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에 반기든 '안철수의 난' 실체 해부

한국뉴스


 

정당에 반기든 '안철수의 난' 실체 해부

일요시사 0 772 0 0

56년 만에 외치는 "못 살겠다 갈아보자"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조심스럽게 '정당의 쇄신'을 외치던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전과 달리 공격적이고 구체적인 언행을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안 후보가 직접 정당의 문제를 꼬집으며 직구를 던진 것. 이에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은 안 후보의 정치개혁 발언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국민은 '속 시원하다'는 반응이다. 도발적인 발언을 한 배경이 무엇인지 <일요시사>가 안 후보의 속내를 엿보았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는 지난 23일 인하대학교 강연에서 구체적인 정치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안 후보가 내놓은 개혁안의 골자는 협력의 정치, 직접민주주의 강화, 특권 내려놓기 등 세 가지다. 그 중 특권 폐지의 일환으로 국회의원 100명 축소, 중앙당 및 공천제 폐지, 완전국민경선제 등을 제시했다.

여의도 안팎 반응 엇갈려

안 후보는 이날 강연에서 지금이 '선택의 순간'이라고 역설했다. 안 후보는 "여기 계신 분들은 21세기에 살고 있는데 정치는 여전히 70년대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정치의 '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으로의 '특권 이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아무 반성 없이, 변화 없이, 끊임없이 부패와 비리가 터져 나온다"며 깊은 절망감을 드러냈다.

안 후보는 이어 "이제는 국민이 정치권과 기득권을 향해 특권을 내려놓으라고 당당히 요구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수동적 입장에서 절망할 것이 아니라 국민이 개혁의 주체로서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다그쳤다.

안 후보는 이를 위한 과제로 '시스템의 변화'를 내세웠다. 안 후보는 "누군가가 능력이 있을지라도 (집단에) 들어가면 내부의 관습과 제도에 따르게 된다"며 이를 거대한 관성이라 일컬었다.

그는 거대한 돌을 정당에 비유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틀리다는 것을 아는데 거대한 돌이 한 방향으로 굴러갈 때 멈춰지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가 잘못된 방향이라고 알고 있지만 멈추지 못하고 굴러가는 사회적 관성을 잘못된 정당정치의 근본원인으로 진단했다.

안 후보는 근본적인 정치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그러한 변화가 얼마나 어려운지 거듭 주장했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에 국민이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안 후보에게 직격타를 맞은 정치권은 안 후보의 정치개혁안을 향해 잇따라 비판을 쏟아내며 날을 세웠다.

야권단일화의 경쟁자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안 후보의 정치혁신안에 대해 정면 반박은 피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날 문 후보는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찬성하기가 어렵다"며 다소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얼마 전 대선출마를 선언한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도 매체를 통해 안 후보의 국회의원 감축안에 대해 "거대양당 중심의 특권화 된 정당체제가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막고 있는 게 문제지 국회의원수는 정치무능과 관계가 없다"고 말해 반대 견해를 분명히 했다.

박선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원론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안 후보의 개혁안에 대해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원론이 아니라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 하는 실행방안에 관한 구체적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국회의원축소, 국고보조금. 중앙당 폐지 주장
새누리?민주당 일제히 반발, 논란 거세져

이날 안 후보의 강연에 직접 참석한 인하대 학생들은 주로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한 학생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현 국회의원수는 300명, 다른 선진국에 비해 인구대비 많은 숫자다. 100명만 줄여도 연간 500억에서 1000억의 예선을 줄일 수 있다"라며 "현 국회의원들이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오히려 권력을 남용하고 부패해 있다는 점에서 (안 후보의 개혁안에) 100% 동의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학생은 "안 후보의 생각이 상식적 수준에서 국민과 높은 공감대를 형성한다"며 "정당에 대한 문제의식을 표출할 수 있는 정치인은 안 후보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라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안 후보의 강연 내용에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주로 "국민들의 정치불신을 선거에 이용하는 쇼"라는 의견, "비례대표수 증가, 완전국민경선과 같은 내용이 전혀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라며 더욱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그것이다.

정치권과 유권자의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대부분의 전문가는 안 후보의 정치개혁안에 대해 현실성이 없으며 시기상조라며 혹평을 쏟아냈다.

그러면서도 안 후보가 탁월한 전략을 구사했다며 실보다는 득이 크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로 세력이나 정당이 아닌 고스란히 국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물로 어필하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굳혔다는 것이다.

안 후보가 정공법으로 정치인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점, 또한 이러한 정치인의 반발이 재차 국민의 반발을 산 점 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안 후보가 주장했던 "오로지 국민만이 내 편"이라는 구도가 여실히 증명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안 후보의 강연은 정치인과 국민의 대척점에 안 후보가 안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것은 곧 안 후보 지지층의 결집과 동시에 외연의 확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안 후보의 정치쇄신 주문에 문 후보가 적극 화답한 것이 두 번째 이유로 꼽힌다. 야권 단일화를 위한 쇄신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가기 위한 복안이라는 것이다.

단일화 시기가 임박해지는 가운데, 단일화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안 후보의 셈법이라는 해석이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안 후보의 구체적인 쇄신안에 문 후보가 다소 뒷걸음질 치는 모습을 보여 안 후보가 애초 계획한 것을 어느 정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반발, 예상했던 일"

이를 증명하듯 정치권과 전문가의 혹평에 안 후보 측은 어느 정도 각오했다는 반응이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기득권의 반발은 예상했던 일"이라며 "국민과 기성정치의 괴리를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안 후보도 '새로운 의견은 아직 일반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언제나 의심받고 대부분 바닥에 부닥친다'는 존 로크의 말을 소개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0 Comments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