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폭락' '강동 급등' 두 얼굴의 전세값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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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폭락' '강동 급등' 두 얼굴의 전세값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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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여름으로 가격대가 회귀했어요."(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주공 인근 A중개업소 사장)

"찾는 사람이 없어 매물만 쌓이고 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어요."(서울 강남구 대치동 D중개업소 관계자)

서울 전세시장에서 지역별로 '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강남구에서 촉발된 전세난이 서울 전 지역으로 퍼졌던 지난해와 달리 자치구별로 이슈에 따라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5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대규모 재건축 이주가 목전에 다가온 강동구 고덕동 일대의 경우 아파트는 물론 주택가 지하방도 씨가 마를 정도로 전세수요가 넘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셋값도 단기간 급등하고 있다.

이에 비해 강남구 대치동 일대는 완전 딴 판이다. 통상적으로 있던 겨울방학 수요가 자취를 감추면서 단지마다 전세 매물만 쌓이고 있다. 일부 아파트의 경우 전셋값이 불과 석달새 40% 가량 빠지는 등 집주인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전셋값 1주일새 3000만원 뛰어…반지하방도 없어

=강동구 고덕동 일대 전세시장의 경우 불과 넉 달 전과 비슷한 상황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라는 게 이 지역 일대 부동산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전세 매물은 없는데 수요는 넘쳐나 일주일새 전셋값이 2000만∼3000만원 가량 올랐다는 것이다. 재건축단지인 고덕시영아파트 이주가 오는 16일부터 본격 시작돼서다.

고덕동 A중개업소 사장은 "지난해 12월29일 고덕시영 조합원 이주 공고가 난 뒤 7일 만에 1억2000만원 수준이던 고덕주공3단지 전용면적 49㎡ 전셋값이 1억4000만원으로 2000만원 올랐다"며 "전셋값이 뛰어도 34㎡나 42㎡ 같은 소형아파트는 매물이 나오기 무섭게 즉시 소진된다"고 설명했다.

총 2500가구 중 이미 이주 완료한 300가구를 뺀 2200가구가 6개월 내에 이주해야 하기 때문에 배후 주택가도 전세 물건이 씨가 말랐다는 게 지역 중개업계의 귀띔이다. 고덕시영 인근 B중개업소 사장은 "지하철역이 걸어서 20분 이상 떨어진 주택가 반지하도 전셋값이 5000만원에 달한다"며 "이런 매물도 몇 개 없어 집을 보지도 않고 계약금부터 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인근 고덕아이파크, 고덕롯데캐슬의 전세보증금이 3억원에 달해 4000만∼8000만원에 살던 고덕시영 세입자들이 저렴한 주택가 지하방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주 끝난 대치동 청실·우성 인근 전셋값 큰 폭 하락

=반면 지난해 여름 전세난의 진앙지였던 강남구 대치동 일대는 전셋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 매물은 쌓여만 가는데 수요자가 없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C중개업소 사장은 "청실·우성아파트 이주가 지난해 연말 마무리되면서 전셋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원래 이맘때는 겨울방학 학군 수요 때문에 무척 바쁠 시기인데 올해는 이상할 정도로 찾는 이가 없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지난해 9월 최고 4억5000만원까지 치달았던 은마아파트 76.65㎡는 현재 2억6000만원 수준이다. 석달새 2억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인근 D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이주 수요 때문에 전셋값이 치솟았던 지난해 여름이 비정상적으로 볼 수 있지만 학군 수요까지 없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지난해 이맘때보다 전·월세 거래가 50% 이상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명문사학인 휘문고 등의 자사고 전환에 따른 영향과 함께 '물수능' 탓에 내신이 불리해져 학군 선호도 현상이 수그러진 점 등이 원인이라고 지역 중개업계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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