 등의 언급을 했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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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지법 판사의 칼럼 ⓒ법률신문 


그러면서 “판사 본인의 뜻은 위기 청소년들을 성적 대상화할 의도가 아니었다고 하지만, ‘페티시’라는 제목으로 재판을 받는 청소년들의 외모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한 것은 위기 청소년을 대상으로 재판을 하는 판사로서 부적절한 언행”이라고 꼬집었다.

또 “판사가 법대에서 재판받는 청소년의 용모와 스타일을 보고 그에 대해 때때로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는 것 그 자체도 문제”라며 “자신이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을 드러내는 글로 칼럼을 시작하며 판사가 성적 대상화를 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그 대상이 미성년자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사표 내고 수필 쓰셔야 할 듯’ ‘정말 볼품없는 자기 깨달음이네. 평소 저런 눈으로 어린 청소년을 봤을 걸 생각하니 소름끼친다’ ‘무례하군요. 집에 있는 부인께, 그동안 만난 소녀들에게,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까지 무례했음을 사과하세요. 그런 글은 일기장에나 쓰시죠’

‘이런 정도의 생각을 하고 있으면서 뭔가 크게 깨달았다고 생각하는 수준이 정말 한심하다. 겨우 이런 정도의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공부 잘했다고 판사가 되어 누군가를 판결 한다는 게 이 나라의 사법 수준을 말해준다’ ‘기준, 고정관념 같은 말 두고 페티시라는 단어를 굳이 써야 했을까 싶다’

“생머리에 하얀 얼굴은…”
“부적절 언행” 여변 비판


‘꽤나 척하며 쓰고 싶었나 보네. 와닿지도 않고 자신이 판사라는 사실이 더 중요했음을 간과했네’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는 알겠으나 재판 받으러 온 소녀들이 본인의 눈에 예뻐 보이려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니 그게 소름이다’

‘판사의 뜻은 순수 그대로 모습들이 예쁘니 일탈하지 말란 뜻 같은데 내용이 너무 저급하다’ ‘페티시를 그런 뜻으로 쓴다고?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 ‘판사라는 직책에 걸맞은 품위와 인격 등에 한참 떨어진다. 소재가 그리도 없었나? 뒷집 아저씨도 아니고…’

‘위법은 아닐지언정 판사라는 사람이 공감능력이 떨어져서야….당신 여자 보는 눈에 관심이 하나도 없어요. 판사는 판결만 공정하게 잘 해주시면 됩니다. 제발 법대로요’ ‘별 내용도 없고만….하지만 쓸데없는 말을 쓴 건 분명하다’ ‘맞는 말 아닌가요? 판사는 옳고 그름을 가릴 뿐?’ ‘기사 내용을 보면 판사가 미쳤구나 싶은데, 판사가 직접 쓴 원문을 읽어보니까 무슨 의미로 쓴 건지는 알겠네. 그냥 판사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하여 서론 부분을 잘못 작성한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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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소녀괴담> 스틸컷


‘뭐가 문제요? 판사는 자기 취향도 없습니까?’ ‘확고한 취향 존중합니다’ ‘글의 뜻을 보지 않고 사람을 변태로 만드네요. 말꼬리 잡기는 나빠요. 근데 판사님 글 쓰실 때 좀 더 신중하게 단어를 선택해야겠네요’ ‘원문을 지나치게 꼬아본 것으로 느껴집니다. 그냥 자신을 반성하는 글로 보이는데요’ 

갑론을박

‘내용을 보니 외적 편견과 강요는 자신의 고정관념 탓이다. 모두가 개성을 가질 권리가 있고 그걸 욕할 자격은 그 누구에게도 없다는 말인데 이게 왜?’ ‘우리나라 여성단체들의 오버가 정말 지나치다. 자기 기준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글인데, 갖다 붙이면 다 말인지…/ 저게 무슨 성희롱이고 성적대상화라고 하는지….’

출처 : 일요시사 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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