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문안드림팀' 저지 비책 대해부

한국뉴스


 

박근혜 '문안드림팀' 저지 비책 대해부

일요시사 0 702 0 0

잘 막으면 대권 직행, 못 막으면 벼랑 직행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추석 직후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양자대결 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에게 모두 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후보와 안 후보 간의 단일화 경쟁이 사실상 이번 대선의 결승전으로 떠오른 이유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박 후보가 앞으로 야권단일화 저지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그렇다면 박 후보가 단일화 저지를 위해 내놓을 비책은 과연 무엇일까? <일요시사>가 미리 살펴봤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최근 기상시간을 새벽 4시까지 앞당겨 강행군에 돌입했다. 싸늘한 추석민심에 화들짝 놀란 까닭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추석이 끝난 직후 전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신뢰수준 95%, 오차범위 ±2.5%p) 박 후보는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라 불리는 40대 표심을 잡는데 일단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전통적인 표밭인 PK(부산·경남)지역마저 흔들리고 있는 양상이라 박 후보의 위기감은 극에 달했다.

다자대결 필승
양자대결 필패

일부 여론조사에선 박 후보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기도 했지만 추석민심을 잡기 위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전향적 사과까지 마다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무척 참담한 결과다. 게다가 박 후보는 문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는 47.7%대 47.2%로 패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안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는 50.0%대 43.8%로 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후보와는 오차범위내의 근소한 차이지만 안 후보와는 오차범위 밖까지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박 후보 측은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을 역전시킬 뾰족한 수가 당장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 후보 측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이른바 '10월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대선 분수령은 누가 뭐래도 '야권후보 단일화'
험난한 단일화 가는 길 "말처럼 쉽진 않을 걸"

당내 일각에선 '과거사 사과'라는 비장의 카드를 이미 사용했음에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자 기존에 거론되던 각종 쇄신방안도 결국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마저 확산되는 모양새다. 박 후보가 어떤 전략이나 정책을 내놓더라도 야권이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모든 이슈가 묻혀버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전문가들도 단일화가 성사되고 나면 박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야권이 방심하기엔 이르다. 안 후보는 본인의 대담집 출간 후 한때 다자대결에서 지지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문 후보가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후에는 문 후보의 지지층 또한 견고해져 다자대결 1위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때문에 양 후보 간의 단일화 경쟁은 그 어느 선거 때보다 치열한 진검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박 후보가 야권의 단일화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어떤 전략이나 정책을 내놓는다고 해도 백약이 무효한 반면, 반대로 단일화를 저지해낸다면 오히려 대권으로 손쉽게 직행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불리한 삼각구도?
잘하면 대권 직행

한 전문가는 "언론에서는 마치 야권의 단일화가 이미 성공한 것처럼 양자대결 여론조사 결과를 가지고 박근혜 필패론을 거론하는데 단일화는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야권 단일화는커녕 조금만 이해관계가 엇갈려도 당내 경선도 불복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이 정치판"이라며 "아슬아슬한 외줄타기와 같은 야권의 단일화 과정을 박 후보 진영에서 어떻게 흔드냐에 따라 충분히 판을 깰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모두가 위기라고 말하지만 아직까지는 박 후보 측이 좀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정치권에서는 박 후보 측이 야권의 단일화를 저지하기 위해 벌써부터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우선 전문가들은 박 후보 측이 만약 야권단일화를 저지하고자 한다면 안 후보보다는 '민주당 흔들기'에 나설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안 후보가 지난 9월19일 대선출마선언에서 후보단일화의 전제 조건으로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한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안 후보의 발언에 대해 "야권단일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명분'이 가장 중요하다"며 "만약 민주당이 진정한 쇄신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안 후보는 민주당의 단일화 제의를 받아들일 명분이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일단 민주당의 쇄신작업은 박 후보 측이 굳이 개입하지 않더라도 험로가 예상된다. 문 후보는 대선후보 선출 이후 당 지도부가 사실상 전권을 위임하면서 쇄신의 칼자루를 쥐었지만 여전히 쇄신안의 윤곽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당내에서는 경선을 매끄럽게 진행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도 쇄신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여전히 팽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선을 불과 두 달여 앞둔 상황에서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동시에 교체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이 민주당 쇄신 과정에서 어떻게든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는 이유다. 민주당이 막장 경선에 이어 쇄신과정에서도 막장 행태를 보인다면 안 후보로서는 민주당의 단일화 제의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진다.

이이제이 전략
단일화 상처내기

박 후보 측은 민주당의 쇄신작업을 직접 훼방 놓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 쇄신작업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는 있다. 박 후보 측이 문 후보와 민주당 진영에 혹독한 검증공세를 펼쳐 운 좋게 몇몇 인사가 걸려든다면 이들을 쇄신대상에 포함시키느냐를 놓고 민주당은 또 한바탕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또 민주당이 대응과정에서 제 식구 감싸기식 행태를 보인다면 단일화의 명분은 점점 희미해진다. 그러한 상황에서 안 후보가 단일화제의를 받아들인다면 그 파괴력은 반감이 될 수밖에 없고, 유권자들은 안 후보 역시 구태정치세력에 불과하다는 실망감을 드러낼 수도 있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박 후보 측이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를 막기 위해 적을 통해 적을 무찌르는 이른바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5% 이내로 좁혀졌다. 양 후보 모두 박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 현 상황에서 단일화 경쟁은 그만큼 격화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박 후보 측이 약간의 계기만 만들어 준다면 양측의 이전투구는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서병수 새누리당 중앙선대본부장이 지난 9월28일 안 후보의 다운계약서 의혹이 불거졌을 때 민주당에게 이에 대한 논평을 강요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서 본부장은 이날 "불과 두 달 전인 7월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다운계약서 문제를 지적했던 민주당이 안 후보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며 "김 후보자를 낙마시킨 민주당이라면 응당 안 후보의 다운계약서 의혹도 용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박 후보의 지지율이 좀 더 떨어지도록 방치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주장 한다. 박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승리가 확실해 질수록 야권 대선주자들의 단일화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야권의 대선후보들이 단일화 룰을 정하기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는 시점은 박 후보 측이 이이제이 전략을 제대로 구사할 절호의 기회다.

'어게인 1987' 꿈꾸는 박근혜, 무얼 노리나?
직접 훼방 놓을 순 없지만 물밑 작전 치열

현재 문 후보와 안 후보 모두 단일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시점이나 방식 등 각론에선 입장 차가 적지 않다. 이를 파고들어 박 후보의 지지자들이 대거 역투표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만약 초박빙의 단일화 경선에서 박 후보 지지자들의 역투표가 판세를 바꾼다면 단일화 승자에 대한 대표성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고 경선룰의 합리성을 두고 후보 간 격한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역투표의 가능성은 그 자체만으로도 양 후보의 단일화 경선룰 협상의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한편 박 후보 측은 내심 이번 대선에서 지난 1987년 13대 대선의 상황이 재현되기를 바라는 눈치다. 13대 대선은 국민들의 끈질긴 민주화 요구 끝에 힘겹게 얻어낸 20여 년 만의 첫 직선제 선거였다. 그럼에도 결과는 군사독재정권의 승리였다. 야권의 후보들이 단일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당시 집권여당인 민정당의 노태우 후보는 고작 36.6%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전문가들은 민정당이 직선제를 전격 수용한 것은 야권 대선주자들의 대립과 분열을 잘 꿰뚫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직선제를 요구하며 민주화 투쟁을 벌이던 야권 대선주자들은 막상 직선제가 선포되자 단일화 후보선출방식과 경선일자 등을 놓고 몇 달씩이나 협상을 벌이고도 타결점을 찾지 못한 채 각자 대선에 출마해 패배했다. 이 같은 역사는 여야 대선주자 모두가 반드시 되새겨봐야 할 사항이다.

역동적 3자 구도
피 말리는 승부

마지막으로 한 전문가는 "3자 구도는 역동적이고 가변적이다. 따라서 이번 대선은 그야말로 피 말리는 승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그는 "물론 박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막아내지 못한다고 해도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지만 확률의 문제"라며 "누가 뭐래도 이번 대선의 분수령은 야권의 단일화 성공여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0 Comments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