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권 싱크탱크 ‘내일’ 실체 대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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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권 싱크탱크 ‘내일’ 실체 대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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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싸인 ‘철수사단’ 잘하면 ‘천군만마’ 까딱하면 ‘개미군단’

[일요시사=정치팀] “안철수 신당이 드디어 움직이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정책연구소 ‘내일’이 출범함에 따라, 그동안 ‘설’로만 떠돌았던 안철수 신당이 본격적으로 준비작업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그 구성원의 면면과 움직임이 범상치 않기 때문이다. 여야는 바짝 긴장한 분위기다. 앞으로 ‘안풍’의 진원지가 될 내일의 실체와 구성원들의 면면을 <일요시사>가 꼼꼼히 살펴봤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앞으로 싱크탱크 역할을 할 ‘정책네트워크 내일’(이하 ‘내일’)의 출범을 공식 선언한 데 이어 연구진 영입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안 의원은 개소식 자리에서 “정책 만들 때 취한 방식은 이미 문제 해결 방법들이 연구돼있다”고 지적하면서 “이제는 현장에서 만들어진 정책을 가지고 우선순위를 정해 다른 분야 외에 연관관계를 재조정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내일의 수평적 방향을 언급했다.

대선캠프 참여했던
‘친안’ 인사 대거 참여

안 의원의 내일은 정책을 주로 다루는 연구소인 만큼 연구진은 안 의원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공약 마련을 위해 꾸렸던 정책포럼 멤버들에 새로운 인물이 수혈되는 방식으로 짜여졌다.

안 의원 측은 내일의 발기인이 총 52명이라고 공개했지만 구체적인 명단은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다. 상당수 발기인 명단이 결국 대선캠프에 참여했던 ‘친안(親安)’ 인사들로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안 의원 측은 “인재 영입은 계속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지난해 대선캠프에서 활동했던 18인과 교수?전문가 34인이 내일의 발기인을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대선 때 안 의원의 정책포럼은 세부분야별로 26개가 꾸려졌고, 이름을 올린 교수·전문가 등은 200여 명이 넘었다. 이에 따라 내일의 연구진은 그 이상의 규모가 될 것이라고 안 의원 측은 밝혔다.

안철수 재단 이사진
손학규 재단 강사진

지금까지 공개된 바에 따르면 내일 이사진 명단에는 안 의원, 최장집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장하성 고려대 교수, 이옥 덕성여대 교수, 소설가 조정래 등 총 5명이다. 그리고 백웅기 상명대학교 교수가 감사를 맡았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는 이는 최장집 이사장이다. 내일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인물이 지난 대선캠프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 탓에 최 이사장에게 이목이 쏠렸다. 최 이사장은 한국 민주주의의 현실과 전망을 연구하며 정치학계를 이끌어온 진보학자로 꼽힌다. 1998년 4월부터 ‘국민의 정부’에서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을 지냈으나 한국전쟁 평가를 두고 한 월간지와의 이른바 ‘사상논쟁’에 휘말려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최 이사장은 교수 시절부터 정당정치에 강한 신뢰를 갖고 있었다. 그는 정당정치 복원에 이은 대의제 민주주의 제도의 활성화와 함께 노동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최 이사장은 저서 <민주주의의 민주화>를 통해 한국 정치에서 노동이 정당체제로 수렴되지 못한 점을 꼬집으며 이에 대한 제도적 실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지난 대선을 앞두고 “이번 대선에서 노동 의제를 정치·사회적 중심이슈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기인 52명 명단 공개는 아직, 캠프인사 18명 전문인·교수 34명
새 인물 최장집 교수, 내일 이사장 선임돼 신당 창당 핵심인물로 

안 의원과의 인연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됐다. 안 의원은 작년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의 맞장토론에서 최 이사장의 지적을 인용해 공세를 펴기도 했다.

최 이사장은 또한 올 초 한 매체를 통해 “안철수씨가 한국 정치사에 이바지하려면 제3의 정당을 만들어 성공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안 의원의 신당 창당을 ‘독려’하는 듯한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최 이사장이 안 의원의 신당 창당의 동력으로 작용할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장하성 교수는 작년 안철수 캠프에서 국민정책본부장을 맡았었다. ‘경제민주화의 기수’로 불리는 장 교수는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과도 연이 닿아 눈길을 끌었다. 손 고문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이 정치아카데미를 개설한 첫날 장 교수가 강사진에 이름을 올린 것.

재단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손 고문의 정치적 가치와 철학, 비전에 동조하는 후진을 체계적으로 양성한다는 취지에서 동아시아 미래아카데미를 개설하게 됐다”고 밝혔다.

1기 아카데미에는 현역 기초의원과 정치지망생, 손 고문 지지자 등 전국에서 50여 명이 수강신청을 했다고 재단 측이 밝혀 일각에서는 손 고문의 정치활동이 재개된 것이란 추측도 나왔다.

장 교수뿐만 아니라 최 이사장도 이름을 올려 안 의원의 신당 창당에 손 고문이 합류할 것이란 이야기도 있었다. 장 교수의 강의주제는 ‘경제민주화와 한국 경제의 발전방향’으로 오는 8월17일이 마지막 강의 날이다.

이옥, 안심육아정책 눈길
조정래, 연재 후 내일에 올인

이옥 덕성여대 교수는 안철수 대선캠프에서 육아정책을 담당했던 인물로 이미 정치권에서는 익숙한 이름이다. 이 교수는 그동안 언론에 노출된 바 없어 기본적인 개인프로필 정도만 열람할 수 있었다.

이 교수는 1952년 충남 출생으로 서울대 가정관리학과를 졸업한 후 석사과정을 거쳐 유학길에 올랐다. 현재 아동발달과 아동복지가 전문분야이며, 한국아동학회?한국아동권리학회?영유아보육학회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이 교수는 작년 대선 당시 안철수 캠프에서 5일 ‘초등학교 방과 후 어린이센터’를 실시하고, 0~5세 아동에 대해 무상보육을 전면 실시하는 등의 안심육아정책 육아지원 5대 전략을 발표했다. 5대 전략에는 이외에도 ▲가정 내 양육지원 ▲국공립 어린이집 비율 30%로 확대 ▲보육교사 정규직화가 포함됐다. 대선 당시의 양육 정책 계획은 앞으로도 이 교수를 통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대하소설 <태백산맥>을 집필한 조정래 작가가 이번에도 안 의원 옆에 서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지난 9일 열린 내일 개소식에서 조 작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3년 만에 진행 중인 장편소설 <정글만리> 연재 때문이다.

‘경제민주화의 기수’ 장하성 교수, 육아·양육 정책 담당 이옥 교수
무한 신뢰 보내는 조정래 작가, 대기업 정책 지휘할 백웅기 교수

안 의원 측은 “조 작가가 내일 이사진에 합류하는 데 흔쾌히 승낙했다”며 “다만 조 작가는 소설의 연재가 끝난 6월 말 이후부터 내일의 활동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 작가와 안 의원의 인연 역시 작년 대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 작가는 지난해 9월 안 의원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 참석했다. 그리고 얼마 후 안 의원의 대선캠프 후원회장을 맡았다.

“평생을 통해 보여준 안 후보의 헌신성과 실천성을 믿는다”고 강조하며 안 의원에 대한 강한 신뢰를 보여준 그는 ‘안철수 현상’을 ‘시대적 요구’ ‘역사적 부름’으로 높이 평가했다.

대선이 끝난 지 7개월이 지난 지금, 조 작가와 안 의원은 각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지점에서 다시 만나 눈길을 끈다. 아직도 손으로 원고를 쓰는 조 작가는 독자들을 만나는 공간으로 ‘인터넷’을 택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돌고 돌아 제도권정치에 진입한 안 의원은 내일 출범을 시작으로 독자 세력화의 닻을 올렸다. 두 사람의 인연이 뜬구름이란 비판에 직면한 ‘새정치 3.0’을 어떻게 이끌고 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대선에서 안 의원을 지지했던 백웅기 상명대 금융경제학과 교수는 내일의 감사를 맡았다. 현재 한국경제연구학회에 소속된 백 교수는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 후 미국 유학을 마치고 산업연구원 연구원, 한국개발원 연구위원, 국회 예산정책처 연구분석실장을 거쳐 상명대 총장서리를 역임했다.

대기업정책 효율성 논의
과제는 ‘안풍’의 정착

안 의원은 작년 대선에서 재벌개혁 등 대기업 정책을 총괄하는 특별기구를 대통령 직속으로 두기로 하는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대통령이 직접 ‘장’으로서 참여하는 위원회나 회의체 같은 기구를 만들고, 이 기구의 의결권이 전체 대기업 관련 부처의 정책에 우선하는 역할을 맡기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에 대해 백 교수가 “대기업정책의 효율성을 위해서라면 과감한 정부조직 개편을 먼저 단행하고 부총리급의 특정 부처에 관한 업무를 총괄하게 해주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조언한 바 있다. 백 교수는 안 의원 측에서 대기업 개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매체를 통해 “한국사회의 전체적인 구조를 바꾸는 논의를 하게 되면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올 것”이라면서 “순수한 교수들의 집합으로 봐서는 안 되며, 기존 정치권 인사들의 경험도 당연히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새롭게 꾸려진 ‘안철수사단’이 안풍을 현실정치로 정착시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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