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조직폭력배 현황 전격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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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조직폭력배 현황 전격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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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도 잡아도 줄지 않는 '형님들'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우리 주변 조폭들은 얼마나 있을까. 잡아도 잡아도 줄지 않는 전국 조폭현황이 공개됐다. 경찰의 집중 단속에도 불구하고 폭력조직과 조직원들의 수는 매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형님'들이 가장 많은 곳은 어디일까. 그리고 그들은 무슨 일을 할까.

 지난 23일 전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속칭 '보도방협회'라는 범죄단체를 조직해 유흥주점 도우미 공급권을 독점하려한 조직폭력배와 보도방 업주(범죄단체조직·공갈 등), 이들로부터 도우미를 공급받아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알선 등 처벌에관한법률위반)로 유흥주점 업주 등 50명을 검거해 조직폭력배 A씨 등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지금은 춘추전국시대

순천지역의 한 조직폭력배인 A씨는 지난 4월 말쯤 유흥협회 전남도지부 사무국장 B씨와 순천지역 보도방 업주 32명을 규합해 '도우미 공급권을 장악해 유흥업소 업주 위에 군림한다' 등의 6가지 행동강령을 내걸고 속칭 보도방협회를 조직해, 보도방 업주인 회원들로부터 조직 운영비 3100만원 상당을 걷고, 신구도시권의 보도방 업주들을 상대로 협회 가입을 강요한 혐의다.

또 협회에 가입한 유흥주점 및 보도방 업주 등 조직원 35명은 도우미 300여 명을 고용해 유흥주점, 노래방 등에 도우미 알선과 성매매 알선 등 불법영업을 일삼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도우미 일을 못한다"고 협박, 시간당 5000원·성매매 건당 3만원을 소개비 명목으로 빼앗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7일에는 일산경찰서가 경기북부지역 최대 폭력조직인 일산식구파의 두목 C씨 등 조직원 12명을 범죄단체결성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법률 위반혐의로 구속하고 나머지 조직원 58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두목 C씨는 지난 1999년 8월 초 고양지역에서 활동하던 군소 폭력조직을 통합한 뒤 지금까지 각종 이권개입을 위해 모두 45회에 걸쳐 조직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다.

이처럼 조폭 검거 소식은 끊이지 않고 들려오지만 정작 전국 조폭수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기준 국내 조폭은 217개 조직에 5384명이 활동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2008년 221개 조직에 5413명이 활동했으며 2009년 223개 조직에 5450명, 2010년 216개 조직에 5438명, 2011년 220개 조직에 5451명이 활동한 것을 볼 때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다.

조직·조직원 규모 그대로…구속자는 감소
217개파에 5384명 활동 "서울에 가장 많아"

범죄 유형별로 조폭 검거인원을 살펴보면 과거 폭력조직의 주된 수입원으로 여겨졌던 유흥업소 갈취로 붙잡힌 조폭은 2008년 1388명에서 지난해 343건으로 급감했다. 사행성 불법영업도 같은 기간 277건에서 94건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서민 상대 갈취 역시 1014명에서 314명으로 감소했다.

전통적인 조폭 범죄인 폭력은 오히려 늘었다. 경찰에 폭력행사로 검거된 조폭은 2008년 1248명에서 2009년 1784명, 지난해에는 2052명으로 계속 늘고 있다.

특별시 및 광역시를 기준으로 조직과 조직원수를 살펴보면 서울이 조직 22개 조직원수 48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부산(23개·381명), 광주(8개·322명), 대구(11개·310명), 인천(13개·297명), 울산(6개·197명), 대전(9개·144명)순이었다.

도청 소재지별로는 경기도가 조직 29개, 조직원수 91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를 전북(16개·410명), 경남(18개·400명), 경북(12개·391명), 강원(17개·264명), 충남(16개·252명), 충북(6개·250명), 전남(8개·233명), 제주(3개·137명)가 이었다.

특히 대전과 전남, 경남 지역은 조직원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전은 2008년 103명에서 2010년 136명, 현재 144명으로 증가했으며 전남은 2008년 187명에서 2010년 214명, 현재 233명으로 늘어났다. 경남의 경우에는 2008년 326명에서 2010년 348명, 현재 400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법무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검찰이 관리하는 조직폭력단체 수괴급 조직원도 2003년 283명에서 올해 468명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이런 조폭의 증가율과는 반대로 경찰의 조폭 검거인원은 감소 추세다. 2008년 5411명에서 2010년 2881명, 2012년 7월말까지 1737명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수괴급 조직원 구속 인원도 2003년 1191명에서 올해 상반기 204명(1년 환산 기준 408명)으로 절반 가량 감소했다.

질긴 생존력

경찰 관계자는 "폭력조직의 수입원이 수사기관에 검거되기 쉬운 유흥주점 갈취나 사행성 불법영업 등에서 합법적인 영역으로 활동무대를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조폭들에 대한 경찰의 수사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 의원은 "폭력조직이 최근 법망을 피해 지능적으로 활동하고 있어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경찰의 수사 역량을 높여 폭력조직의 감춰진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도 "최근 기업화, 지능화되고 있는 조직폭력 단체를 엄단하기 위해서는 검찰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구속수사 비율을 높여 서민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조직폭력 단체를 근절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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