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막판 단일화 시나리오 대예측

한국뉴스


 

문재인-안철수 막판 단일화 시나리오 대예측

일요시사 0 787 0 0

'문안드림팀' 12월10일 이후에나 뜬다?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대선이 불과 5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정수장학회, NLL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던 여야는 이제 본격적인 정책대결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중도층을 끌어안기 위해 과감한 변신을 선택했던 그들의 정책은 사실상 별반 차이가 없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것으로 남은 50여 일 동안 판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변수는 '야권단일화'의 성패여부다. 따라서 <일요시사>는 다가오는 제18대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로 떠오른 야권단일화 시나리오를 예측해봤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간의 단일화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11일까지만 해도 자신이 단일화의 조건으로 내걸었던 정치쇄신에 대해 "(정치쇄신을 위한 방안을 나한테 묻는 것은) 자기 집 대문 수리방법을 옆집에 가서 묻는 것"이라며 까칠한 반응을 보였지만 지난 17일 세종대 강연에서는 '대통령의 권한 축소' '정당의 공천권 포기' '국회의원 특권 폐지' 등 구체적인 정치쇄신 방안의 윤곽을 제시했다.

문, 단일화 가속페달
안, 단일화 속도조절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후보등록 등 대선 일정과 야권 지지세력의 압력을 감안할 때 단일화 논의를 마냥 미룰 수는 없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때마침 소설가 황석영씨를 비롯한 문화예술·종교인 100여 명도 정치개혁과 야권단일화를 위한 '유권자 연대운동'을 천명하고 나섰다. 이에 화답하듯 문 후보는 지난 22일 "국민들의 뿌리 깊은 정치불신이 우리가 해결해야 할 정치의 혁신문제이고 정당정치가 처해있는 위기의 본질"이라며 권역별 정당명부비례대표제 도입, 책임총리제 도입, 5대 부패 축출 등의 정치개혁 의제를 발표했다.

하지만 안 후보는 문 후보 측이 내놓은 정치쇄신 방안에 대해 별다른 평가를 내놓진 않았다. 문 후보의 정치쇄신안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는 순간 단일화 프레임에 너무 일찍 휩쓸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 측은 너무 일찍 단일화 프레임에 휩쓸릴 경우 지지층이 견고한 문 후보 측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단일화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단 단일화의 주도권은 안 후보 측이 쥐고 있다는 평가다. 대선이 하루하루 다가옴에 따라 문 후보 측은 단일화를 재차 요구하며 애를 태우고 있지만 안 후보 측은 여러차례 완주의지를 밝히며 애매모호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문 후보가 지난 21일 "(안 후보와) 단일화가 안 될 수도 있다. 최근 안 후보가 선대위 진용을 갖추는 것을 봐도 완주의지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빨라지는 야권 대선시계…문은 '조급' 안은 '느긋'
문 vs 안 승자는 누구?…단일화 신경전 본격화

심지어 민주당 일각에서는 안 후보와 새누리당의 물밑 교섭설까지 나돈다. 안 후보가 야권과 단일화하지 않고 완주하면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다음 정권에서 총리로 기용돼 공동정부 구성을 약속 받았다는 것이 골자다. 물론 정치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문에 대해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안 후보로서는 대선에서 승리해도 좋고 지더라도 총리로서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으니 밑질 것 없어 보이는 흥미로운 소문이다.

그렇다면 안 후보는 정말 야권단일화에 응할 생각이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해 한 정치전문가는 "개인적으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다자구도 1위만큼은 대선 당일까지 굳건히 지킬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만약 단일화에 실패한다면 필패가 분명한 상황에서 결국은 안 후보가 단일화 논의에 나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 역시 "두 후보가 단일화에 실패한다면 국민들의 실망감과 분노는 엄청날 것이다. 이는 평생 두 후보를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며 괴롭힐 것이다. 때문에 안 후보가 문 후보의 단일화 제의에 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단일화 협상의 '성립'이 아니라 단일화의 '성공' 여부라는 이야기다.

벼랑 끝 민주당
패배 승복할까?

양측이 단일화에 동의한다고 해도 단일화 작업은 결코 간단치가 않다. 단일화 승부에서 패배하는 쪽은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을 일거에 내려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권 전문가들은 지금은 단일화에 적극적이지만 협상 틀을 깨고 먼저 뛰쳐나올 가능성이 큰 것도 민주당이라고 분석한다. 방대한 조직을 갖고 있는 만큼 얽히고설킨 이해관계 속에 대권도전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데다 이미 경기도지사,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연이어 후보를 내지 못하면서 벼랑 끝에 몰린 형세이기 때문이다.

우선 단일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은 단일화 방법에 대한 양측의 뚜렷한 견해차다. 실제로 지난 1987년 13대 대선에서 직선제를 요구하며 민주화 투쟁을 벌이던 야권 대선주자들은 막상 직선제가 선포되자 단일화 후보선출방식을 놓고 몇 달씩이나 협상을 벌이고도 타결점을 찾지 못한 채 각자 대선에 출마해 패배한 경험이 있다. 또 지난 2002년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 간 단일화 협상에서는 여론조사 문구 하나 때문에 협상이 결렬 위기를 맞기도 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단일화 방식으로 거론되는 것은 여론조사와 현장투표를 적절한 비율로 섞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각자 유리한 조건을 내세우며 대립을 거듭하다 단일화 협상이 무산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민주당 측에선 담판, 통큰 양보 등도 거론되지만 가능성은 낮다. 게다가 대선후보를 담판으로 결정짓는 것은 국민들을 무시하는 행태라거나, 야합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우려도 있다.

통합 또는 야합
엇갈리는 평가

단일화 방법에 대해 양측이 합의한다면 그 시기 또한 관전포인트다. 많은 전문가들은 두 후보의 단일화 시점을 대선후보등록일(11월25~26일) 이후, 즉 12월 10일까지를 마지노선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금 당장 단일화 협상에 돌입한다 해도 시간이 촉박한데다 너무 일찍 단일화를 이룰 경우 여권의 공세에 노출되는 기간도 길어진다. 또 단일화 시기를 늦출수록 극적인 효과를 이끌어내 단일화가 진행되는 과정 동안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결정적으로 대선후보에 등록한 후에는 단일화 승부에서 패배해 후보직을 사퇴하더라도 민주당은 152억원에 달하는 대선국고보조금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단일화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후보등록 이후 단일화에 나선다면 대선국고보조금을 타내기 위한 노림수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고, 선거 막판까지 단일화에만 집중하다 정작 정책이 실종되고 민생 챙기기에 소홀하게 되면서 국민들의 외면을 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의 김진표 후보를 꺾고 야권 단일화에 성공하고도 패배를 맛봤던 유시민 전 의원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후보 단일화, 대선승리 보증수표는 아니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 가치와 정책 공유돼야"

한편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양자대결은 안 후보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23-24일 양일간 성인 1500명(가구전화 RDD 80%+휴대전화 RDD 2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p)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 후보(42.5%)가 문 후보(36.3%)를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더 큰 문제는 문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한다 해도 박 후보를 확실하게 이기지 못한다는 점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문 후보가 박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기도 했지만 이번 여론조사에선 오히려 문 후보(45.4%)가 박 후보(46.4%)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안 후보(49.4%)는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43.6%)를 오차범위 밖으로 여유있게 따돌렸다. 때문에 단일화 과정에서 '당선가능성'이라는 현실적 지표가 부상하기 시작하면 문 후보 측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문 후보 측은 "지지율 경쟁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11월 초중순부터 나타나는 여론조사 지표가 진짜 경쟁력"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막상 판세를 뒤집을 별다른 대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안 후보 측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무소속 후보에 대한 불안감 등이 막판에 작용할 경우 지지도가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있고 60년 정통을 가진 거대 야당의 조직력 또한 결코 무시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단일화 필승론
단일화 회의론

마지막으로 야권이 이 같은 우여곡절 끝에 결국 단일화를 이뤄낸다면 대선 승리는 확실시 되는 것일까? 정치권에선 이른바 '단일화 필승론'도 있지만 단일화 효과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찮다. 단일화 자체가 대선승리의 보증수표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단일화에 성공한다 해도 안 후보가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는 한 현행선거법상 문 후보와 안 후보가 서로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위법이다. 그렇다고 안 후보가 민주당에 입당한다면 보수성향 중도층 유권자들이 등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일화한다고해서 표심의 융합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문 후보로 단일화 됐을 경우 안 후보 지지층의 71.4%만이, 안 후보로 단일화 됐을 경우 문 후보 지지층의 75.3%만이 각각 최종 단일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또 지난 4·11 총선에서 나타났듯 같은 야권이지만 성향이 다른 정당이 억지로 단일화에 나서다 보면 일부 정책 등이 충돌하며 혼선을 빚어 오히려 표심에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당수 전문가들은 두 후보 간의 단일화가 대선승리와 직결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다만 단일화 과정에서 두 후보 지지자들이 선뜻 동의하고 힘을 합하는 단일화가 되어야 한다는 전제다. 단순한 단일화 넘어 통합을 이뤄야한다는 것이다. 결코 쉽지만은 않은 전제다. 한 전문가는 두 후보 간의 단일화에 대해 "핵융합에 버금가는 위험하고 복잡한 작업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대선승리를 위해서는 결코 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0 Comments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