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안 후보론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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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안 후보론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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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동지가 내일의 적?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 야권에서 언급되고 있는 대안 주자다. 이들은 묘한 공통점을 갖는다. 모두 문재인정부에서 일했던, 그리고 일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 ⓒ뉴시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다음달 11일로 결정되면서 대선 경선이 예열되는 분위기다.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과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파격적 경선 운영’ ‘혁신적 경선’을 언급했다. 인재영입에 제한을 두지 않고 문을 활짝 열겠다는 것이다.


용광로


야권 안팎에서 언급되는 인물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이다. 


윤 전 총장에 대한 메시지는 그간 국민의힘 안팎에서 여러 차례 흘러나왔다.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 직을 내려놓으면서, 사실상 대선 출마와 다르지 않은 입장문을 발표했을 때부터 시작됐다. 특히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윤 전 총장이 야권 차기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윤 전 총장을 향한 국민의힘 러브콜은 현재진행형이다.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자들은 앞 다퉈 ‘내가 윤석열을 잘 안다’며 홍보하고 있다.


특히 당 대표에 출마한 주호영 전 의원은 지난 13일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채널을 통해 윤 전 총장과 교류하고 있다"며 "당 대표가 되면 (윤 전 총장을)즉시 데려오겠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는 연일 ‘윤석열 때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때 문재인정부 검찰총장으로 민주당에서는 공정과 정의의 아이콘으로 치켜세웠지만, 오늘날 현실은 사뭇 다르다.


친조국 인사이면서 강성 친문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최근 윤 전 총장의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 방문 보도에 대해 "대부분 언론이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에 동참하는 느낌이 든다"며 "언론의 아부가 너무 노골적이어서 정말 민망하다"고 비판했다.


김 전 부총리에 대한 야권의 관심도 뜨겁다. 아이러니하게도 김 전 부총리는 문재인정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아 야권과 각을 세운 적이 많다.


전현직 문재인정부 사람들 등장
뜬금없는 소환…대선 경선 흥행?


대표적인 예로 지난 2018년 김 전 부총리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심재철 전 의원은 비공개 예산 유출과 관련해 치열하게 맞붙은 바 있다. 김 전 부총리는 심 의원이 불법적으로 접속해 정보를 얻었다는 입장이었고, 심 전 의원은 정상적으로 접속해 얻은 정보일 뿐 보안이 허술했다고 충돌했다.


당시 김 전 부총리는 이례적으로 목소리를 높여가며 심 전 의원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사진 왼쪽부터)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뉴시스
▲ (사진 왼쪽부터)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뉴시스

야권에서 김 전 총리에 대한 영입설이 제기되자 민주당에선 즉각 진화에 나섰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지난 20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 “김 전 부총리와 교감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김 전 부총리가 국민의힘으로 가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의 국민의힘 입당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확실히 한 셈이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 전 의원과 이 전 최고위원은 모두 김 전 부총리의 영입에 긍정적인 의사를 표한 바 있다. 또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김 전 부총리를 주목해야 할 차기 대선주자로 언급하기도 했다.


최재형 감사원장도 소환됐다. 최 원장은 문재인정부의 주요 정책인 탈원전에 대해 직언을 망설이지 않는 점이 작용했다.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주 의원은 지난 19일 "당 밖의 유력 주자들에게 문을 활짝 열겠다"며 최 원장의 이름을 언급한 바 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최 원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 원장은 40년 법관 생활 동안 강직함을 대표하는 공직자인 데다 PK(부산·경남) 출신이라는 점이 정치적 강점으로 언급된다. 야권 원로 일각에서는 최 원장과 직접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다만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찍힌다. 최 원장 스스로가 정치와 사실상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최 원장 측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감사원장으로서 고수했던 여러가지 원칙도 무슨 정치적 의도 때문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부터 김 전 부총리, 최 원장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앞두고 거론되는 이유에 대해선 평가들이 갈린다. 


가능할까?


정치권 관계자는 "본인들의 입장이 정해진 것도 아닌데 엉뚱한 곳에서 대선주자로 언급되는 이상한 상황"이라며 "국민의힘 경선 흥행을 위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깎아내렸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선이라는 중대한 사안에 앞서 여러 사람이 언급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모든 사람이 처음부터 뜻을 갖고 시작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라고 전했다.
  

일요시사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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