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퇴임 후 사저에 혈세투입 논란 ‘일파만파’

한국뉴스

MB 퇴임 후 사저에 혈세투입 논란 ‘일파만파’

일요시사 0 2027 0 0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건립을 두고 다운계약서 작성, 불법증여, 부동산실명제 위반 등 갖은 의혹이 증폭되는 가운데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와 비교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 노 전 대통령의 사저를 ‘아방궁’이라 힐난했던 한나라당은 역풍을 맞고 있고, 최전방에서 아방궁을 비난했던 보수언론들은 입을 다물고 눈치 보기에 급급한 형국이다. 두 대통령의 사저와 관련한 논란과 정치인들의 입장을 정리 해봤다.

경호부지 노무현 사저의 16배 비용 들어 비난 쇄도
한나라당마저 “경호동 대폭 축소해야” 제동, 선긋기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원내대표 시절인 지난 2008년 10월 국정감사 점검회의에서 “전직 대통령이 살고 있는 현황을 보라. 김영삼 전 대통령도 상도동 집 앞에는 주차할 데도 없다”며 “지금 노무현 대통령처럼 아방궁을 지어놓고 사는 사람이 없다”고 공격했다.

‘봉하마을’을 ‘아방궁’에 비유하며 비난해 논란이 불붙었고, 여권의 노무현 전 대통령 때리기는 그칠 줄 몰랐다. 공격의 핵심은 국민세금과 측근인사들의 자금으로 국민정서와 어긋나게 너무 크고, 비싼 호화시설을 짓는다는 것이었다.

홍반장이 시작한
‘아방궁 논란’

당시 ‘아방궁’ 논란을 제기했던 여권에서는 봉하마을에 집터와 주변 대지를 합쳐 1만평이 넘는 ‘노무현 타운’이 들어설 것이란 이야기까지 나왔고, 사저 가까이에 대통령 형의 전용 골프 연습장, 저수지, 정원 등 호화시설이 들어선다는 근거 없는 루머도 떠돌았다.

하지만 실제 노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는 대지 4262㎡(1289평), 1층 단독주택인 건물 372㎡(112평)로 이뤄졌다. 대지 구입과 건물 설계, 공사비까지 총 12억원 가량이 들어갔다.

그에 반해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는 건물 부지 463㎡(140평), 경호관들이 활용할 경호시설용 부지 2143㎡(650평) 총 9필지 2606㎡(788평) 매입에 54억원을 썼다.

부지매입에만 이미 노 전 대통령 사저의 총 비용의 4배가 넘는 금액을 쓴 것이다. 특히 경호시설 부지는 봉하마을 경호시설 부지(1155㎡ㆍ350평) 매입비 2억5900만원의 16배가 넘는다.

유선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대정부질의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봉하마을 사저를 홍 대표가 아방궁이라 불렀는데, 그럼 봉하사저 택지구입비의 16배가 넘는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는 ‘울트라 아방궁’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비난했다.

엄청난 금액을 들여 샀지만 금액부분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의 장남 시형씨는 본인 및 친척명의 등으로 대출을 받아 내곡동 사저 부지를 공시지가 12억8697만원보다 1억6697만원 싼 11억2000만원에 샀다.

반면 대통령실은 42억8000만원을 주고 땅을 샀다. 이는 공시지가 10억9385만원의 4배에 달한다.

특히 공동명의로 된 20-30번지를 보면, 시형씨는 공시지가 5364만원의 대지를 2200만원에 샀지만 대통령실은 3874만원의 공시지가 대지를 1억4800만원이나 주고 구입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현 청와대 대통령실 경호처는 이 대통령의 사저의 규모가 논란이 되자 봉하마을 경호시설 규모를 거론하며 “큰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350평의 봉하마을 경호시설을 541평으로 부풀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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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노무현재단 사무국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봉하마을 경호시설이 350평에서 541평으로 둔갑했다”며 “이명박 정부 경호처가 봉하마을 경호시설 부지 면적을 541평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경호관들이 머무는 읍내 아파트 30평형 6채까지 억지로 포함시킨 수치”라고 주장했다.

김 국장은 이어 “650평이 너무 커서 부담스러우니 어떻게든 비슷하게 만들어보려고 한 경호처의 애처로운 노력이 눈물겹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라고 비판했다.

부메랑으로
날아온 ‘불똥’

내곡동 사저는 과거 봉하마을을 “아방궁”이라고 비난했던 한나라당을 곤혹케 하고 있다. 불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이었던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로까지 튀고 있다.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이었던 나 후보는 “사저와 경호용 건물 외에 형 노건평씨와 노 대통령 주변 인사들이 소유한 땅까지 합치면 1만1028평에 이른다고 한다”며 “‘노무현 마을’ 내지는 ‘노무현 타운’으로 불러야 할 것 같다”고 ‘노무현 타운’이란 신조어를 만들었다.

나 후보는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 후에 성주로 살겠다는 것인가?”라고 비아냥댄 뒤, “후보 시절부터 서민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한 노 대통령이 퇴임 후 살 집 치고는 규모가 좀 지나치지 않나 싶다”고 비난했다.

그는 더 나아가 “가방 2개만 달랑 들고 대통령궁을 떠난 인도의 칼람 대통령이 떠오른다”며 “우리 국민도 빈손으로 청와대에 들어갔다 빈손으로 청와대를 나오는 그런 대통령이 보고 싶을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총 12억원 가량이 소요될 예정이며 현재 노 대통령 내외가 가진 돈은 6억원 정도로 나머지 6억원은 대출을 받을 계획”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그러자 나 후보는 “서민들에게는 꿈같은 이야기다. 부족한 돈 6억원은 은행대출로 충당한다고 하는데 부동산값 잡는다고 집 없는 서민들의 은행대출을 막아 놓고 정작 대통령은 6억이나 대출을 받겠다니 과연 가능한 것인지 지켜보고 싶다”며 거듭 노 대통령을 비아냥댔다.

노무현 원색 비난하던 나경원, 할 말 잃어
트위터에서 ‘사회 환원’ 청원 운동 벌어져 주목


이명박 후보가 당선된 이후에도, 나 후보는 거듭 봉하마을을 문제 삼았다.

특히 2008년 1월11일 숭례문이 전소되자 당시 나 후보는 논평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께서 봉하마을에 쓰는 관심의 10분의 1만이라도 문화재 방재에 쏟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고 비아냥대 논란을 자초했다.
 
이에 대해 당시 진중권 교수는 “나경원 대변인이 참새 아이큐의 10분의 1만 가졌어도 대통령 사저와 숭례문 사이의 인과관계를 설정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나 후보는 노 전 대통령 퇴임 직전에도 또다시 청와대를 떠나가는 노 전 대통령을 원색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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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최소한의 도덕도 없는 노무현 대통령’이란 제목의 논평을 통해 “당초 서민대통령을 자임했던 노 대통령이 퇴임 후에 소박한 집 한 채로 돌아갔다면 존경받는 일이 될 것이다. 역대 어느 대통령이 퇴임 후 돌아가 살 집 주변을 노 대통령처럼 세금을 들여 시끄럽고 떠들썩하게 꾸몄을까 싶다. 세금을 주머니돈처럼 쓰겠다고 하는 발상이 매우 경이롭다”며 “노무현 대통령께서 최소한의 도덕과 염치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재임기간 내내 온갖 자리를 만들어 국민혈세를 낭비하더니 이제 퇴임 후를 위해서 국민혈세를 물 쓰듯 하고 있다”며 거듭 비난했다.

이처럼 당시 노 전 대통령을 맹비난했던 나 후보는 노 전 대통령 때보다 15배나 많은 국민세금을 사저 건축에 투입하고 있는 이 대통령에 대해 ‘서울시장 후보초청 토론회’에서 할 말이 없는 듯 보였다.

나 후보는 이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를 위한 내곡동 땅 매입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실질적으로 사정이 있겠지만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며 “(국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짤막히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을 원색비난 하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태도다.

특히 토론 진행자가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변인 시절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 땅 매입에 대해 ‘최소한의 도덕도 없는 대통령’이라는 논평을 낸 것이 맞느냐”고 묻자, 나 후보는 “잘 기억은 나지 않는데 당시 봉하마을 신축과 관련해 정부 측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은 적이 있었다. 그 부분을 말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노 비난하던 모습과
사뭇 다른 나경원

야당의 반발은 거세다. 민주당 이윤석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경호실 부지와 가격이 16배 차이가 나는 것을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겠느냐”며 “이 대통령이 부르짖는 공정사회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석현 의원은 “봉하마을이 아방궁이라면 여기는 천황궁”이라고 꼬집었다.

이용섭 대변인은 “과거 한나라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를 ‘아방궁’에 비유하며 도를 넘는 정략적 정치공세를 펼쳤다”며 “그러나 ‘아방궁’의 진실은 단정한 현대식 주택이 들어선 시골마을 풍경에 다름 아니었다. 봉하마을 사저를 두고, 현지를 다녀간 수십만명 국민들 중 어느 누구도 ‘아방궁’이라 부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계속되자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12일 “경호동을 대폭 축소하도록 청와대에 요청했다”며 “사저 자체는 대통령 사비로 짓기 때문에 문제될게 없지만 세금이 들어가는 경호동 문제는 대폭 축소해야 한다”고 청와대와 분명한 선긋기에 나섰다.

한편, 한 트위터 이용자는 “취임 전에는 ‘도곡동’, 임기 말에는 ‘내곡동’ 파문에 휩싸인 MB, 곡자 좋아하다가 퇴임 후에 ‘곡’소리 나겠네~”라고 비난했고 트위터 상에서는 내곡동 땅 ‘사회 환원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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