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vs 수입차 전격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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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국산차 vs 수입차 전격 비교

일요시사 0 698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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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경제1팀] 수입차의 국내 공세가 더 거세지고 있다. 도로에는 부쩍 수입차가 늘었다. 소비자들은 차량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국내 자동차 메이커들은 품질·가격·서비스 등 전 분야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게 됐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카푸어' 'AS의 어려움' '차량가격의 불투명성' 등 다양한 폐해도 점점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는 국내 자동차 시장(상용차 제외)에서 13만858대가 팔렸다. 이는 2011년의 10만5037대에 비해 24.6%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수입차 업체 중 판매 1위를 기록한 BMW는 물론, 전통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벤츠, 최근 인기를 누리고 있는 폭스바겐, 아우디 등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10대 중 1대 수입차
명성만 믿고 탔다가는

수입차는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했다.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10대 중 1대가 수입차라는 얘기다. 수입차 업계 전문가들은 수입차가 수년 내에 점유율 15%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다.

과거 국내 자동차 시장의 80% 가량을 점하고 있던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산 자동차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던 소비자들은 수입차의 파상공세 덕에 차량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국내 자동차 메이커들은 수입차 업체의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서 품질과 가격, 서비스 등 전 분야에서 더욱 노력을 기울이게 됐다.

하지만 이점보다는 단점이 많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자동차 구입 과정에서 소위 '카푸어'(자동차 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사람들)라고 불리는 젊은 세대들의 부채가 늘어나고 있으며 ▲수입업체와 판매업체로 2원화 된 구조로 인해 차량 가격의 전반적 상승과 구입 후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문제 ▲수입원가 및 옵션 가격의 불투명성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 ▲정비측면에서 지나치게 고가의 수리 및 부품비용이 발생하는 것과 AS의 어려움 ▲법인이 수입차를 리스할 경우 차량비용을 사업비로 인정받아 세금을 줄일 수 있어 발생하는 탈세 문제 등이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수입차 점유율 10% 달성에는 수입차 업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할부금융 프로그램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저렴하게는 1000만원대의 선납금과 월 50만원 이내의 할부금으로 고가의 수입차를 인수하는 방법이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BMW 320d의 경우, 우선 1500만원 정도를 납부하면 차를 인수할 수 있으며 매달 32만원을 36개월 동안 갚아나가는 할부금융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수입차 시장 급성장…이점 있지만 폐해도 증가
'빛 좋은' 할부 프로그램 잠재적 '빚쟁이'양성

그러나 문제는 3년 후 차량 가격의 60%에 해당하는 유예원금 3000만원을 납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누구나 고급 수입차를 소유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만 구매 후 수천만원에 이르는 유예 원금 상환에 대한 생각은 하지 못하는 것이다.

5000만원 정도의 아우디 A4를 유예할부 프로그램으로 사면 선납금 1500만원, 유예원금 3300만원에 36개월 할부금 월 35만원 정도가 든다. 이를 합하면 약 6000만원. 실제 가격보다 1000만원이나 더 지불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부채에 시달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수입차를 구매하는 사람들 중 약 70%가 할부금융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최근 3년간 수입차 구입으로 인해 밀린 유예 원금이 전체적으로는 1조원에 이른다는 추측도 있을 정도다. 대부분의 수입차 구매자들이 잠재적인 '빚쟁이'가 된 셈이다.

2중 유통구조로 인한 가격 인플레이션과 책임회피도 큰 문제다.

BMW코리아는 독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BMW가 국내로 들어오기 위해서 거치는 한국법인이다. BMW코리아는 독일 본사로부터 차량을 수입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하지만 판매를 맡고 있지는 않다. 수입차의 국내 판매는 별도의 딜러사가 맡고 있다. 이와 같은 방식을 '딜러판매 방식'이라고 한다.

딜러판매 방식은 수입과 판매를 분리해 사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유통구조의 2원화로 비용이 2배로 들 수밖에 없고 이는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수입따로 판매따로
소비자가 '봉'?

판매 후에도 2중 유통구조의 허점은 드러난다. 소비자가 수입차를 구입한 후 차량에 대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수입사와 딜러사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차량의 품질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국내법인에 문제를 제기하면 판매 이후의 문제는 딜러 측에 문의하라는 답변만이 돌아올 뿐이다. 그러나 수입차 딜러들의 특성상 영업사원들이 타 업체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고 딜러 측에서도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기 때문에 결국 이로 인한 문제점도 소비자가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6000만원대에 팔리는 수입차의 수입원가는 얼마일까? 정답은 관계자 외에는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알 수 없다'이다.

수입차의 수입원가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다. 업계에서는 판매가격의 약 60∼70% 수준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해 수입차 중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BMW 520d의 배기량은 2000cc, 판매가격은 6260만원. 국산차 중 동급 차량인 현대차 쏘나타의 판매가는 2785만원이다. 3475만원 차이가 난다.

국내외 안전평가
국산차 승승장구

글로벌 브랜드컨설팅업체 인터브랜드가 최근에 발표한 '글로벌 TOP 100 브랜드'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업체 중 BMW는 2위, 현대차는 7위다. 브랜드 가치 차이로 인한 가격차가 있을 수 있지만 이 때문에 2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가격 차이의 진실은 뭘까? 바로 '옵션'의 차이다. 수입차는 국내에서 대부분 '풀 옵션' 차량 1개 트림만을 운영하고 있다. 수십가지에 달하는 옵션을 모두 탑재한 차량을 판매하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옵션에 대한 비용까지 지불해야만 한다.



반면 국산차의 경우 10여 가지 안팎의 옵션을 선택해 적용할 수 있으며 수입차는 이와 같이 소비자의 취향에 옵션만을 선택할 경우 구매 후 6개월 가량이나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또한 수입차 업체들이 옵션 판매가격을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은 딜러 측에서 제시하는 가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국내 소비자들이 수입차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국산차와는 명확하게 차이가 나는 기본적인 성능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동차가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은 '안전'이다. 그런데 국내외에서 치러진 안전성 평가를 보면 실제 결과는 사람들의 생각과 같지 않다.

지난해 12월 국토해양부에서 실시한 '신차안전도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내외 신차 11종(국산차 8종, 수입차 3종) 중 최우수 차량은 현대차 산타페, 우수차량은 한국GM 말리부가 선정됐다.

폭스바겐 CC, BMW 320d, 토요타 캠리 등 수입차 3종은 '충돌분야 평가'에서 일부 2등급 판정을 받아 대부분 1등급 판정을 받은 국산차에 비해 안전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른 차량이 후방충돌하는 경우의 안전성 평가에서는 수입차 3차종 모두 경차급인 기아차 레이보다는 낮은 등급을 받았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자동차 안전도 평가기관 중 하나인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벤츠 C클래스와 렉서스 IS250, IS350, ES350, 아우디 A4 등 5000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수입차들이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2중 유통구조…인플레이션과 책임 회피
수입원가·옵션 판매가 ‘며느리도 몰라’

반면 국내 브랜드는 양호등급을 받은 기아차 K5, 보통등급을 받은 현대차 쏘나타 등 상대적으로 수입차들보다 높은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국토해양부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세계 주요국가 중 한국의 안정성 평가가 가장 까다롭고 항목도 많은 편"이라며 "가장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국산차가 유럽이나 미국 등 주요국가의 안전성 평가에서 고급 수입차보다 높이 평가받을 확률이 높다"고 전했다.

'수입차 문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애프터서비스(AS)문제다. 수입차는 수입사와 판매사가 다르고 정비 역시 수입사가 직접적으로 담당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차에 문제가 생기면 이를 수리하는 데에 많은 수고가 필요하다.

주말에는 정비업무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대차 시스템도 잘 구축되어 있지 않아 소비자들은 먼 곳까지 이동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수리가 완료될 때까지 자비를 들여 다른 교통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늘어나고 있는 수입차의 수에 비해 턱업이 모자라는 정비망 때문에 정비센터 1곳이 감당해야 할 물량이 상당히 높다.

한국소비자원이 정비센터 1곳당 처리해야 할 차량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벤츠가 3672대, BMW 3306대, 폭스바겐 2677대 등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수입차 중에는 브랜드 명성에 걸맞지 않게 크고 작은 잔고장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단순한 부품 교환의 경우에도 외국에서부터 부품을 공수해 와야 하기 때문에 국산차의 수리기간보다 훨씬 많은 기간이 소요된다.

AS보증기간이 지난 경우에는 고가의 부품비와 인건비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많은 부담을 주기도 한다. 부품비의 경우 국산차 대비 2.5∼8.8배 가량 높고, 인건비 역시 약 2.5배에 달한다.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시간당 인건비에 따르면 벤츠가 6만8000원으로 가장 비쌌고, BMW가 6만원, 아우디·폭스바겐이 5만5000원, 렉서스 5만원, 혼다 4만4000원, 토요타 4만2000원 등 국산차 인건비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입차는 인건비 산정에 있어서 보험 및 정비업체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객관적인 기준을 따르지 않는다는 점도 수리비 상승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몇 번 고장 나면
국산차 1대 값

FTA로 인한 관세인하, 다양한 할부금융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남들과는 다른' 고가의 수입차를 살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이면에 숨어있는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명확히 인지를 하지 못하고 있어 피해를 보는 소비자들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에 적은 자금을 들여 수입차를 살 수 있다고 해서 무턱대고 수입차를 선택하지는 말아야 한다"며 "수년 길게는 10여 년을 타야하고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자동차의 선택은 구매 전 단계부터 향후 유지와 중고차 판매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심사숙고해서 선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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