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KT 낙하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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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KT 낙하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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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고 떨어지다 또 떨어졌다

[일요시사=김민석 기자] '민영화 열돌'을 맞은 KT가 또 다시 청와대 출신 인사를 임원급으로 영입했다. KT는 MB정부에만 10여 명의 '낙하산'인사들을 영입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KT 수장 이석채 회장부터 그랬다. MB정부 들어 낙하산으로 시작해 낙하산으로 끝나는 KT, 그 끝은 어디일까?

지난 7월1일 KT가 청와대 민정수석실 소속 장치암 전 행정관을 커스토머부문 상무보로 영입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또 다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해당 직책은 소비자, 협력사, 규제기관 등과의 각종 법률 분쟁 관련 업무를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출신인 장 전 행정관은 경찰청 특수수사과에서 10년 넘게 근무하는 등 30년 가까이 수사 분야 형사로 활동해왔고 이명박 정부 출범 뒤 청와대로 파견됐다. 그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치안 관련 분야 선임행정관(별정직 공무원)을 지냈다.

장치암 전 행정관 영입을 두고 KT 관계자는 "직전 소속 청와대보단, 30여 년간 경찰관으로 근무해온 경력이 회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돼 영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낙하산용 부서 신설

장 전 행정관도 "30년 가까이 경찰경력과 청와대에서 공직생활을 해오면서 쌓아온 전문성을 민간 기업에서 펼치고 싶어 KT에 입사하게 됐다"며 "흔히들 얘기하는 권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만큼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MB정부 들어 KT는 끊임없이 낙하산 인사를 받아들여 '자리 나눠 먹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계속돼 왔다. '낙하산' 논란은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과 동시에 제기됐다. 이 대통령은 "더 이상 낙하산 인사는 없다"며 능력 위주 인사를 강조했다. 하지만 대통령에 취임한 지 한 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낙하산 인사가 단행됐다.

2008년 4월 이태규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KT 전무이사에 내정돼 논란이 된 것. 당시 여권에서 "청와대가 정권 핵심을 대표 통신사에 낙하산으로 꽂아 넣은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 전 비서관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에게 능력을 인정받아 17대 대통령 대선 과정에서 이 대통령 대선 캠프 기획단장·전략기획분과 간사를 거쳐 한나라당 선대위 전략기획팀장에 기용됐던 인물로 알려졌다.

이후로도 KT는 이명박 대선캠프 출신, 대통령직인수위 출신 등 현 정권 관련 인사들을 대거 받아들여 '보은성 인사 집합소'라는 비판을 들었다.

청와대 행정관 출신 비밀리 임원으로 영입
"회장부터…" MB정부 10여명 보은성 인사

특히 이석채 KT 회장 취임 이후 낙하산 인사가 더욱 심해졌다. 당시 민주당 문광위원들은 "청와대 비서관 출신을 비롯해 대통령직인수위 출신, 여당의 총선 낙선자 등 현 정부 핵심인사들이 낙하산으로 내려와 KT 고위직에 포진하고 있다"며 "KT가 현 정권인사들의 낙하산 전당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KT의 수장 이석채 회장도 낙하산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김영삼 정부 시절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냈던 인물로 MB정부가 출범한 후 대통령이 임명하는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을 지냈다. 그는 경북 성주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 69년 행정고시 7회로 공직에 입문, 경제기획원 예산실장, 농림수산부와 재정경제원 차관, 정통부 장관을 거쳐 지난 96년 김영삼 정부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일했다. 이후 김대중·노무현 정부와는 거리를 유지하다 2009년 KT 회장으로 취임한 것이다.

같은 해 3월에는 17대 대선 때 이명박 후보 캠프의 모바일팀장을 맡은 김규성 전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의회 부회장을 모바일 광고 사업업체 M하우스 사장으로 영입했다.

비슷한 시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된 이춘호 한국방송 이사와 허증수 경북대 교수도 낙하산 의혹을 받았다. 이 이사는 이명박 정부 첫 여성부 장관 후보에 올랐다가 부동산 투기 및 축소신고 의혹을 받아 낙마했고 허 교수는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국가경쟁력강화특위 기후·에너지변화태스크포스팀장으로 활동하고 있을 때 인천시로부터 향응을 받은 게 문제가 돼 물러났다.

낙하산 인사를 위해 신설한 부회장 자리와 조직이 2년 만에 사라진 적도 있다. 석호익 전 부회장의 취임과 함께 만들어진 부회장직과 그가 관할해온 대외 업무총괄(CR) 부문이 석 전 부회장이 19대 총선 출마를 위해 2011년 9월 퇴사하면서 동시에 없어진 것이다.

석 전 부회장은 2008년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경북 고령·성주·칠곡에 출마해 낙마한 뒤, 2009년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 속에 KT 부회장으로 취임했다. 석 부회장은 지역구 출마에 뜻을 두고 있어 KT 직책이 경력 관리용이자 총선 대비용이라는 지적이 많았지만 이석채 KT 회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인사를 강행했다.

쉬지 않고 떨어져

2010년 12월에는 KT가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을 '그룹 콘텐츠 전략 담당'이란 자리를 신설까지하며 전무로 내정해 낙하산 인사 논란의 정점을 찍었다. 당시 KT 안팎에선 김 전무의 내정을 두고 "김 전 대변인은 MBC 기자·앵커 출신으로 통신관련 경력이 전무한데  IT산업의 대표 기업인 KT 미디어·콘텐츠 전략을 총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KT 영업직 이해관씨는 공개적으로 김 전무 영입을 낙하산 인사라며 비판하기도 했는데 얼마 후 이씨가 강제 인사 조처를 당하면서 보복 인사 논란도 일었다.

이렇듯 KT의 낙하산 인사 논란은 지난 2009년 이석채 KT 회장의 취임을 전후해 아주 만성화 돼 최근 들어 '낙하산 착륙장'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이 대통령의 임기가 6개월 정도 남은 지금 MB표 KT행 낙하산이 더 떨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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