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부의장, '국정감사 노하우 친필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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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공개> 박병석 국회부의장, '국정감사 노하우 친필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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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하지 않더이까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제19대 국정감사에서 여야의 신경전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이를 보는 국민의 피로감도 쌓여만 간다. 민생이 실종된 '국정대란'. 여기에 후배 의원들을 챙기며 국정감사에 임하는 자세와 준비사항이 담긴 친필서신이 발견돼 눈길을 끌었다. 이 훈훈한 소식은 놓칠 수 없는 국감의 오아시스나 다름이 없다. 미담의 주인공은 민주통합당 소속 박병석 국회부의장. 국감이 중반으로 치닫고 있는 시점에서 <일요시사>가 박 부의장의 친필서신을 단독 입수해 그 내용을 소개한다.

지난 7일 최민희 민주통합당 의원 페이스북에 사진이 하나 올라왔다. 박병석 국회부의장이 최 의원에게 보낸 친필서신이 그것이다. 사진상으로는 내용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의 성의 있는 필(筆) 한 자 한 자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동안 박 부의장은 자필로 편지를 작성해 초선의원들에게 보냈다는 전언이다.

국감 '초행길 지침서'

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회관 867호로 날아온 친필서신. 4선 의원 박 부의장님의 국정감사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무엇보다 국민의 입장을 대변하라는 조언을 잊지 않으셨다. 고마워라. 명심하겠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에 <일요시사>는 최 의원 측을 통해 박 부의장의 친필서신 사본을 입수했다.

박 부의장의 친필서신은 국정감사가 열리기 이틀 전인 지난 3일에 작성됐다.

편지의 첫 내용은 "존경하는 최민희 의원님, 국정감사 준비에 수고가 많으십니다"라는 정중한 인사로 시작됐다.

이어 "국정감사에 대한 제 경험을 말씀드립니다.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친필서신을 쓰게 된 취지와 배경을 설명하는 내용이 이어졌다.

최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편지를 올린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최 의원은 "처음에 국회에 들어왔을 때도 박 부의장님이 참 많이 도와줬다. 원래 편지를 받으면 한 번 읽고 말았는데, 이번에는 동그라미까지 그리면서 정독했다.

편지에서 하라는 대로 다 하고, 지금까지도 실천하고 있다. 저뿐만 아니라 초선의원들 모두 편지를 받았다"라며 "그 편지에 마음까지, 너무 고마웠다"라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박 부의장의 서신 내용은 국정감사 방법, 내용, 자세, 질의응답 시간, 질문방법, 복장 등 세세한 내용이 친절히 담겨 있다.

처음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국회의원에게 이 서신은 '필수지침서' 역할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박 부의장의 국정감사 자료 숙지사항은 다음과 같다. '주제를 압축할 것'이라는 제목 아래 '깊이 있고 균형감을 유지할 것'이라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또한 '아이템이 너무 많으면 산만해 보임'이라는 추가설명도 이어졌다.

그리고 'PT나 표(특히 숫자 또는 말로 설명이 쉽지 않은 것)를 활용하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여기에 '단, 너무 많이 활용하는 것은 역효과'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아이템은 보도자료를 내야 한다'는 것도 명심해야 할 사항 중의 하나로 소개했다.

두 번째로 국정감사 질의응답에 관해 지켜야 할 사항을 5가지로 자세히 설명했다. 그중에서 '다른 의원님들의 질의응답을 경청할 것'이란 대목은 많은 것을 시사했다.

한 시민은 "국회 하면 고성과 삿대질이 떠오른다"라고 말했다. 국회는 이미 정쟁과 싸움의 장으로 인식된 것. 그에 대한 국민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두 달간 세 번, 초선의원들에게 친필편지
"국민의 관점을 꼭 유지하라" 조언 눈길

그럼에도 '이번에는 다를까'하고 한 번 더 희망을 걸어보는 것이다.

박 부위원장의 서신에서 경청하고자 노력하는 국회의원이 늘어날 것이란 희망을 엿볼 수 있다.

이어 박 부의장은 질의응답 시간은 예정시간의 70% 수준에서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

막상 국정감사가 진행되면 시간이 초과해 정작 결론을 이야기할 시간에 쫓기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장관 등에게 '여쭙다'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대신 '묻겠습니다' '질의 하겠습니다'라는 표현을 권장했다.

질의와 질문의 차이점을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를 요구하기도 했다.

친필서면은 '질의는 상임위에, 질문은 본회의에 사용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간사 등이 위원장을 대행(代行)할 경우 위원장이라는 호칭을, 본회의에서도 의장 대행 간사에게 의장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도록 했다.

그동안 호칭을 잘못 사용한 국회의원들이 더러 있었던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외에도 세세한 설명이 추가됐다. '정부에 완승보다는 판정승이 바람직한 경우가 많음'이라고 조언해 공격적인 태도를 지양할 것을 주문했다.

'지방 출장 시에는 긴장을 풀지 말 것'을 당부하고 특히 음주 등 개인행동을 절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국정감사에 임하는 의복은 정장에 넥타이를 권한다고 써 복장에 대한 안내도 빠뜨리지 않았다.

박 부의장은 마지막으로 "첫 국정감사여서 노파심에 제 기준을 말씀드렸습니다. 국민의 입장이어야 하는 관점을 꼭 유지하려고 저는 노력 했습니다"라고 자신의 국정감사 경험을 회고하며 국회의원 본연의 자세를 상기시켰다.

이어 "보람 있는 국감 되십시오"라고 서신을 마무리했다.

최 의원은 "국감을 앞두고 무엇보다 국회 경쟁이 치열한 점이 가장 힘들다"라고 토로하며 "당내도 마찬가지다. 화합보다는 분열이 먼저 앞선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국정감사를 마치고 집에 가면 몸이 안 좋았다. 마음이 아팠다"라고 말했다.

반면 최 의원은 "같은 당 의원끼리 격려하기도 한다. 그 중심이 박 부의장이 있다. 참으로 많이 노력하시는 분"이라며

"정청래 의원도 일일이 전화해 주시며 격려하셨다. 윤호중 사무총장님도 어려운 일 있을 때마다 많이 도와주신 분이다. 박기춘 원내부대표도 의원들을 살피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각고의 노력을 하셨다. 마음이 따듯한 분들이 계셔서 국회의원을 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국회, 화합보다 분열

박 부의장 측 관계자는 "부의장님은 4선 의원이다. 초선의원으로 일하실 당시 선배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했지만 그런 게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부의장 후 세 번 정도 직접 친필로 편지를 쓰셨다"고 설명했다.

또한 "특히 선거법과 회계법 관련해서 간담회도 하시고, 많은 것을 알려주려고 노력하셨다. 국정감사 관련 편지도 그동안 느끼고 생각하신 점을 그대로 쓰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요즘 '칭찬 국감'을 진행하고 있다. 하루에 한 번씩 칭찬할 것을 찾아 국민들에게 소개하는 것.

그는 "칭찬을 하고 나니 마음이 나아졌다. 이후로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칭찬 과정에서 박 부의원장의 친필서신을 소개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진심으로 나랏일에 책임을 다하는 국회의원들이 여의도를 가득 채우길 국민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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