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2인 현미경 검증(26) 공약해부- ⑥복지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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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대선주자 2인 현미경 검증(26) 공약해부- ⑥복지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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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적 복지VS보편적 복지 "국민들의 선택은?"

[일요시사=정치팀] 오는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대선주자들이 치열한 대권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상대를 이겨야 웃을 수 있는 레이스에서 최후에 웃게 될 자는 누가 될 것인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야 각 정당의 경선 이전부터 대선예비주자들을 철저히 검증해 온 <일요시사>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전격 사퇴로 여야의 대선후보로 압축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면면을 검증한다. 이번 호에서는 스물여섯 번째 순서로 그들의 '복지정책'을 살펴봤다.

 

 

국민들의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방법으로 '복지' 만큼 쉽고 빠른 것은 없다. 때문에 역대 거의 모든 선거에서 복지는 언제나 핵심쟁점으로 떠올랐다. 박근혜, 문재인 두 후보 역시 복지를 늘린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또 한편으론 확연한 차이가 드러나는 분야가 복지다. '선별적 복지'를 선택한 박 후보와 '보편적 복지'를 내세운 문 후보. 국민들의 표심은 과연 어떤 후보를 향할까?

박근혜 <선별적 복지>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

우리나라는 이미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노인 인구의 증가로 국가의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국가의 재정부담이 가중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지만 국민들의 복지확대 요구는 오히려 더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제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복지정책의 틀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수요자 중심 복지

이 같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한국형 복지체계'의 구축을 천명하고 나섰다. 미국이나 EU 등 선진국과는 판이하게 다른 경제와 정치 상황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 딱 맞는 복지체계를 구축해 과도한 복지정책으로 발생할 수 있는 성장동력 감소 등의 부작용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박 후보가 주장하는 한국형 복지체계란 공급자 중심의 복지제도를 수요자 중심의 복지전달체계로 개선하고 일자리를 통해 소득을 창출하고 자아를 실현할 수 있도록 일과 함께하는 고용복지를 확대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박 후보는 한국형 복지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을 통한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해 경제발전과 사회 안정에 역동적인 균형을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는 모든 국민에게 평생 살아가는 동안 생애단계별로 꼭 필요한 것을 필요한 때에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것을 뜻한다. 국가의 긴급한 보호가 필요한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평생에 걸쳐 생애단계별로 겪게 되는 다양한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소득과 사회서비스를 함께 보장하여 평생생활안전망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소득수준별 선별적 지원 "사각지대부터 복지혜택"
저출산·고령화시대 "한국형 복지체계 구축해야"

박 후보는 우선 자녀를 가지는 것이 걱정이 아니라 축복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5세까지 무상보육 실시 등 국가책임보육 체제 확립을 약속했다. 집에서 키우는 0~5세의 아이들에게는 양육수당을 지원하고, 예비엄마의 근로시간 단축과 예비아빠의 육아휴직을 법제화하며, 국공립어린이집을 확충해 여성의 육아문제를 덜어준다는 계획이다.

무상교육은 고등학교까지 확대하고 사교육비 절감 및 대학 등록금 지원 등 교육비 부담 경감 정책도 내놨다. 2014년부터는 셋째 아이의 대학 등록금 무료지원도 약속했다. 다만 반값등록금에 대해서는 모든 이들에게 무차별적인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소득수준에 따라 지원에 차별을 두겠다는 입장이다.

또 박 후보는 우리 국민들의 가장 큰 걱정인 가계부채 문제도 복지의 개념으로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신용회복을 신청하는 사람들에게는 빚의 50%를 감면해주고 기초수급자처럼 더 어려운 사람들은 70%까지 감면해주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의료비 걱정이 없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암, 심혈관, 뇌혈관, 희귀난치성 4대 중증질환에 대해서는 100% 국가가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건강보험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노인 임플란트를 건강보험 적용대상에 추가하고, 경증 치매도 장기요양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한국 복지 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을 "소득보장과 복지서비스를 제공받아야 하는 저소득층마저 사각지대에 방치돼 복지의 확대를 제대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박 후보는 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자 기준을 대폭 완화해 수급자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미흡한 복지대책

이를 위한 재원마련 방안으로는 ▲세출 구조 개혁을 통한 새로운 재원 마련 ▲투명하고 공정한 조세개혁 및 세정강화 ▲복지지출의 누수 및 유사 중복을 막기 위한 복지행정 개혁 ▲공공부문 개혁 추진 ▲'나라살림 지킴이 국민감사위원회' 설치 등을 제시했다.

한편 박 후보가 내세운 연평균 복지 재정규모는 27조원이다. 이는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의 약 2%수준으로 OECD 평균 복지 재정규모가 GDP의 19~21%인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선별적 복지를 통해 재정부담이 낮고 실현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연 27조원 규모의 복지재정은 '복지국가'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기엔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보편적 복지>
"복지는 상생발전 위한 필수요소"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평소 "복지국가는 민주주의가 상생 발전하는 유일한 방식"이라며 복지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문 후보가 내세운 복지정책은 매우 수위가 높고, 시민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사항을 거의 수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선심성 퍼주기라는 논란은 피해갈 수가 없다.

퍼주기 논란

우선 문 후보는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국민의 기본적인 소득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생활을 뒷받침해줄 각종 소득지원 제도를 충실하게 만들어감으로써,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노후소득의 보장체계 구축을 위해 국민연금법에 국가의 연금지급 책임을 의무화하는 조항을 신설하고 기초노령연금을 2017년까지 두 배로 인상(9만원→18만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출산 시에는 국민연금에서 연금가입기간을 추가 인정하는 출산크레딧을 확대하고, 돌봄크레딧 도입 등 여성의 수급권이 보장되는 '1인 1연금제' 기반 구축 등 연금제도 전반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는 구직자 지원 제도도 도입한다. 문 후보는 청년 구직자에게 '청년취업준비금'을 매월 최저임금의 50% 수준(약 50만원)으로 지급(6개월 후 심사하여 최대 1년간)하며, 폐업 자영업자 등 고용보험 미가입 실직자에게 '구직촉진급여'도 같은 방식으로 지급한다.

또 12세 미만의 아동들에게는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한다. 연령별, 가구소득별로 지급을 시작하여 오는 2017년에는 12세 미만 전체 아동에게 지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장애인 소득보장을 위해서는 장애인연금의 기초급여액도 기초노령연금 인상액과 맞추어 두 배로 인상(9만원→18만원)한다. 이 밖에도 문 후보는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부양의무자 기준을 대폭 완화하여 비수급 빈곤층을 축소하고 최저생계비 책정을 상대빈곤선 기준으로 전환한다. 근로장려세제의 적용대상은 자영업자로 확대하고, 급여액 확대 등 일을 통한 자립기반을 확보하도록 했다.

의료 복지와 관련해서는 연간 환자 본인부담 100만원 상한제를 실시한다. 환자가 부담하는 의료비가 100만원이 넘을 경우 국가가 대납해주겠다는 것이다.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MRI, 초음파, 그리고 의학적 효과성이 입증된 각종 검사와 치료에는 건강보험을 전면 적용한다.

간병서비스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해 간병비를 절감하고 가족의 간병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의료복지와 저출산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임신·출산에 필수적인 의료비는 전액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불임·난임부부의 검사 및 의료비를 전액지원하고 고령산모의 추가적인 필수검사 비용도 전액지원하기로 했다.

국민 기본소득 보장 "누구나 인간다운 생활 누려야"
수위 높은 복지정책 "증세 없는 실현은 미지수"

정부가 엄격하게 관리하는 '공공산후조리원'을 설치하여 출산비용도 절감시킨다. 뇌수막염, 폐렴구균 등 필수예방접종 항목을 확대하고, 13세 미만 아동의 필수예방접종은 무상으로 제공한다.

0세아 아버지는 2주의 휴가를 제도화하고 육아휴직급여 수준은 현행 통상임금의 40%에서 70%로 상향조정한다. 남성의 육아휴직 참여 확대를 위해 육아휴직 1개월 간 통상임금의 100%를 지급하고 산전후 휴가 급여 인상(상한액 135만원→150만원) 및 이용대상 확대를 실시한다.

이밖에도 가족돌봄자의 휴식을 보장하는 가족돌봄휴가제(Care Free Day) 실시, 보육교사, 요양보호사, 간병인 등 돌봄노동자의 처우개선 대책을 마련한다.

보육비 절감을 위해서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대폭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임기 중 국공립어린이집을 시설기준 20%, 이용아동기준 40%까지 확충한다는 것이다. 2020년까지는 시설기준 30%, 이용아동기준 50%까지 확충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필수적인 특별활동비까지 정부지원 보육비에 포함시켜 추가적인 보육료 부담이 없는 공공보육을 실현 하고 가정파견돌보미 등 다양한 형태의 육아 지원을 시도한다.

교육비 절감을 위해서는 방과 후 홀로 방치되는 아동이 없도록 지역 내 방과 후 돌봄체계를 강화하고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 무상교육 실시로 공교육 토대를 강화한다. 대학등록금은 내년에는 국공립대, 이듬해엔 모든 대학의 등록금을 반값으로 줄인다는 복안이다.

비관적 평가

이처럼 문 후보의 복지정책은 박 후보와 비교해 그 스펙트럼이 매우 넓고 구체적이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재원 마련. 문 후보는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재벌에 대한 특혜를 줄이면 복지에 들어가는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증세 없이는 사실상 문 후보의 복지정책 실현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비관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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