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3지대’ 주도권 수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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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3지대’ 주도권 수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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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선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단일화를 거듭한 끝에 범여권과 범야권의 대결로 이어졌다. 내년 대선에서도 양강 구도는 지속될 수 있을까. 일각에선 다자 구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제3지대가 형성될 분위기가 감지돼서다. 파랑색과 빨강색 말고도 새로운 색이 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선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재정비에 여념이 없다. 완승한 국민의힘은 굳히기 전략을 모색 중이다. 두 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조만간 당 지도부를 선출할 전망이다. 이들 모두 새로운 진용을 갖춘다면 대선 정국은 꽃을 피울 전망이다.

신호탄

거대 양당 바깥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이 관측된다. 이른바 제3지대다. 포문은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열었다.

금 전 의원은 지난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단일화 경쟁을 치렀다. 이후 당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최종 선정되자 그를 지지했다. 하지만 금 전 의원은 최근 “국민의힘에 들어갈 생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금 전 의원은 지난 12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과는 기본적으로 생각이 다른 측면이 있다”고 일축했다. 야권 대통합에도 부정적이었다. 반문(문재인 대통령 반대)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면서 금 전 의원은 “궁극적으로 정당을 만드는 것이 저의 정치적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제3지대 구축의 신호탄을 쏜 셈이다.

그렇다면 금 전 의원은 누구와 발걸음을 맞추게 될까. 당장 꼽히는 인물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에게 재보선 승리를 안겨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재보선 이후 임기를 마친 그는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군불 스멀스멀…불 피우기 시작
금태섭 쏘고, 김종인이 받았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13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당권 다툼을 벌이는 상황을 ‘아사리판(무질서하고 엉망인 상태)’이라고 표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 전 의원은 이튿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과 곧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대체하는 당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신당의 정체성을 넌지시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을 정면 비판하며 탈당한 금 전 의원과, 국민의힘을 저격한 김 전 위원장이 함께 호흡을 맞출 것으로 관측되면서 제3지대에 대한 기대가 한껏 높아졌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내년 대선을 거대 양당 구도가 아닌 다자 구도로 점치는 시각이 존재한 바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재보선 결과는 정부와 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배신감”이라며 “국민의힘 외에 선택지가 없었다. 국민의힘이 표면적으로는 승리한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이는 차기 대선에서 거대 양당 외에 또 다른 대안이 있다면 선택을 받을 만하다는 주장으로도 풀이된다.

한편, 제3지대 형성 가능성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언급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 전 의원은 지난 12일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에게 사실상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구체적으로 계획된 것은 없다면서도 “윤 전 총장이 들어올 수 있는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위원장 역시 지난 13일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금 전 의원의 신당에 가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이 정계 입문을 앞두고 선택지를 고심하고 있는 점도 제3지대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3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어떻게 할지 정리가 돼야 (정치권 인사를)만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이 정계 진출에 대한 의중을 직접 나타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물결 따라 드러나는 움직임
지분 다툼 우려…안 변수?

제3지대를 대표하는 정치인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도 눈길이 간다. 안 대표는 지난 2017년 대선에서 ‘녹색 돌풍’을 일으킨 주역이다. 당시 그는 2017 대선 정국에서 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지지율을 뛰어넘기도 했다. 

최근 안 대표는 국민의힘과의 통합 여부를 두고 주목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만장일치로 안 대표와의 통합에 찬성했다. 반면 비대위 내부에서는 주호영 국민의힘 권한대행이 이견을 봉합하지 않은 채 국민의당과 합당을 추진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이 매끄럽게 흘러가지 못한 점은 안 대표가 제3지대로 돌아설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해석이다.

향후 안 대표는 국민의힘과 통합 이후 지분 다툼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국민의당은 안 대표에서 비롯된 단일화 시너지가 국민의힘 서울시장 선거 승리에 기여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제1야당으로 승리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안 대표가 입지 구축에 실패한다면, 국민의힘에 계속 남아있을 이유는 없다는 분석이다.

물밑작업

대선을 앞두고 제3지대가 구축되는 상황이 엿보이자 전직 의원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지는 분위기다. 특히 수싸움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야권 관계자는 “누구인지 직접 밝히기는 어렵지만 여러 전직 의원들이 계산에 나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부분은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 아닌 제3지대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제3지대가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낸다면 이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작을 어디서 하는 게 좋을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교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요시사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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