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페이스 대박' 영원무역 가족경영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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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페이스 대박' 영원무역 가족경영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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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벌써…’성기학 회장 세딸 주요 계열사 장악
모두 등기직 맡아 “지분만 정리되면 후계작업 끝”




‘노스페이스 신드롬’이 불고 있다. 산뿐만 아니라 거리에서도 자주 보이더니 어느새 남녀노소가 즐겨 입는 ‘국민 브랜드’로 등극했다. 덩달아 노스페이스를 팔고 있는 영원무역도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정작 영원무역에 대해선 깜깜하다. 일반에 다소 생소한 탓이다. ‘과연 어떤 회사기에….’ 그 베일을 벗겨봤다.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지난해 업계 처음으로 매출(소비자가격 기준) 6000억원을 달성했다. 노스페이스 운영사인 골드윈코리아는 “지난해 경기부진 와중에도 매출액이 6150억원으로 2010년(5300억원)보다 13% 성장했다”며 “단일 의류 브랜드로 최단 기간(14년)에 이룬 성과”라고 밝혔다.

노스페이스 매출액은 2003년만 해도 800억원에 불과했지만 2006년 1100억원, 2007년 3200억원, 2009년 4500억원으로 급증했다. 해마다 평균 25% 가량의 성장률을 보인 셈이다. 회사 측은 “등산용에 머물던 아웃도어 개념을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평상복으로 바꿨다”며 “산악인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구도 ‘베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중·고교생 사이에 ‘제2의 교복’으로 불릴 정도로 유행하면서 부모의 등골이 휘어진다는 ‘등골 브레이커’란 말이 등장했고, 급기야 가격대별 학생들의 등급을 나눈 ‘노스페이스 계급’이 나돌아 논란이 됐다. 또 가격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는 ‘거품’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렇게 노스페이스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이를 팔고 있는 영원무역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영원무역은 계열사인 골드윈코리아를 통해 국내 노스페이스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노스페이스를 비롯해 나이키, 폴로 등 세계적인 스포츠·아웃도어 제품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생산해 국내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에 수출하고 있다.

그렇다면 영원무역의 후계구도는 어떨까. 영원무역의 오너는 성기학 회장이다. 서울대 무역학과를 나온 성 회장은 군 복무를 마치고 1971년 가발, 스웨터 등을 수출하는 서울통상에 입사해 주로 해외 바이어를 상대하다 그 경험을 살려 1974년 영원무역을 설립했다.

영원무역, 골드윈코리아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성 회장은 슬하에 아들이 없다. 서울 동숭동 목금토갤러리 관장인 부인 이선진씨와 사이에 딸만 셋(시은-래은-가은)을 두고 있다. 성 회장은 일찌감치 세 딸을 경영전면에 내세워 2세 체제를 구축했다.

우선 올해 35세인 장녀 시은씨는 지난해 3월 사내이사로 선임된 와이엠에스에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주회사 영원무역홀딩스의 최대주주(24.46%)로, 이를 통해 30여개의 계열사(해외법인 포함)들을 거느리는 위치에 있다. 와이엠에스에이를 장악하면 계열사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다. 와이엠에스에이는 성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이 모두 45.5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데, 이중 시은씨가 포함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시은씨의 학력도 베일에 싸여 있다. 다만 이화여대 대학원(음악학부)을 나온 것만 알 수 있다. 2009년 4월 이화여대 음대강당에서 대학원 졸업 독창회를 가졌기 때문이다. 시은씨는 가수 타블로의 스탠퍼드대 학력 논란이 한창일 때 한 TV 프로그램에 나와 인터뷰한 여성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시은씨와 이름이 같은 이 여성은 당시 “2000년 스탠퍼드대 역사학과를 졸업했고, 타블로의 학부 선배”라고 자신을 소개한 바 있다. 그러나 동일인물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시은씨는 노스페이스 매장(월곡점)도 직접 운영하고 있다. 2010년 1월 영원무역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사옥 1층(200.20㎡)을 보증금 3억200만원에 임대하는 계약을 맺고 영업을 시작했다.

34세인 차녀 래은씨는 영원무역과 영원무역홀딩스에 포진해 있다. 중학교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것으로 알려진 래은씨는 스탠퍼드대를 졸업했다. 2001년 미국의 엘리트 교육과 관련해 한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이 지면에 실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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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4학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래은씨는 “미국에 유학 와서 5년간 필드하키를 했다. 하루 서너 시간씩 연습을 했고, 학교 대표로 대회에 나가 입상을 했다”며 “이런 기록이 있으니까 스탠퍼드대에서 받아 줬지 그렇지 않았다면 입학이 어림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유학을 마친 래은씨는 곧바로 영원무역에 입사해 현재 영원무역홀딩스와 영원무역 준법(CR)담당 이사로 근무 중이다. 두 회사의 지분을 각각 0.02%씩 갖고 있는 그는 두 회사의 등기임원직도 맡고 있다. 2007년 3월 영원무역홀딩스 사내이사로 선임, 2010년 3월 중임된 상태. 이어 2009년 7월 영원무역 법인이 설립될 당시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이미 전면에 배치

31세인 3녀 가은씨는 골드윈코리아를 책임지고 있다. 성 회장은 1992년 일본 골드윈과 합작 설립한 골드윈코리아를 통해 1997년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를 국내에 들여왔다. 가은씨는 미국 웨즐리대를 졸업하고 골드윈코리아 마케팅팀에 입사해 팀장을 거쳐 2009년 3월 이사로 승진했다. 이때부터 골드윈코리아 등기직(사내이사)도 맡기 시작했다. 현재 노스페이스, 에이글, 골드윈 등 브랜드와 영원무역 광고·홍보·마케팅까지 총괄하고 있다.

세 자매 가운데 추진력이 남다른 성 회장을 가장 많이 닮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은씨는 2006년 1월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CJ그룹 회장)의 장남 주홍씨와 결혼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두 사람은 중매로 만나 수개월의 연애를 거쳐 결혼에 골인했다. 한양대 체육과를 졸업한 뒤 CJ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진 주홍씨는 2006년 3월부터 25.69%의 지분이 있는 조이렌트카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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