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맥주 좋아하는 남성,‘귀족병’통풍 걸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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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맥주 좋아하는 남성,‘귀족병’통풍 걸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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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의 원인과 예방법

40대 직장인 유현석씨는 1년 365일 중에 360일 고기를 먹을 정도로 ‘고기마니아’라고. 그는 “역시 고기를 먹을 때 시원한 맥주가 빠질 수 없다. 특히 요즘 열대야가 심해 잠 못 이룰 때면 맥주 한두 캔은 기본으로 마신다. 더위를 이기는 데는 맥주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통풍으로 인한 사망원인, 합병증인 심장질환·뇌혈관장애로 인한 경우 많아

아이 낳는 고통만큼 아프다는 ‘왕의 병’ 통풍. 그러나 유씨처럼 고기를 즐겨먹고 덥다고 무심코 들이킨 맥주가 발가락에 심한 통증을 일으키고 관절이 붉게 부어오르는 ‘통풍’의 주된 요인이라는 것.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에 따르면 ‘통풍(M10)질환’의 실 진료환자수가 2001년 8만2000명에서 2005년 13만7000명, 2008년 19만5000명으로 나타나 연평균 13%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실 진료환자수는 2008년 기준으로 남성이 17만6000명이었고 여성은 1만9000명으로 나타나 남성이 여성보다 9배 이상 많았고, 연령별로는 40대와 50대가 각각 4만7000명과 4만8000명으로 전체 진료환자의 48.5%를 차지했다.

통풍은 서양에서는 고대로부터 잘 알려진 질환으로 주로 왕족이나 귀족 등 지배계급에서 많이 발병해 ‘귀족병’이라 불리었다.

귀족병 통풍, 고혈압·비만
당뇨병 있을 때 동반

통풍이란 혈액 속에 요산이 장기간 높은 상태로 유지되어 요산결정체를 형성해서 관절 주위에 침착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고요산혈증이 10∼20년 장기간 지속되면 통풍으로 발병할 위험성이 높아진다.

통풍은 주로 40대 이후의 남자에게 발생하며 여성은 전체 통풍 환자의 1% 정도에 불과하며, 특히 폐경기 이전의 여자 환자는 유전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단히 희귀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식생활이 점차 서구화되어 가면서 통풍의 발병 연령이 과거보다 낮아져서 20~30대에도 발병하기 한다.

통풍은 간혹 유전적인 원인에 의해 생기기도 하며 비만, 음주, 음식물도 통풍이 생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관절염 증상을 동반하는데, 전체 통풍환자의 90% 이상이 엄지발가락 부위의 관절염 증상을 호소한다. 초기에는 한군데 급성적으로 나타났던 관절염이 소멸과 재발을 반복하다가 재발빈도가 점차 증가해 급기야는 다발성 관절염 증상을 보인다.

전재범 한양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실제로 통풍은 그 자체보다는 오히려, 동반되는 질환이 더 중요하다. 즉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당뇨병이 있을 때 잘 동반해서 발생한다. 또한 통풍이 있는 환자의 사망원인을 보면 통풍 자체보다는 이와 같이 동반된 질환의 합병증 즉 심장질환, 뇌혈관장애 등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퓨린 함량 높은 맥주
요산 증가시켜 통풍 위험

통풍성 관절염을 치료하지 않고 오래 되면 요산의 결정체가 덩어리를 이루어서 피하조직에 침착하여 딱딱한 혹과 같은 형태를 취하게 된다. 이런 조직은 귀바퀴를 비롯한 신체 어느 부위에도 발생할 수 있다. 심지어 심장의 판막에도 통풍의 결절이 발견된 경우도 있다. 이렇게 결절이 전신적으로 퍼진 경우에는 이런 결절이 관절 내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만성적인 관절증상이 나타난다.

통풍은 관절염이 가장 흔하지만 신장에 요산의 결정체가 침착해 급성 또는 만성적으로 신장의 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신장의 병변은 급성 신부전증이 발생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만성적인 신장병변이 나타나지만 혈액투석을 해야 할 정도로 심한 신장 기능의 장애는 흔치 않다.

통풍의 치료는 질환의 원인이 요산과 요산결정이 몸 안에 쌓여서 생기는 것이므로 요산의 형성을 억제 하거나 소변으로 많이 내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흔히 쓰는 약물은 요산의 생산을 억제하는 약물과 소변으로 요산을 많이 배출시키는 약물로 구분된다.

퓨린 함량이 매우 높아서 요산의 수치를 높이는 음식에는 멸치, 육즙, 청어, 정어리, 메주 등이 있고 아주 높지는 않지만 피해야할 음식에는 대구, 고등어, 간류, 연어, 송아지고기, 베이컨 등이 있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살코기, 생선, 술 등을 많이 섭취하면 통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전 교수는 “퓨린이 거의 없는 무퓨린 식사를 하더라도 혈중 요산은 1mg/dl 정도만 내릴 수 있다. 다만 약물 치료를 계속해도 혈중 요산이 잘 내려가지 않고 자꾸 관절염이 재발하는 사람이나, 과식을 했다 하면 곧바로 관절염이 재발하는 사람, 또는 급성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는 퓨린이 아주 많은 식품은 제한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 교수는 “일반적인 식품 외에도 술은 금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술은 요산의 합성을 증가 시키고 소변으로 배설도 억제해서 급성발작의 발생률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맥주는 이에 포함돼 있는 퓨린체 때문에 요산의 증가가 더욱 현저하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남연희 <메디컬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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