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황주홍 의원 제명 추진 논란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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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황주홍 의원 제명 추진 논란 추적

일요시사 0 711 0 0

몸에 좋은 ‘쓴소리’일까? 염장 지르는 ‘헛소리’일까?

[일요시사=정치팀] 요즘 황주홍 민주통합당 의원 블로그에는 비난의 댓글이 넘쳐나고 있다. 다짜고짜 황 의원을 향해 ‘너’라고 부르는 네티즌이 유독 눈에 많이 띈다. 욕설, 인격적인 비하 발언도 있다. 댓글만 봐서는 황 의원이 해서는 안 될 몹쓸 짓을 한 것 같다. 게다가 민주통합당에서는 황 의원 제명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황 의원이 대체 무슨 짓을 저질렀기에 이렇게 돌팔매질을 당하는 것일까? <일요시사>가 들여다보았다.
‘새누리당스러운’ ‘새누리당 첩자’ ‘강물을 흐리는 미꾸라지' 'X맨 중의 X맨’ ‘기회주의자’.
이것들은 지난 8일 황주홍 민주통합당 의원의 ‘초선일지’에 달린 댓글들이다.
‘일부 민주당 국회의원들 참 큰일이다’라는 제목의 황 의원 글에 무려 1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다른 일지도 마찬가지다. 황 의원의 일지는 매번 논란을 일으켰다. 인터뷰할 때도 그랬다. 당 안팎으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처음부터 ‘쇄신’ 주장

황 의원은 국회의원 경력이 채 1년도 안 된 초선의원이다. 여의도 입성이 처음인 황 의원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연일 민주당을 통째로 뒤흔들고 있다.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 갈등의 정점에 황 의원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 의원은 제18대 대통령선거 전에 민주당 투톱 ‘이해찬-박지원’의 2선 후퇴를 강력히 주장하며 정치쇄신의 목소리를 내 주목을 끌었다. 이것은 민주당 지도부에 적잖은 압박으로 작용했다. 그때 황 의원은 ‘비주류’나 ‘비노’보다는 ‘쇄신파’로 불렸다. 안철수 후보의 등장으로 민주당이 한참 ‘정치쇄신’ 숙제를 안고 있을 때였다.

대선이 문재인 후보의 분패로 끝나자 민주당은 대선 패배의 책임을 둘러싸고 주류와 비주류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잠잠하다 싶으면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터져 나오기를 반복했다. 금방이라도 당이 깨질 것만 같았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돌입한 민주당은 하루가 멀다 하고 ‘계파 갈등 척결’을 외쳤지만, 그 마저도 구호에 그쳤다. 

그와 함께 친노와 민주당을 향한 황 의원의 발언은 날이 갈수록 강도가 세지고 수위가 높아졌다. 이에 반발하는 민주당의 의원들도 하나 둘 늘어갔다. 급기야 민주당 관계자들은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반응이다.

황 의원의 제명 이야기가 나온 것은 문재인 전 후보의 국회의원직 사퇴를 주장하면서다. 이에 대해 정청래 의원이 의원총회에서 “황 의원이 먼저 모범적으로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맞불작전을 펴 양측은 본격적으로 공방전을 펼쳤다. 언론은 보기 드문 광경에 연일 열을 올렸다.

황 의원의 과거 발언도 언급됐다. 정 의원은 황 의원이 9년 전 ‘노무현 대통령 하야 발언’을 했다고 맹공을 가했다. 대선 당시 문 전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지 않았다는 황 의원의 비판에 대해 “황 의원을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사퇴, 박정희 묘소 참배, 종편 출연 사사건건 대립
“당 지지율 하락하는 상황, 황 의원 제명은 정치적 악수”

이와 더불어 황 의원의 보수언론과의 인터뷰, 종편 출연 문제도 불거졌다. 보수언론과 종편은 앞 다퉈 황 의원과의 인터뷰 기사를 쏟아냈다. 내용은 주로 민주당에 대한 ‘쓴소리’였다. 황 의원이 ‘새누리당스럽다’라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민주당에서는 종편 출연 여부를 당론으로 정해야 하는지를 두고 설왕설래가 한창이었다. 황 의원과 민주당의 노선은 매번 엇갈렸다.

황 의원은 초선일지에서 정 의원에 대해 “한 마디로 우습다”고 비꼬았다. 노 전 대통령 하야 발언에 대해서도 사실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종편 출연에 대해서도 “오히려 ‘종편 방치’야말로 대선 패배의 한 원인이었다. 종편에 대한 협량한 태도와 관점, 그것이 지금의 민주당이 정비하고 구조조정 해야 할 징계대상이다”라고 날을 세웠다. 자신의 징계 발언에 대해서는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과 동떨어져 있는 생각이야말로 민주당의 징계대상”이라고 맞받아졌다.

황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비단 민주당 주류의원들에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황 의원은 국회의원들이 아무 데서나 담배를 피운다고 질타한 바 있다. 황 의원이 의원들의 국회 내 흡연문제를 지적하고 나선 것과 민주당 주류의원들에게 기득권을 내려놓으라고 주장하는 것을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그 면면을 짐작할 수 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황 의원의 발언이 ‘지나치다’라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황 의원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속내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안철수 전 대통령후보가 신당을 창당할 경우 안 전 후보를 따라 신당으로 옮겨 갈 민주당 의원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안 전 후보에게 고맙다고 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하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용길 시사평론가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황주홍 의원이 국민을 대변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반성의 모습을 보이고 수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칫하면 민주당의 이미지를 훼손시킬 수 있다. 민주당이 갈등상황에서 황 의원을 제명해 ‘정치적인 악수’를 범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라며 “민주당의 지지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이것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친노와 비노 갈등의 정점에 있는 황 의원에 대해 민주당이 비난을 일삼는다면 친노에 대한 여론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명 언급은 난센스”

당사자인 황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제명안? 전혀 거론된 바 없다”라며 “국회의원은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헌법기관이다. 면책특권도 있다. 국회의원은 양심에 따라 소신껏 발언할 수 있도록 헌법이 보장해주고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정청래 의원이 제명을 언급한 것은 난센스다. 근거 없는 인신공격성 발언이다. 상대방의 과거를 추적하고 캐내는 일이 동료의원에 대해 할 수 있는 태도인가? 10년 전 일을 꺼내 제명을 논한다는 것은 사상적 연좌제에 해당하는 위험한 이야기다. 침묵을 강요하는 것은 민주정당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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