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카' 선택한 윤석금의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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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카' 선택한 윤석금의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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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기업과 잡은 손 "묘수일까 악수일까?"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오너 한마디에 인수전 딜 구도가 '와리가리'를 하고 있다. 유력 인수 후보로 올라 '샴페인 터트릴 날만 기다리던' GS리테일은 물을 먹었고 교원그룹은 적격예비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웅진그룹은 중국 5대 가전사 중 하나인 콩카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웅진코웨이 지분 31%를 합작법인에 넘기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연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노림수는 뭘까?

국내 유통업계의 '빅딜'로 관심을 모아온 웅진코웨이 매각은 지난 2월6일 웅진그룹이 매각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지난달 29일 본입찰이 마감됐고 롯데쇼핑, GS리테일, 교원그룹, MBK파트너스, 콩카그룹이 참여했다.

하지만 하이마트를 손에 쥔 롯데쇼핑이 일찌감치 인수 포기를 선언했고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경쟁업체인 교원은 안 된다"고 나서면서 GS리테일이 유력한 우선협상자로 떠올랐다.

뒤통수 맞은 GS리테일

지난 6일까지만 해도 이 구도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당시 웅진그룹 관계자는 "큰 문제가 없는 한 GS리테일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고 GS리테일 측도 "가격 등 구체적인 협상이 남아있지만 코웨이 인수에 대한 샴페인 터트릴 날만 기다리고 있다"고까지 말했다.

하지만 1주일도 지나지 않아 매각주간사인 골드만삭스와 웅진그룹 측이 "GS리테일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거기에 "중국 콩카그룹이 경영권 보장 등을 골자로 새로운 제안을 해왔다"면서 "그룹 발전에 도움이 되면 콩카그룹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할 것"이라고 했다. 믿는 도끼에 제대로 발등을 찍힌 격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GS리테일 매각 대금이 웅진그룹 측의 기대보다 떨어져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자존심을 매우 상하게 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웅진그룹은 당초 매각금액으로 1조5000억원대를 예상했지만 인수자로 유력했던 GS리테일은 약 1조2000억원을 제시했다. 이에 윤 회장이 "이럴 바에는 코웨이 매각을 재검토하라"라는 얘기를 했다는 후문이다.

급기야 웅진그룹은 콩카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웅진코웨이 지분 31%를 1조1500억원에 넘기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콩가그룹이 들고 나온 합작법인 카드가 경영권을 유지하고자 했던 윤 회장의 환심을 샀기 때문에 GS리테일이 제시했던 금액인 1조2000억원에 못 미치는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콩카그룹은 중국에서 가전제품에 주력하고 있는 회사로 하이얼,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TCL과 함께 중국 5대 가전업체에 속한다. 콩카는 모회사인 중국 국영기업 OCT그룹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해 3조원 안팎의 매출을 올렸다.

GS로 간다던 코웨이, 중국 5대 가전사와 합작법인
오너 한마디에 뒤집힌 딜, 매각 결말은 어떻게 날까?

콩카는 중국 정수기 내수시장 공략을 위해 웅진그룹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작법인은 콩카그룹과 웅진그룹이 각각 51대49로 출자해 설립하기로 했다. 지분은 콩가가 웅진보다 높지만 인수 후 한국사업, 중국사업은 각각 웅진그룹과 콩카그룹이 맡기로 했다.

코웨이가 콩카그룹에 매각되는 것이 최종 결정난 것은 아니지만 윤 회장이 콩카를 '최종안'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합작법인을 함께 설립할 경우 웅진그룹 입장에서는 급한 자본을 유지하고 경영권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다시 사들이기 위한 방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합작법인 형태는 코웨이가 그룹의 품으로 돌아오기가 좀 더 수월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는 그룹 오너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고 이 때문에 업계에선 재인수 관련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계획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우선협상자 결정에 대해서는 "예정 일정은 아직 잡혀있지 않으며 현재 본입찰에 응한 인수희망자들과 인수조건 등을 지속적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웨이 인수전에서 콩카그룹이 승리한 것처럼 보이던 상황은 지난 16일 매각 주체측이 또다시 말을 바꾸며 급변하기 시작했다. 웅진그룹와 골드만삭스 측은 "콩카그룹 측과 인수조건에 대해 심도있게 대화를 나눴다"면서도 "아직까지도 콩카그룹이 우선협상자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했다. 또 "콩카그룹에 매각하는 것이 웅진 측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GS리테일 측과 긍정적으로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각 철회 하나?

웅진 측이 코웨이 매각을 철회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다. 윤 회장이 직접 나서 "매각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매각 철회는 없다"고 밝혔지만 애초 웅진 측은 6월 말 코웨이 매각을 완료한다는 입장이었다. 애꿎은 주주와 직원들의 속만 타들어 가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코웨이 매각에 대한 최종 결정은 결국 윤 회장의 몫"이라며 "가격이나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빨리 결단을 내려야 기업 이미지에 대한 시장 반응이 냉랭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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