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뚝심도 못 이긴 `가을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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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뚝심도 못 이긴 `가을 악몽'

일요시사 0 4408 0 0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지난 몇 년 동안 SK, 삼성 등과 함께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2005년 이후 세 차례나 한국시리즈에 나갔고 최근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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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매번 패하는 등 해마다 가을이면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는 '명품야구'라고 불릴 정도로 전례 없는 멋진 승부를 펼치며 야구팬을 열광케했지만 결국 '가을 악몽'을 떨치지 못했다.

 

두산은 1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삼성에 5-6으로 패하면서 2010시즌을 최종 3위로 마감했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2패 뒤 3연승을 거두며 역전 드라마를 펼쳤다. 삼성과 플레이오프에서도 먼저 1패를 당한 뒤 엎치락뒤치락하는 박빙의 승부 끝에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내줬다.

 

두산은 2007-2008년 한국시리즈에서도 SK에 패했고 지난해에도 플레이오프에서 SK에 먼저 2승을 거둔 뒤 내리 3경기를 내주면서 눈물을 흘렸다. 올해도 뚝심을 발휘하며 멋진 플레이를 펼쳤지만 막판 고비를 넘지 못했다.

 

◇야심찬 출발

 

우승을 목표로 삼은 두산은 야심 차게 2010시즌을 준비했다. 캐치프레이즈에 '올인 V4!'라는 문구를 삽입하며 우승에 대한 염원을 강하게 드러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는 구단 사상 처음으로 도미니카공화국에 스카우트를 파견했다. 약점인 투수력을 보강하려고 투자한 결과였다.

 

또 넥센에서 매물로 나온 13승(2009년) 좌완 투수 이현승을 잡아왔다. 유망주로 꼽힌 금민철에 현금 10억원까지 얹어 주는 파격 대우였다.

 

이런저런 노력 덕분에 선발 투수진은 작년보다 한결 강해졌다. 켈빈 히메네스(14승)와 김선우(13승)의 활약 덕에 원투펀치를 구축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KILL 라인'으로 불리며 인정받은 불펜진이 발목을 잡았다. 이재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빠지고 이현승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한 탓에 불펜의 핵 임태훈을 선발로 돌려야 했다.

 

결국 시즌 중반 들어 불펜진이 자주 무너지면서 선두 싸움에서 밀려났다. 막판에는 음주 파동이 터지면서 마무리 이용찬도 전열에서 이탈했고 포스트시즌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시즌 초 김명제까지 포함하면 투수 2명이 교통사고로 빠진 셈이다.

 

◇뚝심도 이기지 못한 `포스트시즌 잔혹사'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끈끈한 저력을 과시했다. 준플레이오프 직전 "우리는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삼성과 SK 생각을 할 뿐"이라고 자신한 두산 주장 손시헌의 말이 그대로 실현됐다.

 

1, 2차전을 먼저 패하면서 출발은 좋지 않았다. 장기인 수비와 주루 플레이가 흔들리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두산의 패배가 굳어지는 듯한 분위기에서 거짓말 같은 드라마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0-2로 뒤진 3차전 4회 선두 타자 이종욱이 솔로포를 쏘아 올리면서다.

 

'똑딱이 타자'인 이종욱에게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한 롯데 마운드는 흔들리기 시작했고 그 이닝에서만 4점을 더 내주고 무너졌다. '병살타 3개를 치면 이기기 어렵다'는 야구계의 속설이 있지만 두산은 이날 병살타를 무려 4개나 치고도 승리했다.

 

벼랑 끝에서 살아난 두산은 4차전에서도 상승세를 이었고 5차전은 초반부터 확실하게 롯데 마운드를 무력화시키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1년 내내 백업요원이던 용덕한이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로 뽑히는 등 두터운 선수층이 위력적이었다.

 

삼성과 플레이오프에서도 초반 분위기는 상당히 어두웠다. 1차전 7회까지 5-2로 앞서며 다 이긴 듯했지만 8회 박한이에게 3점 홈런 등을 얻어맞으며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두산은 2차전에서 또 저력을 과시했다. 4-0으로 앞서다가 9회 1점차로 쫓기며 위기에 몰렸지만 임태훈이 나서서 끝까지 잘 버텼다.

 

3차전에서는 연장 11회에 2점을 내줘 6-8로 패색이 짙었지만 공수교대 후 임재철의 2타점 적시타 등으로 3점을 뽑아 극적으로 역전했다. 4차전에서는 비록 패했지만 6회까지 2-7로 뒤지다가 7회 2사 뒤 불 같은 안타 행진을 펼치며 동점을 빚어내기도 했다.

 

5차전에서는 2회 5점을 뽑으며 기분을 냈지만 결국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5-6으로 패하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의 꿈을 접었다.

 

◇2010시즌이 남긴 희망

 

그럼에도 두산의 올 시즌은 여러 면에서 희망의 싹을 남겼다.

 

우선 꾸준히 가을 잔치에 초대되면서 팬층을 크게 넓혔다. 2년 연속 홈 관중 100만명을 동원하면서 전국구 구단으로서 위상을 높였다.

 

또 지난해 홍상삼, 이용찬, 정수빈, 이원석 등 반짝스타를 배출한 '화수분 구단' 두산은 올해도 포수 양의지를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최준석은 데뷔 후 가장 많은 22개의 홈런을 치며 중심 타자로 확실한 인상을 심었다. 그동안 가능성만 보였던 오재원, 이성열 등은 확실한 '실탄'으로 자리 잡았다.

 

넓은 잠실구장을 쓴다는 약점에도 20홈런 이상을 친 타자를 5명이나 배출하는 등 타선의 무게감이 크게 늘었다. 지금까지 프로야구에서는 1999년 해태, 2000년 한화, 2003년 삼성 등 단 3팀만이 5명의 20홈런 타자를 배출하는 데 불과했다.

 

투수진에서는 부상으로 고전한 이현승도 후반기 불펜진에서 등판 기회를 늘려가며 페이스를 회복하는 모습이다. 토종 투수 가운데 맏형인 김선우의 구위가 갈수록 나아지고 있다는 점도 희망적이다.

 

또 포스트시즌을 거치며 기존 스타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선수들이 승리의 주역이 되면서 좋은 경험을 쌓은 것도 소득이다. 정수빈, 오재원, 임재철, 레스 왈론드 등이 정규 시즌보다 몇 배는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큰 힘을 보태며 두산이 끈질긴 승부를 펼칠 수 있게 힘을 보탰다. (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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