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야권단일화 열쇠 쥔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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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야권단일화 열쇠 쥔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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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문·안 단일화' 여부 결정한다?!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결국 '전격 사과'를 했다. 박 후보의 콘크리트 지지율이 균열을 보이던 시기였다. 야권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와 함께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앞에 '박근혜 대항마'라는 수식어도 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천적이 없어지니 야권단일화의 명분도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수면 아래 잠복해 있는 형국이다. '박근혜의 어부지리'가 아직 대선판의 일격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대선가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집안 문제 탓만은 아니다. '안풍'과 '문풍'이 한꺼번에 불어 닥친 것.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경선을 통해 대선후보로 확정되고,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출마선언을 한 이후 이들의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자 박 후보는 지난 9월24일 오전 9시 새누리당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과 미루더니 '휘청'

9월 셋째 주(9.17~9.21) 주간 집계 다자구도에서 박 후보는 1주일 전 대비 3.5%p 하락한 37.5%를 기록한 반면, 안 후보는 2.5%p 상승한 27.2%로 2위, 문 후보는 3.4%p 상승한 22.6%로 3위를 기록했다.

양자대결에서는 안 후보가 1.9%p 상승한 46.9%를 기록, 박 후보는 3.2%p 하락한 44.1%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두 후보 간 격차는 2.8%p로 나타났다.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양자대결에서는 문 후보가 5.3%p 상승한 47.0%의 지지율을 기록, 박 후보는 3.4%p 하락한 45.0%로 나타나 문 후보가 박 후보를 앞섰다.

박 후보는 계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 9월25일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다자대결에서 박 후보 36.4%, 안 후보 32.0%, 문 후보 20.4%로 나타나 박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 범위 내인 4.4%p로 좁혀졌다.

전주의 경우 박 후보와 안 후보의 차이는 10.3%p였다. 안 후보가 박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한 것이다.

안 후보는 박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50.9%대 40.9%로 10%p 차로 박 후보를 따돌렸다. 문 후보와 박 후보의 양자대결에서도 문 후보가 48.3%로 박 후보(43.3%)를 5.0%p 차이로 앞섰다.

박 후보는 3자대결에서 안 후보에게 맹추격을 허용하며 가까스로 1위를 유지하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한 여론조사전문가는 “박 후보의 지지율 하락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듯”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러한 지각변동에 부산·경남의 민심도 한몫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박 후보의 지지기반이 뿌리째 흔들리며 일대 위기를 맞고 있다.

야권후보 지지가 40%대까지 오르면서 전통적 새누리당 지지기반 자체가 변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박 후보가 지난 9월24일 아버지의 역사에 대해 사과한 직후 곧장 부산을 찾아가 지방 민생 행보를 시작한 것도 이런 위기 징후와 무관치 않다는 얘기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9월21일과 22일 양일간 실시한 조사에서 PK(부산·경남) 지역의 경우 다자대결에서 박 후보가 50.7%로 겨우 과반을 점한 것도 그렇다.

한 전문가는 매체를 통해 "공동으로 만든 TK(대구·경북) 정권하에서 저축은행 사태, 가덕도 신항공 무산, TK 편중인사 등을 보이며 민심이 1차 이반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다시 TK 출신인 박 후보가 나선 반면, 문 후보와 안 후보는 모두 PK 출신인 대선후보구도가 민심의 출렁임을 더욱 크게 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미 박 후보의 표심은 분열의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는 얘기다.

박 후보는 이런 와중에도 '제수 성폭행' 의혹에 휩싸인 김형태 의원과 논문 표절 의혹에 둘러싸인 문대성 의원을 자진 탈당 형식을 통해 내보냈다.

또한 공헌헌금 비리 사건의 현영희 의원과 현기환 전 의원도 제명을 통해 출당시키며 개인문제로 내몰았다.

문재인·안철수 양자대결 지지율 앞서
1:1싸움 승산 있어 '어부지리' 위험

특히 박 후보는 송영선 전 의원은 제명으로, 홍사덕 전 의원은 자진탈당으로 측근비리 문제를 해결해 '꼬리 자르기'로 쇄신과 사과를 회피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받았다.

그럼에도 박 후보의 지지율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콘크리트 지지율이 박 후보가 사과를 피할 수 있는 명분이 된 것 아니냐는 뒤늦은 목소리도 나왔다.

바로 이 대목을 두고 지지율의 오류이자 착시현상이라는 지적이 있었던 것이다.

박 후보의 역사 인식 논란이 불거지는 가운데 유력한 야권후보가 대선 대열에 합류하자 박 후보의 지지율은 '앓던 이 빠지는 것'처럼 맥없이 무너졌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박 후보에 대한 잠재된 불신이 터져 나오면서 지지율로 반영된 것"이라며 "지지율 하락은 사실 어느 정도 예측한 면도 없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박 후보의 악재에 야권 정치인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정치인은 건재한 지지율에 도사리는 위험을 상기하며 경각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박 후보에게 '사과를 늦출 수 있는 명분'이 악재가 된 것이고, 야권후보에게는 '단일화를 늦출 수 있는 명분'이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 후보가 정치권에 등판하게 된 계기도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안 후보는 '박근혜대세론'을 유일하게 잠재울 대항마로 떠오르며 정권교체를 이룰 인물로 급부상했다.

이는 민주당에도 단일화 명분을 던지며 '문안드림팀'이라는 공생프레임을 정권교체의 필수 조건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안 후보와 문 후보가 각각 여론조사 다자대결에서 박 후보를 따돌리면서 이러한 단일화 명분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1:1 싸움에서도 승산이 있는데, 협공을 해서 권력을 나눌 필요가 없어진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것이 이번 대선 판의 최대 변수로 남아 있다.

또한 이러한 현상은 패배의 원흉으로 불리던 '대세론'의 위험을 단적으로 나타낸다.

정치권 관계자는 "트랙을 혼자 달리면 전력질주할 필요가 없어진다. 경쟁자가 있어야 한다. 천적이 없는 정치는 오래가지 못한다. 이것이 대세론의 허점"이라고 설명했다.

혼자 오르려다 '털썩'?

민주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박 후보의 지지율 하락이 야권단일화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박 후보의 지지율은 30%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난공불락과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한 "앞으로 안 후보와 문 후보가 어떤 사건을 벌이고 어떠한 이슈를 만들지에 따라 확장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반면 표심을 이탈하게 만들 수도 있다"라며 "박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단일화 필요성이 없어졌다고 생각하는 후보가 있다면 그것은 필패로 연결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단일화는 선거승리만을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사상을 아우르고 분열을 통합으로 이끌어 마치 퍼즐조각을 맞추듯 시대적 사명을 이뤄나가는 데 의미가 더욱 크다"라고 말해 야권단일화의 본래 의미와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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