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무쌍 ‘간큰 여직원’ 횡령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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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무쌍 ‘간큰 여직원’ 횡령 백태

일요시사 0 1914 0 0
[일요시사=박민우 기자] ‘간큰’여직원들의 횡령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빼돌린 회삿돈은 보통 억대가 넘어간다. 수억원은 기본. 무려 수십억원을 챙겨 달아난 경우도 있다. 범행 동기는 가지각색. 그 수법은 대담하기 짝이 없다. 최근 벌어진 여직원 횡령 사건들을 들여다봤다.

수억∼수십억 회삿돈 빼돌린 사건 잇달아 발생
대담한 범행 수법…명품구입·성형비로 ‘펑펑’

서울 마포경찰서는 최근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려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모 유통업체 40대 여직원 김모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7년 3월 인감도장을 미리 찍어둔 은행전표를 이용해 회사 계좌에 들어있던 5000만원을 자신의 통장으로 이체하는 등 4년여간 회사 자금 36억286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회사 부도나기도

김씨는 은행에 찾아가 계좌이체를 하는 단순한 수법으로 모두 61차례에 걸쳐 회삿돈을 빼돌렸다. 김씨가 다닌 회사는 연매출 1500억원 규모인데도 김씨가 자금 관리를 도맡은 탓에 범행을 눈치 채지 못했다. 김씨는 주위에서 알아채지 못하자 회사 명의로 은행에서 10억원을 빌리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김씨는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해 꼬리가 밟혔다. 은행으로부터 대출금 연체통지서를 받은 회사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바람에 횡령 사실이 드러난 것. 김씨는 경찰에서 “처음 이체한 돈을 주식에 투자했다가 날렸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공금을 계속 가져다 썼다”고 진술했다.

‘간큰’여직원들의 횡령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빼돌린 회삿돈은 보통 억대가 넘어간다.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을 챙겨 달아난 경우도 있다. 범행 동기는 가지각색. 그 수법은 대담하기 짝이 없다.

지난해 5월엔 20대 여직원이 회삿돈을 빼돌려 회사가 문을 닫는 사건도 일어났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근무하던 회사에서 16억여원의 공금을 빼돌려 사용한 혐의로 김모씨를 구속했다. 인터넷 장비 대여업체 M사의 경리사원이던 김씨는 2008년 2월부터 2010년 1월까지 296차례에 걸쳐 16억7780만원의 회사 공금을 횡령했다.

김씨는 빼돌린 돈으로 개당 1000만원이 넘는 가방 등 명품 구입에 2억여원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피부과 및 성형외과 시술을 받는 데 1억여원을 사용하고 어머니의 전세 보증금과 펀드 투자에 5억여원을 썼다. 김씨는 경찰에서 “호스트바 등 유흥업소에서 나머지 8억여원을 사용했다”고 털어놨다. 2010년 8월 회계 내역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김씨의 횡령사실을 발견한 M사는 연매출액이 100억원이 넘었지만, 김씨의 범행으로 결국 부도가 났다.

여직원들의 도발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일반 회사를 비롯해 은행, 관공서, 급기야 학교에서도 돈을 갖고 튀는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경남 남해경찰서는 지난해 6월 공금 4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남해 군내 모 지역농협 20대 여직원 최모씨를 구속했다. 최씨는 농협 수납담당자로 근무하면서 부서에서 관리하는 공금을 자신이 구입한 대포통장에 이체하는 등 모두 17차례에 걸쳐 12개 대포통장에 4억3920만원을 이체하는 방법으로 돈을 빼돌렸다. 최씨는 횡령한 돈으로 신용카드 대출금 등을 갚으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10월엔 40대 여직원이 새마을금고를 털었다. 대구지검 포항지청은 고객들이 맡긴 수억원대의 돈을 빼돌린 혐의로 포항 모 새마을금고 여직원 김모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2000년 7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40차례에 걸쳐 고객 3명의 정기예탁금과 출자금 등 5억4000여만원을 임의로 인출해 사용했다. 그는 주로 나이가 많은 예금주들이 자신을 믿고 각종 서류 작성과 도장을 맡긴 것을 악용해 무단으로 돈을 빼낸 뒤 자동차 4대를 구입하고 대학 등록금을 내는 등 개인 용도로 쓴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달 원주시청은 자체 내부 감사에서 민원과 소속 여직원의 억대 횡령 정황을 적발해 경찰에 고발했다. 이 여직원은 2006년 12월부터 원주시청 내 각 부서에 입금해야 할 전자민원처리 자동발급 신청 수수료를 송금하지 않은 채 1억3500여만원을 빼돌려 생활비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돈을 ‘내 돈처럼’사용한 30대 여직원도 있었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지난해 9월 서울시내 A중학교의 행정실장으로 근무하며 8년 동안 학교재산 13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전 행정실장 이모씨를 구속했다. 이씨는 2004년 11월부터 학교발전기금 등 12억8000여만원을 빼돌렸다.

이사장의 교직원 공제회 종신급여계좌에서 6억8000만원을 임의로 사용하고, 13차례에 걸쳐 학교법인 기본재산 계좌에서 5억2000여만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또 학교법인 카드로 224차례 걸쳐 모두 4200만원가량을 개인용도로 사용하고, 학교발전기금 3130만원을 빼돌렸다. 이씨는 법인 계좌에서 돈을 빼내 쓰고 나서 다른 계좌에 있는 금액을 인출해 돌려막는 수법으로 범행을 감췄지만, 학교 측에 발각돼 경찰에 고발 조치됐다.

최근 몇년간 여직원 횡령 가운데 사고 금액이 가장 많았던 사건은 강원랜드에서 터졌다. 무려 80억원을 빼돌리다 적발됐었다. 강원랜드 카지노 환전팀에 근무했던 30대 여직원 최모씨는 100만원권 수표를 상습적으로 훔쳤다. 2007년 4월부터 2008년 9월까지 1년6개월간 카지노 고객이 사용한 100만원권 수표를 속옷 등에 숨겨 가져나왔다. 이렇게 그가 빼돌린 돈은 모두 80억8600만원.

자금세탁 선수급

최씨는 가족과 함께 빼돌린 돈을 10여개의 차명계좌로 입금하는 등 ‘세탁’했다. 이렇게 현금화된 돈은 고급 아파트와 승용차를 구입하는 등 최씨 가족의 호화생활에 쓰였다. 강원랜드는 감시용 CCTV로 최씨가 수표를 훔치는 장면을 포착해 경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2009년 10월 최씨와 어머니 박모씨, 삼촌 최모씨 등 일가족 3명을 특가법상 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각각 징역 8년과 2년6개월,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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