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후원용품 횡령 논란 ‘일파만파’

한국뉴스

장애인 후원용품 횡령 논란 ‘일파만파’

일요시사 0 2183 0 0
대한장애인체육회 노조가 지난 10일 회장인 윤석용(한나라당) 의원이 옥매트 외 다른 물품을 횡령하고 직원들을 폭행했으며,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운동에 직원들을 동원했다고 폭로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윤 의원은 “허무맹랑하고 터무니없는 모함”이라고 항변했지만 민주당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지난 12일 윤 의원을 횡령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는 ‘10·26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네거티브 공방전으로 격화되고 있어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 “옥매트, 김치, 공금 횡령에 직원 폭행도”
윤석용 “허무맹랑하고 터무니없는 정치적 모함”

박대운 대한장애인체육회 노조위원장은 “큰 대회가 있으면 대기업에서 대량 후원을 한다”며 “지난해 광저우 장애인 아시안게임과 밴쿠버 장애인 동계올림픽 때 김치와 홍삼건강보조음료 등 후원물품이 들어왔으나 선수에게 일부만 지원되고 사라졌다”고 횡령 의혹을 제기했다.

한 노조 관계자는 “한 트럭 분량의 김치가 훈련원 로비에 도착했으나 한 직원이 회장 지역구(서울 강동을)로 갈 것이라고 말했고 한 시간 반 뒤 사라졌다”며 “홍삼음료도 후원받은 5000만원 정도의 물량 중 단 한 병도 선수에게 가지 않고 회장이 활용했다는 것을 직원들이 다 알고 있다”고 밝혔다.

‘옥매트 차떼기’ 논란

노조의 폭로는 물품 횡령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 8월 서울시 무상급식반대 주민투표일 전날에 윤 회장은 장애인을 포함해 체육회 직원 18명을 동원해 자신의 지역구에서 오후 5시~자정까지 선거운동을 하게 했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횡령 문제가 불거지자 9일 모두 출근하라고 한 뒤 자발적으로 선거운동에 나간 것이라는 내용의 진술서를 쓰도록 강요했다”고 밝혔다.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훈련원 교육훈련부 소속 장애인 이모씨는 “지난해 5월28일 올림픽공원 근처 주물럭집에서 화장실이 급해 휠체어를 타고 나가려는데 윤 회장이 ‘밥을 안 먹고 나간다’고 지팡이로 옆구리를 내리치고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이후 집요하게 사표를 강요하며 감봉, 정직 등 징계를 했다”며 병원진단서를 공개했다.

노조 측은 “폭행 피해자가 두 명 더 있고, 욕설은 부장급 이상이라면 다 들었다”고 했다.

이 같은 폭로에 민주당은 지난 12일 윤 의원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제출하는 등 공세를 강화했다.

이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장병완 의원이 이끄는 민주당 ‘윤석용 대한장애인체육회장 비리진상조사위원회’는 윤 의원이 2010년 12월 장애인체육회의 공식후원사인 ‘장수돌침대’로부터 옥매트 900장을 후원받았지만 150장만 체육회 산하기관에 넘겼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에 따르면 윤 의원은 나머지 750장의 옥매트 가운데 500장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복지법인 산하 복지관에, 나머지 250장은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 5명에게 전달하여 각 선거구에 돌리게 했다.

윤 의원은 이에 대해 “여당 의원에게 전한 옥매트 250장은 장수돌침대가 대한장애인체육회에 기부한 게 아니어서 대한장애인체육회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허무맹랑하고 터무니없는 모함”이라며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너무 치졸한 일”이라고 항변했다.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입장이다.

그는 “(후원하는 측과) 협정을 맺기 이전에 개인적으로 제 복지법인에 옥매트 500장이 들어왔고 다음에 주기로 한 250장은 동료의원이 아닌, 동료의원의 지역구나 소외계층에 전달하라는 뜻으로 전해준 것”이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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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은 5000만원 상당의 홍삼드링크를 빼돌렸다는 노조 측 주장 역시 “지난 2월 밴쿠버(장애인동계올림픽)에 갈 때 2600만원어치의 홍삼드링크, 김치 등 여러 물품을 가져갔고 거의 현장에서 썼다”며 “선수들이 가져가기도 했고 일부는 나눠줬고 나머지는 유통기간이 다돼 빨리 처분했었다”고 밝혔다.

직원이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것 역시 터무니없다”며 “1년 반 전에 있던 일인데, 직원들이 너무 도덕적 해이가 심했다. rka사실도 없어 제가 감사실을 만들어 4년간 있었던 문제를 바로 잡았다”고 주장했다.

또 “회계상의 잘못과 횡령이 많아 관련 부장에 지시를 했는데도 두 달간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 꾸중을 하는 과정에서 좀 폭언과 고성을 했던 것”이라며 “진짜 패려고도 했지만 차마 폭행할 수 없어 안했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그 외의 모든 노조 측 주장도 “터무니없는 모함”이라고 일축하면서 “지난 국정감사에서 ‘옥매트’ 건이 나왔고 몇 사람이 징계를 당했다”며 “회계 잘못으로 징계를 받은 이들이 직원의 절반가량인데 이 같은 ‘불만세력’이 모함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 의원은 “장수돌침대가 장애인체육회에 옥매트 250개를 기부하면서 작성한 출고증이 있다”며 “당시 옥매트를 운반하려고 장애인체육회 직원 2명이 체육회의 소유 차량을 이용한 증명서도 있다”고 밝혀 윤 의원의 해명이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진상조사위원회는 “이외에도 윤 의원이 서울시 체육단체 김모씨에게 축구공 300개를 후원받게 한 후 자신의 선거구에 돌린 사실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옥매트와 축구공이 장애인 체육기관에 돌아가야 함에도 윤 의원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데 이용됐다”면서 “윤 의원에게 옥매트를 받은 권영진, 권택기, 김성태, 김영우, 주광덕 한나라당 의원에 대한 수사도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거티브 공방전

장애인 물품 횡령 의혹에 박 후보 측과 민주당 등 야권은 선거쟁점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나경원 후보를 직접 공격하지 않는 대신 ‘외곽 때리기’를 통해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또한 체육회 이사직을 맡고 있는 나 후보에 대해 “나 후보는 말로만 장애인 복지를 주장할 게 아니라 윤 회장의 횡령사실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몰아세우고 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한나라당은 “왜 하필 지금이냐”며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논란과 함께 장애인 물품 횡령 의혹은 10·26 재보선 선거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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