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실체 드러낸 '북한 퍼스트레이디' 리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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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드디어 실체 드러낸 '북한 퍼스트레이디' 리설주

일요시사 0 1157 0 0

[일요시사=조아라 기자]세계 언론이 난리다. 웬만한 할리우드 스타보다 더 조명을 받고 있다. 김정은(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자신의 부인을 공개했다. 예상대로 각종 공식석상에 등장한 묘령의 여인이었다. 주인공은 리설주. 원체 정보가 없다보니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북한의 퍼스트레이디 리설주, 그녀는 누구일까.

북한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25일 "김정은 원수님께서 부인 리설주 동지와 함께 준공식장에 나오셨습니다"라고 보도했다. 김정은 부인의 존재를 공식 인정한 것이다. 리설주의 이름이 총 4번에 걸쳐 언급됐다. 결혼 시기와 자녀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부인 존재 공식 인정
총 4번에 걸쳐 언급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홈페이지에 북한 김정은이 평양 능라인민유원지 준공식에 참석해 부인 리설주와 팔짱을 끼고 걸어가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리설주는 노란 물방울무늬의 붉은색 재킷과 검은색 스커트차림에 검은색 하이힐을 신고 있었다.

북한의 퍼스트레이디로 공식 인정을 받은 리설주는 2009년 결혼한 것으로 전해진다. 둘 사이에 자녀가 1명 있다는 설도 있으나 공식적으로 확인된 내용은 없다.

국정원에 따르면 리설주는 1989년생으로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 평양 금성제2중학교를 졸업했으며 중국으로 건너가 성악을 전공했다. 중국의 한 매체는 "유명 가수이며 김일성대 박사 과정생"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김정은과 결혼 후 김일성종합대학에서 6개월 동안 퍼스트레이디 교육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리설주가 예술단원 출신이라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대사관 관계자들과 함께 관람한 은하수관현악단의 음악회에 '리설주' 이름의 가수가 등장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송 되었다.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대북소식통 등이 리설주가 예술인 출신이라고 추측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여가수의 동그란 얼굴형과 이목구비 등이 김정은의 부인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인을 비롯해 가족을 철저히 비공개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며느리를 무대에 세웠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아 동일인물로 보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김정은과 결혼…자녀 있다는 소문 나돌아
평번한 가정서 태어나 성악 전공한 유명 가수
2005년 인천육상대회 때 응원단으로 남한 방문

리설주는 지난 7일 모란봉악단 시범공연 때 김정은과 나란히 앉은 모습이 공개되면서 처음 등장했다. 당시 리설주를 두고 수많은 추측이 나왔다.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라는 설부터 시작해, 또 다른 여동생 김정옥, 배우자, 모란봉악단 관계자 등 수많은 설이 나왔다.

리설주의 베일을 벗길 주목할 말한 사실도 밝혀졌다. 리설주가 과거 한 차례 남한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동일인물로 거론된 것이 발단이었다. 정보당국이 관련 기록을 끈질기게 추적한 결과 2005년 9월 인천에서 열린 16회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청년학생협력단' 소속으로 온 여학생을 포착했다. 사진 속 리설주는 얼굴 생김새 등이 김정은 부인과 매우 흡사하다.

정부 당국자는 "남한을 방문했던 학생 리설주가 노래와 악기연주에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었고 우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악단 가수로 성장하겠다는 꿈을 밝혔었다는 점에서 은하수관현악단의 가수 리설주와 동일인물일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 정청래 민주통합당 의원은 26일 전체회의에서 국가정보원의 보고를 인용, "리설주가 2005년 9월 인천 아시아육상대회에 응원단 자격으로 참석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2004년 금강산에서 열린 전교조 주관의 남북 교사회담에 참석하여 중학생 신분으로 남한 인사와 접촉한 기록도 발견됐다. 인천 방문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그러한 의문은 사실인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이러한 기록들은 리설주가 김정은의 부인으로 간택된 이유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성장 과정에서 남한의 발전을 목격한 리설주가 어떤 식으로든 김정은의 개혁‧개방 구상에 도움을 주거나 조언을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김정은의 부인으로 정해졌다는 평가이다.

하지만 북한은 퍼스트레이디의 프로필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퍼스트레이디로서의 행보와 역할에 대해서 국내외 언론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리설주가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만큼 이러한 측면이 김정은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정치가 유연해져 점진적으로나마 개방을 향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북한에서 최초로 퍼스트레이디가 발표된 것도 전 정권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스타일이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는 리설주가 북한 역사에 변곡점이 되길 바라는 분위기다.

베일에 쌓인 채 방송을 통해 모습만 드러냈던 김정은의 부인의 이름이 공식석상에서 공개 된 것을 두고 많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김정은이 김일성‧김정일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기 때문이다.

"개혁·개방 구상에
조언자 역할할 듯"

김일성과 김정일의 배우자들은 모두 은둔의 여인으로 남겨졌다. 김일성은 사망 한 달 전에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부부를 맞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부인 김성애를 공개하지 않았다. 김정일의 경우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를 비롯해 성혜림, 김옥 등 4~5명의 부인을 뒀지만 이들의 존재 자체도 대외적으로 비밀에 부쳤고 공개석상에서 동반한 사례도 없었다. 김정은 우상화 차원에서 기록영화에 김정일‧고영희의 생전 모습이 공개된 것이 전부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10대 때 유럽(스위스 베른)에서 유학했던 김정은이 부인을 동반한 서구 지도자들의 모습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주민들에게 이전과는 다른 리더십이 등장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은 아직까지 북한 내에서 '철없는 어린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떼지 못했다. 어린 이미지는 권력기반을 다지기에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아직 서른이 안 된 나이지만 부인이 있다는 점을 외부에 대대적으로 공개해 '꼬마대장' 이미지를 불식시켜 권력 추국의 기반을 확실히 하려는 시도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나아가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치밀한 각본이 짜여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달 초 아무런 설명도 없이 리설주를 전략적으로 방송에 공개해 궁금증을 확대했다는 분석이다.

시나리오 '미스터리 여인' 공개
아킬레스건 '꼬마지도자' 이미지 벗나
체제 굳히기 계산…"개방 리더십 보인다"

시나리오 진행의 행동 대장으로 지목 받는 사람은 김경희 (노동당 비서)와 그 남편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다. 김경희는 김정은의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는 고모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북한의 선전‧선동 전문가들이 각본에 따라 치밀하게 시기를 정해 실명을 공개함으로써 이목을 집중시키려했다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김설주를 김정은의 옆자리에 세워놓고 반응이 충분할 때까지 여론을 살폈다는 얘기다. 이들이 이영호 총참모장을 숙청하고 원수 칭호를 붙이는 등 권력기반을 충분히 다져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실제 조선중앙TV 기자출신 탈북자 장해성씨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치밀한 각본하에 김정은의 부인을 노출시켰다고 밝혔다. 장씨는 "언젠가는 마누라라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해서 미리 사전 포장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일성 부인 김성애를 예로 들며 "김일성이 독재체제를 강화하면서 김성애가 어떻게 해볼라고 난리치면서 텔레비전에도 많이 나갔다. (그런데)김정일한테 완전히 칼맞았지"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일의 부인 고영희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고영희는 만수대예술단 배우였다. 아는 사람도 굉장히 많았다. (김정일이)너무 색을 밝히다 보니까 마누라로 내세우기 민망했을 것"라며 김정은의 노출 전략은 이들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씨의 인터뷰로 미루어 보면 김정은의 이 같은 행동은 할아버지 김일성, 아버지 김정일과 뚜렷한 차별화를 통해 자신의 입지를 분명히 하는 것으로 보이며, 충분히 계산된 행보로 볼 수 있다는 데 설득력이 더해진다.

선대와 다른 행보
권력기반 다지기

북한의 나이 많은 군부를 상대하기에 김정은은 나이가 어린 편이다. 권력의 뿌리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도 어린 나이에 대한 우려를 완화할 필요가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김정은의 일련의 행보들은 이를 의식하고 극복하려는 굳은 의지의 표출로 진단된다.

리설주가 김정은의 부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외신들은 난리다. 그만큼 이례적이라 그렇다. 외신들은 김정은-리설주 부부의 유명세가 헐리우드 스타 부부인 브래드피트-안젤리나 졸리 못지 않다고 보도했다. 또 북한이 김정은의 결혼과 배우자의 이름을 공개한 것은 '개방적 리더십의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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