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사태로 본 ‘준표 막말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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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사태로 본 ‘준표 막말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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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은 삐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라 했거늘…

[일요시사=정치팀] 진주의료원 사태로 정가에서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에 대한 때늦은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홍 지사가 ‘원래 그런 스타일’이라는 볼멘소리다. 그동안 논란을 일으킨 홍 지사의 ‘막말 파문’이 그것을 잘 나타낸다고 정치권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의료원 사태만 보더라도 그의 ‘무데뽀 스타일’은 변함이 없어 보인다. <일요시사>가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그의 막말 퍼레이드를 살펴봤다.
대한민국 정치인이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여기에 몇 번이나 자신의 이름을 상위 랭킹에 올리며 체면을 구긴 이가 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그 주인공으로 그의 이름에는 항상 ‘막말’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다녔다. 여론의 뭇매를 맞을 때마다 ‘조심하겠다’고 사과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그의 막말은 좀처럼 멈출 줄을 몰랐다.

곤란하면 “식사했어요?”

최근 종편채널 JTBC <썰전>에서는 인물로 보는 정치코너로 ‘피플해부학개론’을 마련했다. 첫 번째 인물로 홍 지사가 다뤄졌다. 홍 지사는 다혈질에 거침없는 발언으로 그동안 유명세를 날렸다.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강용석 전 의원은 “홍준표 도지사의 막말을 보고 느낀 바가 많았다”며 “2011년에 굉장히 힘들 때였는데 당대표는 저렇게 센 발언을 해도 살아남는 구나”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정치인의 캐릭터를 나타내는 별명 탐구로 본격적인 인물 해부가 시작됐다. 정치인들 가운데 홍 지사만큼 별명이 다양한 사람도 드물다. 

홍 지사는 이른바 ‘슬롯머신사건’으로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홍 지사는 서울지검 검사로 재직 중이던 1993년 슬롯머신사건을 수사하여 ‘6공 황태자’로 불렸던 박철언 등 권력 실세들을 구속 기소함으로써 유명세를 날렸다. 홍 지사가 수사했던 슬롯머신사건이 드라마 <모래시계> 등의 작품의 소재가 되어 모래시계 검사라는 애칭이 붙었다.

또한 홍 지사는 ‘DJ저격수’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1995년 검사복을 벗은 홍 지사는 다음 해 당시 신한국당 총재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치 입문을 권유받았다. 1996년 신한국당에 입당하여 제15대 국회의원으로 서울 송파갑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정치인이 됐다.

이후 홍 지사는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함께 DJ저격수 3인방으로 활약했다. 세 사람 모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추천으로 정계에 입문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강 전 의원은 프로그램에서 자신이 ‘홍준표 저격수’로 법통을 잇고 있다며, 저격수의 3대 요소로 ‘정무감각, 사실 검증, 이름 붙이기’를 꼽았다. 강 전 의원은 “시선을 끌만한 사건명을 붙여야 기사화되고 이슈몰이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식사준표’는 2007년 대선 때 붙은 별명이다.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클린정치위원장이었던 홍 지사가 MB의 BBK사건과 관련해 곤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식사했어요?”라고 답을 회피했던 데서 비롯됐다.

‘막말준표’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2007년부터다. 홍 지사의 발언은 과연 그가 정치인인가를 의심케 하고도 남았다.

“노무현 대통령처럼 아방궁을 지어놓고 사는 사람은 없다. 혈세를 낭비해 봉하에 웰빙숲은 조성했다.” 한나라당 원내대표 시절이던 지난 2007년 홍 지사의 발언이다. 허위사실을 유포한 홍 지사는 쏟아지는 화살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칠 그가 아니었다. MB정권 들어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표제로 역사 회귀가 만연하더니, 홍 지사도 덩달아 노 대통령 저격수를 자처했던 재선·3선 의원 시절로 회귀하는 듯했다.

한 때 ‘DJ저격수’ 노무현 서거 두고 “자기 성깔 못 이겨 그렇게”

“아구통 날리겠다” “꼴같잖은 게” “이대 계집애들” “네까짓 게”

홍 지사는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서도 “자기 정치 하다가 자기 성깔에 못 이겨 그렇게 가신 분”이라는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야권 지지자의 분노는 극에 달했지만 홍 지사의 막말은 시작에 불과했다.

2009년 4월 홍 지사는 환경노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추미애 민주통합당 의원에게도 막말을 쏟아냈다. 홍 지사는 추 의원을 향해 “일하기 싫으면 집에 가서 애나 보든지 배지를 떼라”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홍 지사의그 같은 발언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추 의원이 비정규직법을 4월 임시국회에 상정하지 않고 있는 점을 비판하며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단체들은 ‘홍준표 의원은 막말 발언 사과하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사과를 촉구했다.

여성단체는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가치와 상식, 변화하는 시대정신을 따라가지 못하는 홍 원내대표가 과연 거대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자격이 있는가”라며 “당사자와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것”을 강력히 주장했다.

잠잠하던 막말은 2011년에 말 그대로 ‘대방출’ 됐다. 한나라당 대표 경선 때의 일이다. 홍 지사는 여당 인사를 향해서도 거침없는 막말을 내뱉었다. 홍 지사는 TV토론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을 겨냥해 “거울 보고 분칠이나 하는 후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파문이 일었다. 나 전 의원은 “자꾸 분칠했다고 하는데, 한나라당은 여성 비하 발언이 많이 문제가 됐다. 토를 달지 말고 사과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논란이 인지 얼마 되지 않아 홍 지사의 막말은 가속이 붙은 듯 강도가 세졌다. 홍 지사는 기자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이달 안에 FTA 통과를 못 시키면 내가 (특정기자)에게 100만원을 주고, 내가 이기면 국회 본청 앞에서 그 기자 안경을 벗기고 아구통을 한 대 날리기로 했다”는 발언이 알려져 정국을 경악케 했다.

모 여기자가 삼화저축은행 사태의 돈이 홍 지사에게도 들어갔다는 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묻자 “그걸 왜 물어? 그러다가 너 진짜 맞는 수가 있다”라고 말한 것도 구설수에 올랐다.

이 외에도 홍 지사는 홍익대 인근 카페에서 열린 대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한 타운미팅에서 자신의 과거 ‘소개팅’ 사연을 소개하면서 “이대(이화여대) 계집애들 싫어한다”는 발언을 해 의원들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또한 한나라당 대표 시절 자신의 퇴진을 압박하는 당내 인사를 향해 “꼴같잖은 게 대들고…. 내가 더러워서 해주긴 했는데…”라는 말도 대표적인 막말로 회자되고 있다.

홍 지사가 방송사 경비원에게까지 막말을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한 언론사에 따르면 종편 방송사 입구에서 경비원이 “누구시냐?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요청하자 “니들 면상을 보러 온 게 아니다. 네까짓 게”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비원 아들이라 해놓고

이에 앞서 홍 지사는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현대조선소에서 일당 800원을 받은 경비원의 아들, 고리 사채로 머리채 잡혀 길거리를 끌려 다니던 어머니의 아들이 집권여당의 대표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국민에게 보여줬다”며 자신의 아버지가 경비원으로 일한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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