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꼬리 자르기' VS 문재인 '몸통 자르기' 전격비교

한국뉴스


 

박근혜 '꼬리 자르기' VS 문재인 '몸통 자르기' 전격비교

일요시사 0 802 0 0

신하를 지키면 백성을 잃지만, 백성을 지키면 신하를 얻는다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연일 '정치쇄신'을 외치고 있다. 정당을 내세우며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를 압박하던 문 후보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그의 지지율과 존재감은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는 문 후보에게 분명한 위기로 보인다. 그에게 돌파구는 없는 것일까. 이에 <일요시사>가 '꼬리 자르기'로 탁월한 위기극복 능력을 보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통해 문 후보가 극복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비교·분석해 보았다.

 당초 '정당보다 쇄신'을 앞세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전향적 태도는 그의 대선가도에 호재로 작용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박수는 고사하고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어 문 후보 측 캠프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문 후보 캠프 측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받아들여 특단의 대책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쇄신 외쳐도 지지율 정체
당심 다지고 소통 면 넓혀

민주당 일각에서는 문 후보의 쇄신 노력에 대해 '겉돈다'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문 후보의 쇄신안에 알맹이가 빠졌다는 것이다. 높아지는 문 후보의 쇄신 목소리에 비하면 참으로 인색한 평가다.

지지율도 마찬가지다. 여론조사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호남도 꿈쩍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캠프 안팎으로 동분서주하며 쇄신을 외쳤던 문 후보였다.

내부적으로는 '용광로 선대위'로 대표되는 탈(脫)계파의 노력과 더불어 당내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당심(黨心)'을 파고들며 내부 결속을 다졌다. 외부적으로는 '타운 홀 미팅' 등을 통해 분야별 정책발표로 유권자와 '스킨십' 접촉면을 넓혔다.

문 후보 측은 매체를 통해 "문 후보의 소탈하고 인간적인 성품이 전달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틈나는 대로 단체장과 당원, 원내 외 지역위원장들과 진솔한 만남과 통화 등을 대폭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비노'(비노무현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여전히 문 후보에 대한 깊은 불신을 표출하고 있다. 한 호남지역 의원은 매체를 통해 "문 후보가 의원들과 다니는 걸 싫어하니 ‘우리 후보’라는 믿음이 안 생긴다."라고 토로했다.

"알맹이 없이 겉도는 정치쇄신 하나마나"
손학규·김두관·정세균, 문재인 지원 총력

문 후보도 이를 의식한 듯 손학규·김두관·정세균 전 민주당 경선 후보들을 만나며 이 같은 비판을 불식시키려 애썼지만 역부족으로 보인다.

일부 쇄신파 의원들이 핵심 대책으로 거론하는 것은 바로 '이해찬-박지원 정리'다. 그동안 문 후보는 정치혁신을 주장하면서도 몸통의 '완전한' 2선후퇴 요구에 대해서는 비켜서 있었다.

문 후보 측 친노 핵심 참모그룹 9명이 백의종군했지만 이마저도 소용없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것이 박 후보의 '꼬리 자르기'가 아니고 무엇이냐"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처럼 문 후보의 과감한 몸통 자르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사방에서 쏟아지고 있다.

당내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지만 문 후보의 인적쇄신은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과제는 박 후보의 꼬리 자르기와 문 후보의 몸통 자르기를 비교해 보면 대략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꼬리와 몸통은 엄연히 다른 대상으로 문 후보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관계자는 강조했다.

두 사람의 위기 극복과정은 쇄신 대상과, 쇄신의 주체, 그리고 쇄신 성공 여부에 따른 효과에서 차이가 난다.

박 후보의 쇄신 대상은 말 그대로 꼬리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윗선은 가이드라인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보존할 수 있었다. 그동안 박 후보는 제명징계와 자진 탈당을 통해 비리를 저지른 의원들을 '개인 문제'로 정리해 온 것.

대상·주체·효과서 차이
"시술 VS 이식 수술"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원칙에 입각한 책임정치를 하겠다고 밝혀놓고, 적당한 꼬리 자르기를 통해 책임회피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문 후보의 몸통자르기의 대상은 역시 말 그대로 몸통이다. 몸통도 그냥 몸통이 아니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에 버금가는 책사 중의 책사로 불린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정치9단의 '정보통'으로, 즉 야권의 핵으로 대표되는 인사다.

몸통이란 말에서 전해지듯, 이들을 도려내기 위해 문 후보는 당의 존립 위기를 각오해야 한다.

한 전문가는 이를 두고 "박 후보의 자르기는 '시술'이고 문 후보의 자르기는 '이식수술'이다”라며 "문 후보의 쇄신은 박 후보보다 철저한 준비와 인력, 그리고 고도의 첨단장비가 필요하다"고 비유했다.

문 후보로선 확실한 준비가 갖추어지기 전까지는 섣불리 이해찬-박지원의 2선후퇴를 언급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그에 버금가는 명분도 필요해 보인다. 박 후보는 측근들의 불법정치자금 수수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 잘라내지 않을 수 없는 다급한 위기에 있었다. 반면 문 후보는 몸통에 '새로운 심장'을 이식할 명문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쇄신 주체의 차이다. 박 후보는 새누리당의 최윗선 인물이다. 이는 당내 자금의 흐름과 인사에 관한 최종적인 결정을 박 후보가 내린다는 것을 뜻한다.

최윗선, 손쉽게 '목 댕강'
"주도적 리더십 갖춰야"

박 후보의 장점으로 꼽히는 강한 리더십과 위기대처능력도 과감한 인적 쇄신을 가능하게 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박 후보가 미리 측근들의 불법정치자금 수수를 알았다면 검찰이 알아차리기 전에 미리 싹을 잘라냈을 것"이라고 말해 박 후보의 쇄신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와 달리 문 후보는 분명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카리스마와 리더십 부족은 문 후보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로 꼽혔다. 당내에서도 "문 후보가 주도적 리더십으로 대선판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문이 끊이지 않고 나오는 실정이다.

게다가 이해찬-박지원의 그늘에 가려져 이렇다 할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 것도 문 후보가 박 후보처럼 몸통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몸통이 아닌 문 후보가, 그것도 꼬리가 아닌 진짜 몸통에 칼을 들이대기는 어려워 보인다.

문 후보가 우선 당 안팎으로 세를 모으고 정치 쇄신을 외쳐,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앞서 나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조심스러운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 후보가 직접 몸통을 겨냥하기보다는 당내 쇄신인사와의 교류, 정치 혁신을 주제로 유권자와 소통을 넓혀 자연스럽게 이해찬-박지원을 고립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문 후보가 인적 쇄신의 용단을 내려야 하는 이유는 각각의 효과를 분석해보면 알 수 있다.

박 후보의 꼬리 자르기는 지지층 결집의 효과를 봤다는 평이다. 박 후보는 탁월한 꼬리 자르기로 지지율을 철벽 수비하며 콘크리트 지지율을 과시했다. 비록 최측근 인사를 내치는 기회비용을 감당했지만, 이는 지지층의 이탈과 균열을 방지했다는 평이다.

만약 박 후보의 과감한 인적 쇄신이 없었다면 어떠했을까? 그랬다면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인사의 윗선까지 검찰 수사가 확대됐을지도 모른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친노 참모진 집단 탈퇴에도 반발 여전
이해찬-박지' 2선후퇴 압박 거세져

그럴 경우 몸통에 이르는 주요인사까지 도려내야 하는 상황에 도달해, 이것이 지지율 하락에서 나아가 대선에 초대형 악재가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와 대조해 문 후보가 과감한 인적 쇄신을 단행할 경우 감당해야 하는 기회비용으로 꼽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당내 조직력, 당의 컨트롤타워의 부재, 민주당의 전략통과 정보력의 상실이 그것이다.

반면 문 후보는 그동안 자신을 가뒀던 '친노프레임', 자신의 발목을 잡았던 '리더십부재'를 일거에 날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것은 지지층의 결집뿐만 아니라 외연의 확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는 곧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도 유리하게 작용해 안 후보가 입당을 거부할 수 있는 명분도 함께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안 후보의 입당은 이해찬-박지원의 부재를 해결하고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문 후보가 몸통은 그대로 두고 지금처럼 정치제도혁신만 외치고 꼬리 자르기에 그친다면 어떠할까? 우선 외연의 확장은 고사하고 지지층 분열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단일화와 문 후보의 정치인생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한 언론인은 매체를 통해 "최악의 경우 이해찬-박지원의 섭정을 보게 될 것"이라며 "안 후보와 이-박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다 순식간에 무너져 내릴 가능성도 있다"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의 몸통을 두고 이처럼 야권은 한창 소란이다. 문 후보는 '몸통 딜레마'에 빠져있는 것이다. 전문가의 의견처럼 문 후보가 철저히 준비하다 적절한 시기를 정해 과감히 몸통을 도려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지지층 결집 VS 외연 확장
민주당 자정능력 필요해

하지만 무리하게 도려내기보다는 몸통 스스로 쇄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안으로는 '비노'를 끌어안아 범야권을 아우르는 통합 행보를 보이고, 밖으로는 유권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소통의 면을 넓혀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가 자기반성을 통해 구태 이미지를 벗어던져 미래형 전략가, 선진적 정보통으로 거듭나길 국민은 바라고 있다.

0 Comments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