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0억 시상식 ‘MAMA’ 들춰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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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0억 시상식 ‘MAMA’ 들춰보니

일요시사 0 3479 0 0

후보자 대거 불참…수많은 배우들의 등장
참가자 위주 수상자 선정…몰아주기 논란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했던가. 처음으로 해외에서 치러진 2010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net Asian Music Awards·이하 MAMA)’가 지난 11월28일 밤 마카오 베네시안 호텔 코타이 아레나에서 막을 내렸다. 앞서 엠넷 측은 “개방적이며 엔터테인먼트 공연 인프라가 잘 구축된 마카오 개최를 통해 아시아 음악팬들과 좀 더 가까이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는 각오를 전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고 보니 소리만 요란했다. ‘MAMA’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하나. 반쪽 시상식
MAMA는 ‘반쪽 시상식’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증명하듯 대부분의 가수들이 불참했다. YG 엔터테인먼트(이하 YG) 소속 투애니원과 빅뱅, JYP 엔터테인먼트(이하 JYP) 소속 미쓰에이, 2PM을 비롯해 DJ DOC 등이 참석을 확정했을 뿐 올해 활약을 보인 가수들이 대거 불참했다.

소녀시대, 보아, 슈퍼주니어, 샤이니, f(X) 등 한류붐을 주도하고 있는 SM 엔터테인먼트(이하 SM) 소속 가수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또 비와 이효리, 비스트, 포미닛, 티아라, 다비치, 브아걸, 씨엔블루 슈프림팀 등 후보에 올라와 있는 가수 대부분이 불참했다.

올해 유독 아시아에서 한류붐을 일으켰던 많은 가수들을 볼 수 없어 팬들의 실망이 클 수 밖에 없었던 셈이다.
가수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함일까. 이날 시상식은 영화 시상식인지 가요 시상식인지 헷갈릴 정도로 수많은 배우들이 등장했다. 그것도 충무로에서 내로라하는 이름을 가진 배우들이 친히 마카오로 날아갔다.

황정민, 김정은, 윤은혜, 조여정, 소유진 등은 화려한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무대 위에 올랐다. 이들은 MAMA와 아무런 인연이 없는 배우들이다.
시작부터 ‘반쪽 시상식’이라는 오명을 썼던 MAMA는 끝까지 반쪽을 찾지 못한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했다.

둘. 상 몰아주기
엠넷 측은 앞서 “불참한 가수들에게도 상을 주겠다”며 공정성을 담보했지만 시상식 명단에 불참 가수들의 이름은 거의 없었다. 이날 시상식은 일찌감치 참석을 결정했던 YG와 JYP 소속 가수들이 싹쓸이했다.
투애니원은 3개 분야 대상 중 올해의 가수상, 올해의 앨범상을 차지했으며, 여자그룹상, 뮤직비디오 작품상, 베스트 디지털 싱글상을 수상 등 무려 5관왕에 올랐다.

미쓰에이는 올해의 노래상과 신인상과 댄스 퍼포먼스상 등 총 3관왕에 올랐다. 2PM 역시 3관왕에 올랐으며 거미와 태양 등 이들 소속사 가수들이 주요 부문 상을 휩쓸었다. 본상 19개 부문 중 YG 소속 가수가 7개 부문, JYP 소속 가수가 5개 부문을 수상했다.
한국 가수 중 이들 소속사 가수 외에 이름이 호명된 그룹은 DJ DOC(베스트 랩 퍼포먼스상)와 뜨거운 감자(베스트 밴드 퍼포먼스상), 비(베스트댄스퍼포먼스 솔로상) 등이 전부다.

일부 팬들은 올해 ‘Oh’, ‘런데빌런’, ‘훗’ 등 대거 히트시키며 걸그룹 열풍을 주도했던 소녀시대를 비롯해 카라, 티아라, 슈퍼주니어 등의 이름은 없었던 것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이날 참석한 다른 가수들이 다관왕에 오르는 상황 속에서 이들이 단 한 부문도 수상하지 못한 것에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팬들은 시상식 직후 “수상자 선정에 대한 분명한 잣대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JYP와 YG 소속 가수들의 잔치였다”, “자신들만의 기준에, 자신들의 코드와 맞는 소속사에게 상을 줬다. 최악의 시상식” 등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일부 소속사에 상 몰아주기 행위는 엠넷 스스로 시상식의 권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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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시상식? 쇼?
MAMA는 엄연히 시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쇼에 치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빅뱅 멤버 지드래곤과 탑, 원더걸스 등 새 앨범 준비로 활동을 쉬고 있는 톱 가수들의 특별무대는 화려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번 시상식에 해당사항이 없는 가수들이다. 지드래곤과 탑이 이 무대를 통해 오는 12월15일에 듀엣 싱글을 발표한다는 사실을 알릴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엠넷과 YG의 관계에 대한 오해만 증폭시킬 뿐이다.

게다가 지드래곤과 탑, 아울러 태양까지 포함해 이들은 서로에게 권총을 겨누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연평도 피폭으로 국내외 정세가 뒤숭숭한 가운데 MAMA를 그대로 치르느냐 마느냐의 이야기까지 나돌았던 상황이다. 너무 예정됐던 쇼에만 집중했다는 인상이 강하게 든다. 

시상 자체보다는 쇼 치중…시행착오 겪어야
40억 막대한 자본 투자…국내 반응은 싸늘


이와 함께 ‘아시안 뮤직 어워드’를 표방하면서 해외 가수 수상자 명단은 일본과 중국 위주로만 꾸렸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연예계 일각에서는 MAMA가 시상식 형식을 버린다면 아시아 최고의 쇼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시상식의 권위는 하루아침에 세워지지 않는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권위 있는 시상식으로 우뚝 설 수 있다. 엠넷은 가요 팬들의 비판과 지상파의 눈총을 동시에 받는 상황에서 선택을 내려야 할 것이다.

넷. 마카오 효과?
올해 MAMA는 마카오에서 열렸다. 지상파 가요 시상식을 포함, 사상 최초의 해외 기획이다. 40억이라는 막대한 자본이 투자됐지만 국내 반응은 싸늘하기 짝이 없다. 동네잔치를 굳이 외국에서 벌였던 엠넷은 단 한번의 시상식으로 출혈이 무척 크다.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과의 화해도 문제고, 불참을 선언한 일부 매니지먼트사와의 관계 역시 개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가요 팬들은 MAMA를 조롱하고 있고, 공정성을 시비 거는 반응들이 절대 다수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이 감행된 상황에서 잔치를 벌인 것을 두고도 부정적인 여론이다.

만일 엠넷이 SM 엔터테인먼트를 포함, MAMA에 불참한 회사들과의 관계를 개선시키지 못할 경우 이 문제는 엠넷의 국내 프로그램의 공정성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 MAMA는 엠넷에게 커다란 짐만 안겨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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