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 연인간 맞춤법 실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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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통계> '황당' 연인간 맞춤법 실수담

일요시사 0 1351 0 0

“한글도 모르다니…정말 싫다 싫어”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가장 쉽고도 어려운 맞춤법. 카카오톡을 비롯한 모바일 메신저가 음성통화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어긋난 맞춤법 지식이 들통 나는 상황이 빈번하다. 그렇다면 2030 미혼남녀들은 상대방의 맞춤법 실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연인의 맞춤법 실수는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긴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인터넷, SNS 매체의 특성에 따른 축약형 표현이나 신조어 등이 아닌 애초부터 잘 못 알고 사용하는 듯한, 자주 보이는 실수들은 있던 애정까지 식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각하고 진지한 내용의 글을 전달하면서 맞춤법 실수를 한다면 정말 낭패다.

앗! 이거 아닌데

소셜데이팅서비스 이츄가 20∼30대 미혼남녀 1249명(남 640명, 여 609명)을 대상으로 ‘맞춤법과 호감도의 상관관계’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맞춤법을 틀리는 이성에 대해 ‘편하게 쓰는 것은 괜찮지만, 몰라서 틀리는 것은 싫다(남 65.2%, 여 78.3%)’라고 답했다.

이어 남성 응답자의 30%는 ‘아예 몰라도 상관 없다, 모르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다’ 라며 상대적으로 너그러운 입장을 보였지만, 여성들의 16.6%가 ‘호감 이미지에 찬물 끼얹는 느낌, 무조건 확 깬다’ 고 답해 맞춤법 실수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한모(30·남)씨는 “사소한 맞춤법오류는 애교로 담담하게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문자를 주고받거나 편지 주고받을 때, 글 마다 맞춤법이 엉망이고 대부분이 오타인 것은 참을 수 없다”며 “사소한 것이 반복되다 보면 한심하기도 하고 더 나아가 그 사람 자체가 안타까워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박은영(29·여)씨는 “솔직히 심하게 맞춤법 틀리는 사람들은 대개 말이나 글에도 내용이나 깊이가 없고 결국 뭐랄까 상대를 존경하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며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은 꼭 잘생기고 잘난 배경들만 보는 것은 아니다. ‘좋아한다’는 성분에는 ‘상대를 존경하고 믿는다’는 그런 의미도 포함되는데 그런 면에서 맞춤법이 심하게 틀리고 말과 글에 깊이가 없다면 그 상대와는 깊은 사랑을 주고받기 어려울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성이 맞춤법 실수를 해 호감이 식었던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남성 응답자의 71.4%가 ‘경험이 없다’고 답했지만 여성들의 65.5%는 ‘경험이 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직장인 김모(26·여)씨는 “남자친구는 아니고 현재진행형으로 연락하는 남자가 있었는데 ‘젇가락’ 이라고 해 기겁해서 끝낸 적이 있다”며 “이런 사람을 만나다간 청첩장을 보낼 때도 ‘겨론합니다’라고 찍어 보낼 것 같은 느낌이었다. ‘꽃’을 ‘꽇’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던데…. 나도 완벽하진 않겠지만 어이없는 맞춤법 실수는 정말 정떨어진다”고 말했다.

미혼남녀, 맞춤법 틀리는 이성에 호감 떨어져
“우리 예기 좀 할까?”…“감기 빨리 낳으세요!”

‘애인이라도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맞춤법 오류’로 지적된 표현들은 남녀의 응답이 크게 엇갈리지 않았다. 남성의 21.3%와 여성의 25.5%가 ‘병이 낫다’를 ‘낳다’라고 표기했을 때를 1위로 꼽았다.

이어 남성들은 ‘얘기’를 ‘예기’(15.3%)로 잘못 쓴 표현과 ‘무난하다’를 ‘문안하다’(14.7%)로, ‘안 해’를 ‘않 해’로, ‘어이없다’를 ‘어의없다’(8.6%) 등을 참을 수 없는 맞춤법 실수라고 답했다.

여성들의 경우 ‘병이 낳다’에 이어 ‘문안하다’(15.6%), ‘않 해’(13.8%), ‘예기’(12.2%), 남녀의 ‘연예’(10%) 등을 용서하기 힘든 남자친구의 맞춤법 실수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틀린 맞춤법 표현을 발견했을 때의 대처법’은 어떨까. 남녀 모두 ‘모른 척 넘어간다’(남 91.1%, 여 83.1%)는 답변을 가장 많이 선택해 호감도와 상관없이 상대의 기분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학생 황모(27·남)씨는 “학벌도 좋은 여자친구의 잦은 맞춤법 실수가 너무 신경쓰인다”며 “실망감이 커지는 것 보다 이것을 말을 해줘야 하나, 모른 척 해야 하나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이 가운데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여친이 국어교사?’라는 제목으로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에게 직접 쓴 편지가 게재돼 화제를 낳았다. 편지에는 매번 맞춤법을 틀리는 남자친구를 위해 마음먹고 맞춤법 강의와 같이 쓴 글이 담겨 있다.

여자 친구는 편지글에서 “오늘의 주제는 맞춤법”이라며 “일부러 지나가면서 농담조로 말해줘도 제대로 새겨듣지 않고 그냥 넘겨버려서 말이야”라며 글을 썼다. 이어 “가끔 진지하게 심각하게 싸우거나 얘기할 때도 맞춤법 틀린 거 보면 안쓰러워”라며 맞춤법 강의를 시작했다. 평소 남자친구가 자주 헷갈려하던 ‘않’과 ‘안의 차이점과 올바른 사용법을, 그리고 ‘어떻게’와 ‘어떡해’를 세세하게 구분했다.

해당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여자친구가 참 현명하다’, ‘평소 얼마나 안 지켜서 답답했으면 손편지까지 썼을까’, ‘내 남자친구에게도 저렇게 가르쳐줘야 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수로 이별까지?

오미경 이츄 팀장은 “바른 언어 사용이 이성 간의 호감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여성들이 맞춤법 오류에 대해 더 민감하기 때문에 호감 이성에게 메시지를 보낼 때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언어(문자) 파괴가 심각한 요즘. 맞춤법 실수는 작은 실수일지 몰라도 여러 번 반복될 경우 이별을 고민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관계가 편해질수록 또 바쁜 일정 때문에 서로에게 소원해지는 시기일수록 더 생각하고 행동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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