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못 차린 크라운해태 '직원 노역'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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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못 차린 크라운해태 '직원 노역'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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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회사야? 건설 용역사야?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이 온 힘을 다해 조성중인 '송추아트밸리'가 또 시끄럽다. 올 초 크라운해태제과 직원이 작업 도중 추락사하는 사고가 벌어지면서 '직원 강제 노역 동원' 논란이 일었음에도 불구하고 '워크숍'이라는 명목하에 직원 강제 동원을 재개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쉬고 싶은 토요일. 그런데 이 토요일을 빼앗아간 회사 오너가 있다. 바로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이다. 모 언론에 따르면 크라운해태제과 직원들은 매주 토요일 양주시 장흥면 송추아트밸리에서 소나무 가지치기를 하고 있다. 크라운해태제과는 비스킷, 스낵, 사탕 등의 과자류 제조업체다.

죽음 부른 강제 동원

지난 2월4일 크라운해태제과의 고객관리팀장 이모(45)씨가 송추아트밸리 공사 작업장에서 추락해 숨진 일이 발생했다. 고객관리팀장이 왜 토요일에 공사 현장에 있었던 걸까?

숨진 이씨는 회사에서 직원들의 예술지수를 높이기 위해 진행하는 사내 연수 프로그램인 'AQ체험'을 하기위해 연수원에 갔지만 체험장으로 쓸 공사현장에서 일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 당시 이씨는 3m 높이 철제 임시 구조물에서 함석 지붕을 달려다 발을 헛디뎌 떨어졌고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사고가 나기 얼마 전까지 크라운해태제과 임직원들은 아트밸리의 체험관에서 나무와 돌로 조형예술작품을 설치하는 작업을 했다. 이씨는 아트밸리의 집짓기 체험관이 새로 만들어지면서 동원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안전모·안전화 등 안전장구를 전혀 갖추지 않은 채 작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함께 동원된 52명의 직원도 마찬가지였다.

크라운해태제과는 2008년 6월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송추아트밸리 조성작업에 직원들을 강제 동원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승 등 아트밸리에 있는 대부분의 옥외 조형물, 체험 공간으로 사용되는 가건물, 길까지 크라운해태제과 직원들이 손수 만들고 지었다. 이는 '창의성은 머리가 아닌 손끝에서 나온다'는 윤 회장의 지론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
하지만 주말에 동원된 직원들은 추가 근무수당도 받지 못했다. 여기에 불참 시 임원에게 확인서를 받아야 했고 이 경우 다른 직원과 순서를 바꿔 인원을 채워 넣어야 했다. 사실상 강제에 가까웠다.

팀장·임원급은 1∼2주에 한 번, 일반 직원은 2∼3달에 한 번꼴로 작업장에 동원됐다. 한 번 동원 될 때마다 오전 9∼10시에서 오후 4∼5시까지 일을 했다. 남자직원은 삽으로 땅을 다지거나 전기톱으로 나무를 자르고 가건물을 짓는 등의 작업을 했다. 그동안 여자직원은 점심을 준비하거나 설거지를 하고 방문객들을 안내하는 일을 했다.

이 과정에서 전기톱에 손을 다쳐 봉합수술을 받거나 다리가 부러지는 등의 안전사고도 빈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내부에선 작업을 거부할 경우 퇴사해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다.

휴일인 토요일에 사무실도 아닌 서울에서 1시간 거리인 경기도 양주까지 출근해야 하니 직원들의 불만도 극에 달했었다.

올초 간부 사망했는데…강제 동원 재개 의혹
"의사 상관없이 호출" 참석 여부 인사고과 반영?

당시 크라운해태제과 측 관계자는 "체험시설이 부족해 추가로 설치하는 과정에 일부 직원들이 보조 작업 지원을 위해 투입됐는데 여기서 사고가 났다"며 "완벽한 안전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사내에서 진행하는 AQ 체험은 당분간 보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최근 '워크숍'을 명분으로 한 '직원 강제 동원'이 재개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9월25일 한 매체에 따르면 크라운해태제과는 송추아트밸리에서 직원들 워크숍을 재개했다. 일부 남성 직원들은 이곳으로 불려가 산림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소나무 가지치기 등의 작업을 했다. 이번에도 역시 안전장비는 없었다.

이 매체에서 크라운해태제과 한 직원은 "현장에 가보면 소나무가 200~300여 그루 있는데 예전에 이 소나무 가지를 자르기 위해 산중턱까지 올라가기도 했다"며 "전기톱으로 작업을 하는데 안전장비가 거의 없어 하마터면 팔을 잘릴 뻔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또 다른 직원은 "평상시에는 소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주변의 나무나 잡풀을 제거하거나 가지치기를 하고 겨울에는 소나무 위에 쌓인 눈을 치우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크라운해태제과는 직원들에게 참석하지 않을 경우 인사고과 등 불이익을 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라운해태제과 내부에서는 팀장급의 경우 괜히 참석하지 않았다가 다음번 인사에서 한직으로 발령 나는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크라운해태제과 측 관계자의 말은 달랐다. "사실무근"이라는 것.

이 관계자는 "크라운해태제과는 올해 2월 사고 이후 직원들을 작업에 동원한 적은 없다"며 "워크숍은 영업직원들을 대상으로 연수원에서 진행한 사항이다"고 해명했다.

또한 "직원 동원 자체가 없었는데 전기톱을 사용해 소나무 가지치기를 했다는 것과 참석 여부에 따른 인사고과 반영은 말이 안 된다"고 부인했다.

회사 측 전면 부인

송추아트밸리는 크라운해태제과가 2007년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부곡리 송추유원지 인근 330만m² 부지에 조성하는 복합문화예술단지로 유리 공예·장승 만들기 등 체험을 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신진 조각가 10여명이 입주한 작업실, 크라운해태의 국악오케스트라 락음국악단 연습실, 회사 연수원, 삼림욕장, 아트숍, 레스토랑 등이 갖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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