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의 'BBK의 배신' 대선 영향력 집중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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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의 'BBK의 배신' 대선 영향력 집중분석

일요시사 0 797 0 0

5년 전 BBK, 박근혜 발목 잡나?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BBK사건으로 지난 2007년 대선정국을 뒤흔든 김경준씨의 옥중 자서전 <BBK의 배신>이 지난 9일 전격 출간됐다. 김씨는 이번 자서전을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뒷이야기들을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이 책에 담긴 내용은 무엇이며 다가오는 대선에서 어떠한 영향력을 발휘할까? <일요시사>가 꼼꼼히 살펴봤다.

BBK사건으로 징역 8년에 100억원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현재 충남 천안교도소에 수감 중인 김경준씨가 지난 9일 <BBK의 배신>이라는 제목의 옥중 자서전을 펴냈다. 김씨는 자서전을 통해 "2007년 대선을 앞둔 이명박 대통령 측에서 'BBK 가짜편지와 기획입국설'이라는 정치공작을 만들어 냈다"고 재차 주장해 정치권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억울한 김경준?

우선 BBK사건이란 지난 17대 대선이 한창 진행 중이던 때 김씨가 설립한 BBK의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으로부터 시작됐다. 김씨는 BBK의 주가조작 사건이 불거지자 이 대통령이 BBK의 실소유자라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미국에서 살고 있던 김씨가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당당히 조사를 받겠다며 각종 증거를 가지고 귀국하자 이에 대한 검찰수사가 대선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씨가 제출한 증거의 종이재질 및 프린터 종류 등을 감식한 결과 위조된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연루되었다는 증거가 없어 '무혐의'라고 발표했다. 수사과정에서는 이 대통령이 광운대학교 강의에서 자신이 BBK를 설립했다고 말하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과 이 대통령이 BBK의 대표이사로 적혀 있는 명함 등의 증거도 발견됐다. 그럼에도 검찰은 객관적인 정황을 번복할 만한 직접 증거는 안 된다며 서둘러 수사를 마무리 했다.

그후 김씨는 주가조작 및 횡령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을 받고 대선이라는 정치상황을 이용했다는 점이 좋지 않은 양형 요소로 추가돼 중형을 선고받게 된다.

김씨는 자서전을 통해 그동안의 억울한 심경을 토로하듯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파격적인 주장들을 쏟아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BBK 설립을 제안하기 위해 이 대통령 측에서 김씨 측에 먼저 접근을 해왔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김씨와 이 대통령의 만남은 김씨의 누나인 에리카김의 주선에 의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사실은 자신의 경력과 능력을 보고 이 대통령 측에서 먼저 접근을 해왔다는 것이다.

그는 또 자서전에서 "민주당이 BBK 동영상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고서도 돈이 없어 사지 못했다"는 뒷이야기도 밝혔다. 그는 "당시 동영상 제작자들이 동영상의 대가로 20~30억원을 요구했다"며 "그러나 민주당 측에서는 돈이 없었는지 동영상을 사지 못하고 대선만 하루하루 다가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민주당 측에서 아무런 대가를 지급하지 않자 동영상 제작자들이 한나라당에도 비슷한 제안을 했다가 공갈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며 "민주당 사람들이 유치장에 찾아가 '지금 경찰에서 압수수색하면 동영상은 영원히 사라지니 우리에게 먼저 넘기라'고 회유해 확보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2007년 대선 경선 직전 각 후보 캠프에서 자신을 회유한 내용도 자서전을 통해 풀어냈다. 이 대통령 측에서 자신에게 귀국하지 말 것을 요구하며 거래를 시도했다는 내용이다.

반대로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 대통령의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는 집요하게 자신의 귀국을 종용했다고 기억했다. 검찰 조사 당시 여유로운 미소를 지은 것을 두고는 "내내 답답했던 검찰 호송차에서 나오자 차고 맑은 공기가 무척이나 상쾌하게 느껴져 미소를 지은 것"이라며 "그날 언론은 미소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했지만 의미있는 행동은 아니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김경준 자서전서 쏟아진 일화들…"논란 재점화?"
"아직도 못 다한 이야기 많다" 여권 초긴장모드

이 밖에도 김씨는 책을 통해 검찰이 자신의 미국 이송 보고서까지 작성한 후 약속을 지키지 않은 이유, 금융감독기관의 문제점, 이면계약서 작성 이유 등을 밝혔으며, 검찰이 이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해 BBK사건 조사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었다고도 주장했다.

김 씨는 이 책의 집필동기에 대해서는 "나는 BBK사건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잃었다"며 "단 한 번이라도 진실을 내 스스로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비교적 파격적인 내용들이 담긴 책이지만 김씨의 자서전 출간 후 정치권에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아 오히려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전문가들은 김씨의 자서전이 다가오는 18대 대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정치전문가는 "파격적인 내용들이지만 별다른 증거 없이 한 쪽 당사자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풀어낸 것이라는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며 "때문에 여권의 대통령이 관련된 의혹임에도 대선정국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전문가는 "김씨가 책에서도 밝혔듯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당시 김씨를 입국시켜 이 대통령에게 상처를 주고자 한 쪽"이라며 "BBK 문제만큼은 야권에서도 '이명박근혜' 전략을 구사할 명분이 부족해 별 신경을 쓰고 있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씨의 주장이 향후 대선 정국을 또 한 번 뒤흔들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그들은 김씨가 책에서 "아직 이 대통령이 권력을 잡고 있기 때문에 이 책에서 이야기 못한 부분들이 너무 많다"며 "다른 부분들은 이 대통령의 직이 종결된 후에 밝히겠다"고 언급한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

대선 영향력은?

한 전문가는 "김씨의 주장이 허세인지 진짜 비장의 카드가 있는지 아직까진 알 수 없지만 지난 5년간 침묵을 지켰던 김씨가 드디어 입을 연 것은 매우 중요한 변화"라며 "아무리 박 후보가 그동안 이 대통령과 거리를 둬왔다고 해도 여권후보로서는 현 대통령과 관련된 의혹이 사건 당사자의 입을 통해 다시 재조명 받기 시작한다는 것은 큰 부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전문가는 "김씨가 이 대통령의 직이 종결 된 후에 추가로 여러 가지 사실들을 밝히겠다고 했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좀 더 충격적인 내용들이 대선정국에서 김씨의 입을 통해 조금씩 흘러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씨의 존재가 대선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은 성급하다. 여권은 이에 대해 반드시 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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