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소 대선주자 출마 노림수 전격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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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소 대선주자 출마 노림수 전격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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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강지원 변호사, 박찬종 변호사, 심상정 의원, 이건개 변호사


어차피 못 먹는 감 '콕콕' 남의 잔칫상에 재 '풀풀'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제18대 대선이 불과 5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등 대선 빅3 간의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며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 가운데 상대적으로 군소후보들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는 역대 어느 대선보다도 낮은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이 다가옴에 따라 출마를 선언하는 군소후보들의 숫자는 늘어나고 있다. 그들의 노림수는 과연 무엇일까? <일요시사>가 파헤쳐봤다.

지난 2007년 제17대 대선에서는 예비후보 등록자가 수십 명에 달했다. 당시 처음으로 도입된 예비후보자 등록제 때문이었다. 정치신인들의 진입장벽 해소를 위해 마련된 이 제도는 40세 이상이면 누구나 돈 한 푼 안 들이고 예비후보로 등록할 수 있었다.

출마이유는?

17대 대선의 예비후보 등록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다양한 인간 군상의 축소판을 방불케 했다. 초등학교 학력의 종교인과 청소부, 교사, 사업가까지 나이와 학력, 직업 등이 제각각이었다. 그중 대부분은 실제 출마 의사가 없음에도 단순히 이름을 알리고 싶어 하거나, 평소 대통령선거에 나가보는 것이 꿈이었다는 등의 이유로 출마한 사람들이었다. 때문에 당시 대선에서는 이런 예비후보 등록자들을 일일이 잠재후보로 평가하고 여론조사 등에 포함시켜야 하는지 여부를 놓고 큰 혼선을 겪었다.

이러한 경험 탓인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대선부터는 예비후보자들에게 6천만원의 기탁금을 받고 있다. 현재 18대 대선의 예비후보자로 등록되어 있는 사람은 총 9명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등 이른바 대선 빅3를 비롯해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곧 사퇴할 예정), 이정희 통합진보당 전 공동대표, 박광수 부모교 교주, 박종선 전 삼협기획주식회사 사장, 강지원 변호사, 이건개 변호사 등이다. 이외에도 심상정 의원과 박찬종 변호사, 민병렬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등은 아직 정식 후보등록은 하지 않았지만 최근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많은 국민들은 이들의 출마이유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당선가능성이 0%에 가깝기 때문이다. 일부 후보들은 지난 2002년 제16대 대선에서 한자리수 지지율로 시작해 결국 대권을 잡아내고야 말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신화를 거론하며 대선 승리가 결코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후보들은 내심 자신들의 한계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그들이 제18대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우선 군소후보들이 5년마다 돌아오는 국가적 이벤트인 대선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 하는 것 아니겠냐고 분석하고 있다.

"나도 대선 주자!" 군소후보들이 뜬다…정치권 예의주시
캐스팅 보트 쥘까? 무의미한 출마?…연말 대선 다자구도

지난 15대와 17대 대선에 출마했었던 허경영 민주공화당 총재가 대표적인 사례다. 거의 무명에 가까웠던 그는 군대해방, 결혼해방 등 5대 '해방공약'을 밝히며 대선정국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결혼하면 부부 한 쌍당 1억을 지급하겠다는 다소 황당한 공약을 내세웠지만 기존 정치권에 염증을 느끼던 국민들에게는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그 후 허 총재는 박근혜 후보와의 결혼설을 퍼뜨려 수감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지난 대선을 통해 그가 전국적인 유명인으로 발돋움 한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 같은 존재감의 부각은 차차기 대선이나 또는 앞으로의 정치행보에서 분명한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정희 전 대표의 출마를 놓고는 국고보조금을 타내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현행 정치자금법에 의하면 원내 제3당인 통합진보당이 대선에 참여하면 28억원 정도의 국고보조금이 지급된다. 이후 후보직을 사퇴하더라도 돈은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 통합진보당은 최근 부정경선 논란과 종북논란 등을 겪으며 국민들의 질타를 받고 있지만 국고보조금을 타내기 위해 무리한 대선출마를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군소후보 중 몇몇은 국민들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출마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외국 대선의 사례를 살펴보면 일부 후보가 매 대선 때마다 출마해 단일화 등에 연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며 환경보호, 인권, 평화 등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치중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유추하는 군소후보들의 출마 이유는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쥐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대선은 초박빙의 선거전이 될 것으로 예상 된다. 많은 전문가들은 군소후보들이 의미있는 득표율을 기록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지만 지난 15대 대선(김대중-이회창)과 16대 대선(노무현-이회창)에서 1∼2위 간 득표율 격차가 각각 1.6% 포인트, 2.3% 포인트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적은 득표율로도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정치권에는 "진보는 망해도 3%의 지지율은 가진다"는 속설이 있다. 진보진영 후보로 대선에 나섰던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지난 대선에서 각각 3.93%(2002년)와 3.0%(2007년)의 득표율을 기록했던 것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진보진영으로 분류되는 이 전 대표와 심상정 의원의 표를 합하면 적어도 3% 전후의 지지율을 얻을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이들 군소후보들이 대선까지 남은 두 달간 얼마나 지지율을 끌어 올릴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적인 캐스팅 보트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권판도 바꿀까?

한편 군소후보들의 출마를 놓고 일각에선 "순수하지 않은 목적으로 대선에 참여하는 것은 비겁하다" "선거판을 혼탁하게 한다" "유권자들을 현혹해 사표를 만들어 내고 예산 낭비를 불러온다" 등의 이유로 이들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 국가인 만큼 소수자들에게도 반드시 기회를 주어야만 한다는 의견이 더 우세하다. 현행 선거법 역시 군소후보들의 자유로운 출마를 보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정치전문가는 "역대 대선에서 독특한 공약과 언행으로 관심을 끌었던 이색후보들의 파격적인 행보는 때론 비웃음을 사기도 했지만 낡은 정치권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기도 했다"며 "이들의 행보를 꼭 나쁘게만 바라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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