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급사 10대 긴급기획]①풀리지 않는 의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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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급사 10대 긴급기획]①풀리지 않는 의문들

일요시사 0 1501 0 0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을 둘러싼 의문들이 시원하게 풀리지 않고 있다. 멍한 정부 탓이다. ‘불통당국’은 뒤엉킨 실타래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있다. 그저 의문에 추측을 더할 뿐이다. 그나마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아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다. 이 틈새로 인터넷 등 세간에선 각종 ‘설’들이 새어나오는 등 그야말로 혼란하다. 김 위원장이 남기고 간 미스터리를 하나하나 짚어봤다.

‘석연찮은 돌연사’ 둘러싼 각종 미스터리 증폭   
‘멍한’ 당국 의혹만 키워…온갖 ‘설’로 혼란

국내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것은 12월19일 정오. 정부는 그전까지 까맣게 몰랐다. 이미 17일 급사했지만 이틀 동안이나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사망 사실만 확인할 뿐 무엇 하나 속 시원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넋 놓고 있는 사이 북한에선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정부 진짜 몰랐나?]

정부는 김 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북한의 공식 발표 전까지 모르고 있었다. 대북 정보 수집에 구멍이 드러난 것이다. 김 위원장이 사망한 17일 이명박 대통령은 일본에 있었다. 18일 국내에 돌아온 뒤에도 평소 일정을 소화했다. 19일엔 파티까지 치르려 했다. 이날은 이 대통령의 생일이자 결혼기념일, 4년 전 대통령에 당선된 날이다.

국회에 불려나간 원세훈 국정원장과 김관진 국방장관은 북한 발표 이후에 알게 됐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고작 한다는 말이 “주변국도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였다. 이 대통령도 “온 세계가 동시에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은 미리 알았을 것이란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일부 국내외 언론은 중국이 17일 자체 정보망을 통해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인지했다고 보도했다. 미국도 부인하지만 정보라인이 인지하고 정부에 알리지 않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일본 역시 적어도 한국보다 먼저 알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각에선 ‘불통당국’을 비꼬는 듯 “어떻게 북한 사정을 이렇게 모를 수 있느냐”며 역으로 정부의 사전 인지설이 제기되고 있어 정부의 낯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언제 사망했나?]

정부가 ‘멍 때리는’사이 김 위원장의 사망을 둘러싼 의문들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가장 큰 미스터리는 김 위원장이 언제 죽었냐다. 북한이 밝힌 김 위원장의 사망 시간은 17일 오전 8시30분. 이 ‘8시30분’이 석연치 않다.

알려진 대로 김 위원장은 ‘야행성’으로 유명하다. 주로 새벽에 잠들어 아침 9시 이후에 일어난다. 밤을 꼬박 새우고 오후가 되서야 일어나는 일도 다반사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아침 일찍 일어나 활동을 시작했다는 것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한 북한 전문가는 “평상시 오후에 움직이는 김 위원장의 생활 습관을 고려할 때 오전 8시30분에 사망했다는 발표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17일 아침 평양의 기온은 영하 12도였다. 김 위원장은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다. 때문에 추위에 민감한 심장질환자가 혹한이 몰아친 날 이른 아침부터 움직였다는 것 자체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사망 시각이 ‘16일 밤’또는 ‘17일 밤’이란 주장과 함께 조선중앙TV 리춘히 아나운서가 10월19일 이후 두 달간 모습을 감췄던 점에서 두 달 전 사망한 게 아니냐는 루머도 나돌고 있다. 송영선 미래희망연대 의원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사망 시간이 16일 오후 8시”라고 전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어디서 눈 감았나?]

사망 시간과 더불어 사망 장소도 의문이다. 북한은 조선중앙TV를 통해 “초강도의 현지지도 강행군 길에 오른 김 위원장이 겹쌓인 정신육체적 과로로 달리는 야전열차 안에서 서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김 위원장이 죽는 순간까지 인민들을 위해 일하다 사망했다’는 식으로 북한의 조작이 있었다는 것이다. 정부는 그 근거로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사망 당일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을 제시했다. 국정원은 “16일부터 18일까지 전용열차가 평양 룡성역에 서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군도 “17일 전용열차가 움직이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김 위원장의 사망 장소가 열차 내부가 아니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김 위원장이 열차 안에서 숨졌다고 해도 달리는 열차가 아니었다는 얘기가 된다. 북한은 김 위원장 사망 당시 열차의 위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더구나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평소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던 김 위원장을 북한 당국이 열차에서 사망하게 방치할리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에선 김 위원장이 룡성역 인근 ‘21호 관저’에서 사망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이 가장 선호했던 21호 관저는 룡성역과 지하로 연결돼 있다.

1324869804-20.jpg [타살 가능성은?]
 
정확한 사망 원인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중증 급성심근경색과 심장쇼크 합병이 김 위원장의 사인”이라고 밝혔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3개의 심장혈관 중 하나라도 막혀 심장 전체 또는 일부분에 산소와 영양공급이 중단되면서 심장근육 조직이나 세포가 죽는 질병이다. 1994년 사망한 김 위원장의 부친 김일성 주석도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만큼 가족력이 의심된다.

특히 심근경색은 겨울철에 조심해야 하는 질환. 기온이 낮아지면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올라가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평양이 영하 12도였다는 점에서 한파로 인한 심근경색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병사가 아닌 사고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암살설, 쿠데타설, 폭동설 등이 그것이다. 또 권력투쟁 과정에서 사단이 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북한의 사망 발표 지연은 사고사 가능성을 높인다는 주장도 있다. 북한은 사망 시점부터 51시간30분이나 지난 뒤에야 공개했다. 사흘 동안 쉬쉬한 것이다. 김 주석 사망 당시 34시간에 비해 17시간 30분이 더 걸려 진짜 사망 원인이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낸다.

만약 북한이 진실을 은폐했다면 ‘김정은 체제’는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내부에서도 사망 원인을 놓고 각종 설과 추측이 난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의식해선지 북한은 김 위원장의 사망을 발표하면서 “병리해부검사에서 질병의 진단이 완전히 확정됐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유언·유서 남겼나?]

김 주석은 사망 전 인민을 잘 먹고 잘살게 하라, 한반도를 비핵화하라, 남북통일을 달성하라 등의 유언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도 어떤 식으로든 유언을 남겼을 것으로 보인다. 평소 지병을 앓았기 때문에 미리 유서를 준비해놨을 가능성이 높다. 그 내용은 김 주석의 유언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김정은의 ‘자리’를 못 박은 유서나 유언장 존재 여부도 시선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생전 후계자로 김정은을 지목했지만, 완전히 권력 승계가 마무리 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를 담보하기 위한 ‘밀지’가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측근들에게 ‘김정은을 잘 부탁한다’는 당부의 말도 빼놓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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