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 (31)GS그룹-승산

한국뉴스


 

일감 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 (31)GS그룹-승산

일요시사 0 2257 0 0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민단체들이 귀에 딱지가 앉도록 지적해 왔지만 변칙적인 ‘오너 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허창수 회장 사촌들 장악 ‘허완구 일가 회사’
매출 절반가량 지원성거래…매년 배당 돈잔치

 ‘LG그룹에 범한판토스가 있다면 GS그룹엔 승산이 있다?’ LG그룹의 물류부문을 맡아 급성장한 범한판토스.<기업 내부거래 실태 28회 참조> LG그룹과 사업적 파트너 관계였던 GS그룹에도 범한판토스와 닮은꼴이 존재한다. 바로 ‘승산’이다.

재계 순위 8위(공기업 제외)인 GS그룹은 지난달 말 기준 총 74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중 오너일가 지분이 있으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회사 중 한곳이 승산이다. 이 회사는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적지 않은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50% ‘집안 매출’

1969년 11월 설립된 승산은 사무실 등 비주거용 부동산 임대업체다. 승산이란 사명은 ‘허씨’창업주들의 고향인 진주시 지수면 승산리를 딴 것이다. GS일가는 모두 ‘승산 허씨’다.

문제는 승산의 자생 능력이다. 매출의 절반가량이 계열사에서 나와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사실상 지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승산은 지난해 매출 73억원 가운데 47%인 34억원을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승산에 일거리를 넘겨준 곳은 GS홈쇼핑(33억원), 승산레저(1억원), STS로지스틱스(2000만원) 등이다. 이들 회사는 승산으로부터 물류창고 등을 임대했다. 승산은 2009년에도 관계사 매출이 45%나 됐다. 총매출 77억원에서 역시 GS홈쇼핑(34억원), 승산레저(1억원), STS로지스틱스(2000만원) 등과 거래로 거둔 금액이 35억원에 달했다.

승산의 관계사 의존도가 처음부터 높았던 것은 아니다. 2006년까지만 해도 거의 발생하지 않다가 2007년부터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 승산은 계열사와 거래한 매출 비중이 ▲2000년 2%(총매출 633억원-내부거래 12억원) ▲2001년 1%(670억원-10억원) ▲2002년 3%(783억원-24억원) ▲2003년 3%(853억원-28억원) ▲2004년 1%(868억원-6억원) ▲2005년 6%(948억원-55억원) ▲2006년 10%(515억원-54억원)에 불과했다.

승산의 사업구조가 대대적으로 개편된 것은 2006년 10월. 이후 내부거래율은 2007년 46%(78억원-36억원), 2008년 47%(77억원-36억원)로 치솟았다. GS그룹이 2004년 LG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국내 운송사업을 모두 LG전자 자회사인 하이비지니스로지스틱스에 양도하는 등 당시 주력이었던 운송부문을 구조조정하면서 매출이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오히려 내부거래 금액과 그 비중은 올라갔다. 그전까지 범한판토스가 그룹의 해외 운송을, 승산은 그 화물을 공항이나 항구로 보내는 육상 운송을 담당했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GS그룹의 승산은 다른 대기업에 비해 액수는 크지 않으나 매출 비율이 50%에 달하는 등 총수일가의 ‘쌈짓돈’역할을 하는 일감 몰아주기의 전형을 잘 보여준다”며 “승산은 2006년 전에도 직접 매출로 잡히지 않았지만 범한판토스와 함께 LG·GS그룹의 물류를 담당한 자회사를 통해 매년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승산의 내부거래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너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승산은 공정거래법상 GS그룹 계열사로 분류되지만, 실제론 ‘허완구 일가’가 지분 100%(156만주)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그룹과는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승산의 최대주주는 지분 58.55%(91만3404주)를 소유한 허용수 ㈜GS 전무다. 이어 여동생 허인영씨가 18.48%(28만8349주), 부친 허완구 회장이 18.34%(28만6075주), 모친 김영자씨가 4.63%(7만2172주)의 지분을 갖고 있다.

승산은 LG그룹 공동창업자인 고 허만정씨의 5남 허 회장이 세운 물류업체 대왕육운이 모체다. 허 회장의 장남 허 전무는 허창수 GS그룹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과 사촌지간으로, 미국 조지타운대 국제경영학과와 카이스트 경영대학원(EMBA)을 졸업하고 승산 상무와 대표이사를 거쳐 2007년 ㈜GS 상무로 자리를 옮긴 뒤 2009년 전무로 승진했다.

GS 경영에 참여한 허 전무를 대신해 인영씨가 ‘승산 지휘봉’을 이어받았다. 인영씨는 한때 GS 계열사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근무하다 현재 허 회장과 함께 승산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승산 계열사인 승산레저, STS로지스틱스 대표도 겸임 중이다.

지분 100% 소유

이들 승산가는 GS그룹 지주회사인 ㈜GS 대주주이기도 하다. 허 전무와 허 회장, 인영씨가 각각 4.1%(381만1813주), 1.53%(142만5905주), 1.42%(131만7886주)의 ㈜GS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허창수 회장이 4.75%(441만7695주)를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낮은 지분율이 아니다.

승산가는 그룹을 등에 업고 거둔 실적을 바탕으로 거액의 ‘배당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 승산은 2009년 6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배당성향만 무려 246.96%(당기순이익 24억원)의 초고배당이었다. 이에 따라 허 전무는 35억원, 허 회장과 인영씨는 각각 11억원씩, 김씨는 3억원을 챙겼다. 2008년엔 150억원을 배당했다. 이 역시 허 회장 가족이 나눠가졌다. 승산은 2000년 이후 매년 20∼100억원의 배당을 실시해왔다.

0 Comments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