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재헌씨 이혼소송 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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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재헌씨 이혼소송 전모

일요시사 0 1867 0 0

[일요시사=한종해 기자]세간의 관심에서 사라질 뻔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노재헌(46)씨와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의 장녀 신정화(42)씨가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것이 밝혀지면서 과거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창구라고 알려졌던 신동방그룹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990년 당시 현직 대통령과 재벌가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던 노재헌씨와 신정화씨의 결혼이 21년 만에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노씨 부부의 이혼 소송을 통해 양가에 얽혀 있는 재산 관계가 정리되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내역이 공개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양측이 이혼소송을 제기한 배경에는 ‘불륜’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서로의 주장이 달라 누가 불륜을 저질렀는지는 정확하지 않은 상태이다.

노씨 측은 “이혼소송에서 가정파탄의 책임이 있는 배우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때 불륜 상대방에게도 함께 배상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신씨가 올해 3월 홍콩 법원에 낸 소장에는 “남편이 바람을 피워 결혼생활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에는 소송으로

신씨는 지난 3월 홍콩 법원에 노씨를 상대로 이혼 및 재산 분할, 세 자녀에 대한 양육권 청구 소송을 냈다. 또한 신씨는 이혼 소송과는 별개로 지난 3월과 9월에 노씨 명의의 용산구 이촌동 아파트와 그가 대주주로 있는 한 회사 보유주식에 대해 처분금지 신청을 냈으며 이는 지난 8일 서울가정법원에서 받아들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씨는 지난 10월 신씨와 C모씨(재미 교포)를 상대로 법무법인 바른 소속 변호사들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이혼과 세 자녀 양육권, 위자료 1억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서울가정법원에 냈다. 이에 따라 재판 진행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추가로 드러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씨 측에 다르면 홍콩 법원에 낸 이혼 소송 서류는 4월, 노씨에게 전달됐다. 6월 27일로 예정됐던 첫 재판은 노씨의 연기 신청으로 9월 30일 열렸다. 홍콩 법원의 두 번째 재판은 12월 15일 열린다.

신씨 측은 노씨가 뒤늦게 서울에서 이혼 소송을 낸 이유에 대해 “홍콩 법원에서 노씨에게 재산내역 공개를 요구하자 그를 숨기기 위해 서울 법원에 소송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법원은 지난 6월 두 사람에게 각자 재산 내역을 공개하도록 명령했고, 신씨는 자신의 재산 내역을 법원에 제출했다. 그러나 노씨가 재산 내역을 계속 제출하지 않자, 홍콩 법원은 노씨에게 10월 21일까지 재산 내역을 제출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에 노씨가 재산 내역 제출을 피하기 위해 그 직전(10월 17일)에 한국 법원에 이혼 소송을 냈다는 것이다.

홍콩에 머물고 있는 신씨 측 관계자는 “재헌씨의 홍콩 재산 중에는 ‘노태우 비자금’이 섞여 있고, 홍콩은 해외 재산 추적이 한국보다 쉽기 때문에 노씨가 ‘비자금’이 노출되지 않도록 한국에서 뒤늦게 맞소송을 낸 것 같다”고 말했다.

신씨 측 관계자는 “작년 가을 노씨가 외도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했지만 노씨가 반성하는 기색이 전혀 없이 오히려 재산 숨기기에 급급했다”면서 “한국 법원에 소송을 내면 금방 드러날 것 같아 양가와 아이들을 생각해 조용히 처리하려고 홍콩 법원에 이혼 소송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신씨 측은 “시아버지와 친정아버지 모두 병환 중이기 때문에 홍콩에서 이혼이 성립되더라도 그 사실을 나중에 공개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다”고 말했다.

신씨 측은 또 서울 이혼 소송의 피고로 등재한 재미교포 C씨에 대해 “신씨와 노씨가 모두 잘 아는 친구로 신씨가 그 사람과 딴짓을 할 이유가 없다”면서 “노씨가 거꾸로 자기 불륜을 숨기기 위해 두 사람을 모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자금 관련설 부인

노씨 부부는 노씨가 대학 3학년 때 교내 서클에서 만나 교제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 5월 청와대 본관에서 만찬식으로 약혼을 올렸으며 같은 해 6월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한편 세간의 관심은 이혼과 함께 이루어질 노씨 부부의 재산분할에 쏠리고 있다. 신씨 측 관계자의 말대로 노씨 부부의 재산에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섞여 있다면 재산분할 다툼의 와중에 그 실체가 드러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씨의 아버지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은 사돈인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230억원을 맡아 관리하다 국가에 반환하라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또 신 전 회장은 사위인 노씨에게 뉴욕 부동산들을 헐값에 넘긴 사실이 드러나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부동산을 샀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신 전 회장과 노씨 측은 비자금 관련설을 부인하고 있다.

한편 휴대용 산소호흡기까지 사용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노 전 대통령은 추징금 300억원 가량을 아직 내지 않은 상태라 숨겨둔 비자금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노씨는 1988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1991년에는 박준규 당시 국회의장의 비서로 정치계에 입문하기도 했다.

신씨는 서울대 기악과를 졸업하고 하피스트로 활동하다 1990년 노씨와 결혼했다. 두 사람은 하버드대학 1학년인 딸, 고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을 두고 있다. 뉴욕주 변호사인 노씨는 한때 홍콩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최근엔 SK텔레콤의 자회사인 I사의 대주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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