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웅의 영사기] , 욕망과 에로티시즘의 함수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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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웅의 영사기] <후궁:제왕의 첩>, 욕망과 에로티시즘의 함수관계

일요시사 0 1243 0 0

박대웅 기자  2012.05.24 09:08:09

[일요시사=박대웅 기자] 욕망과 에로티시즘의 함수관계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영화 <후궁 : 제왕의 첩>을 권한다. 사랑에 미치고, 복수에 미치고, 권력에 미치고, 미치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는 지독한 그곳, '궁궐'에서 벌어지는 에로틱 궁중 사극 <후궁>은 극초반부터 살아남기 위해 누군가를 죽여야만 하는 잔인한 욕망의 면면들을 고스란히 풀어 놓는다.

특히 욕망의 집합들은 파격적인 정사신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관객들의 에로티시즘을 자극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또한 정사 장면들은 낱알처럼 흩어진 채 가십거리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라 극 중 드라마와 인물들에게 강한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이를 통해 관객은 보다 빠르고 보다 정확하게 주제에 다가 서게 된다. 여기에 사극이라는 장르적 특성까지 더해져 광기(狂氣)와 욕망 그리고 에로티시즘이 마치 한 폭의 동양화처럼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룬다. 김대승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순간이다.

<후궁>에서 욕망과 에로티시즘의 함수관계를 풀 결정적 열쇠를 쥔 인물은 누가 뭐래도 조여정이 연기한 화연이다. 화연은 극 초반 권유(김민준 분)와 순수한 정사를 나누던 '사랑스런 화연'에서 점차 생존과 모성만이 남아있는 '광기어린 화연'으로 변해 간다. 이 과정을 화연은 격정적인 정사신과 함께 세밀한 감정 묘사로 담아낸다. 이 시점에서 관객의 뇌리에 남아있던 노출에 대한 이 영화의 잔상은 사라지고 관객은 욕망과 에로티시즘의 함수관계에 대한 거대한 물음 앞에 서게 된다.

섬뜩하리만큼 강렬한 광기의 화연은 오로지 자신과 아들을 지키기 위해 성원대군(김동욱 분)과 권유를 처절하게 이용한다. 근본적으로 성과 에로티시즘은 쾌락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놀이나 유머에 가깝다. 반면 욕망은 소유를 통해서만 해소되기에 치유가 필요하다. 치유없이 소유만을 위한 욕망. 그것은 생각지도 못한 사이 '파멸'이라는 단어를 슬그머니 그러나 그 어떤 장치보다 강력하게 욕망과 에로티시즘의 함수관계에 대한 정답으로 관객 앞에 내민다. 

어느덧 영화는 끝났고, 이제 선택은 바로 당신의 몫이다.

# 한줄 정리

파멸, 욕망과 에로티시즘의 결말

#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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