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부부 30억 피소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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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부부 30억 피소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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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전두환’ 은닉재산 나올까

[일요시사=경제1팀] 한때 국내 최고의 재력가였던 부부가 30억원대 민사소송에 휘말렸다. 부부에 대한 관심은 정작 다른 데로 쏠리는 상황. 지금은 ‘빈털터리’라는 남편과 달리, 부인은 ‘빵빵’한 재산을 소유하고 있어서다. 이들의 발목을 붙잡는 것은 23조원에 달하는 추징금이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그의 부인 정희자씨 얘기다.

몰락한 대우의 ‘황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사람들의 뇌리 속에 ‘실패한 경영인’으로 기억된다. 그런 그가 부인 정희자씨와 함께 30억원대 소송을 당했다. 과거 자신들이 소유한 회사의 자금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이유에서다.

“난 빈털터리”

최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 부부가 최대주주로 있던 경주힐튼호텔과 경주선재미술관을 인수한 우양산업개발이 김 전 회장과 부인 정씨를 상대로 “보수와 퇴직금, 법인카드 결제대금 등 34억5500여만원의 부당이득금을 반환하라”는 민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검찰은 2008년 김 전 회장이 추징을 피하기 위해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던 베스트리미티드(옛 대우개발) 주식을 압류해 공매했다. 우양수산은 지난해 8월 초 이 주식을 약 923억원에 사들이고 이름을 우양산업개발로 바꿨다. 정씨는 인수 직전 베스트리미티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우양산업개발이 주목받은 이유는 정씨가 9.58%의 지분을 갖고 있었고 사실상 경영권을 행사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경주 힐튼호텔과 경기도 포천의 아도니스골프장, 에이원 컨트리 클럽을 중심으로 김 전 회장의 2세인 김선협씨가 경영을 했기에 우양산업개발의 매각은 ‘대우그룹의 완전한 몰락’으로 보여지는 듯 했다.

그러나 우양산업개발은 정씨가 지배주주이던 시절 자신의 지위를 악용, 회사를 개인 소유처럼 운영하며 고액의 임금과 퇴직금, 비용 등을 부당하게 편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양산업개발 측은 “정씨가 지난 1999년 김 전 회장이 그룹 경영에서 퇴진하고 그룹이 해체된 ‘대우사태’ 이후 대표이사로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으면서 고액의 보수금을 받아갔다”며 “김 전 회장의 차명주식 보유 사실이 검찰에 발각된 후 공매로 매각되기 전까지인 2008∼2012년 압류기간 동안 받아간 임금만도 12억5700만여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씨는 경주힐튼호텔 등이 공매로 팔리기 직전인 2012년 7월 사임서를 내고 퇴직했는데 당시 받아간 퇴직금이 14억원에 이른다”며 “이 밖에도 법인카드를 이용해 1740만원의 퍼스트클래스 항공권을 구입하는 등 회사의 비용을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우양산업개발은 정씨가 34억5500여만원을, 이 가운데 2억2500여만원은 부부가 함께 지급하라고 청구했다. 2억2500여만원은 김 전 회장이 임차한 서울힐튼호텔 객실의 청소도우미에게 2008년 이후 수년간 보수로 지급한 돈이다.

차명회사 인수한 업체서 부당이득…반환 소송
23조 안내고 호화생활…가족재산 문제 재점화

김 전 회장 부부는 대우그룹의 자회사인 대우개발이 운영하던 서울힐튼호텔 23층 펜트하우스를 1999년부터 25년간 장기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실제 하룻밤 숙박료가 1100만원에 달하는 특급 호텔 펜트하우스를 부부는 연간 12만원에 이용하는 특혜를 누리고 있다.

우양산업개발 측은 “적은 돈으로 이용하는 것도 모자라 이 방을 청소하는 직원을 고용하는 등에 2억2500만여원의 회삿돈을 썼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의 소송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따로 있다. 우선 김우중 전 회장이 국고에 환수해야할 추징금은 무려 22조9460억여원에 달한다. 이는 법원이 김 전 회장이 영국의 대우그룹 비밀금융조직인 BFC를 통해 관리한 자금이 200억 달러(당시 환율로 25조원) 규모로 파악하면서 나온 금액이다.

자세한 내역을 보면 해외 유령회사에서 물건을 수입한 뒤 수입대금을 송금하는 방식으로 조성한 26억 달러, 해외 현지법인들의 자동차 판매대금을 국내를 거치지 않고 BFC로 직접 송금한 14억1000만 달러, 해외법인 명의로 현지 금융기관에서 빌린 157억 달러 등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에 대한 추징을 지속적으로 집행해왔지만, 김 전 회장은 1999년 7월 대우그룹 자구대책을 발표할 당시 전 재산(당시 주식 1조2553억원과 임야 452억원 상당)을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한 탓에 재산이 없다며 1%도 내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김 전 회장도 여전히 상류층의 삶을 살고 있다. 겉으로만 ‘빈털터리 신세’일 뿐이다.  ‘무일푼’이라는 김 전 회장과 달리 그의 부인 정씨는 선재아트센터 관장이고, 그 일가족은 정치권의 유력 인사들이 드나드는 아도니스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수많은 호텔, 미술관 등이 김 전 회장 가족의 소유물이다.

가족들의 재산이 이처럼 ‘빵빵’하고, 최근 30억원대의 소송에 휘말렸다는 걸 감안하면 김 전 회장이 무일푼이라는 말에 걸맞은 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은 ‘개인재산’은 없으나 여전히 ‘호화생활’을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추징금 제도의 문제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다”며 “이 때문에 추징금 제도를 ‘유권무죄 무권유죄’에 빗대는 것 아니겠냐”고 비판했다.

추징금 미납 1위

재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번 소송 내용만 봐도) 아직 김 전 회장을 따르는 사람이 많고 그의 영향력은 여전하다”며 “김 전 회장의 아버지가 박근혜 대통령 아버지의 은사이고 김 전 회장의 형이 박 대통령의 은사라는 ‘특별 인연’으로, 김 전 회장이 언제든지 복귀를 택하면 그를 서포트할 세력이 많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김우중 성공&몰락 스토리
‘황제’서 ‘빚쟁이’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1960년부터 66년까지 한성실업에 근무한 후 1967년 서울 중구 충무로에 대우그룹의 모태인 대우실업을 창업했다. 자본금은 500만원이었지만, 봉제품을 생산해 동남아 미국 등지에 수출하기 시작해 파죽지세로 외형을 불렸다. 이를 토대로 한때 계열사 41개와 해외법인 396개를 보유한 재계 2위의 위치에도 올라섰다.

그러나 1998년의 IMF 구제금융사건으로 한국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고 그로 인한 여파로 부채비율이 600%이상이었던 대우그룹은 이듬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당시 부채 규모가 500억 달러에 달해 워크아웃 신청 두 달 만에 결국 해체된다.

그때부터 김 전 회장은 검찰의 수사를 피하기 위해 출국한 후 도피생활을 시작했다. 그를 둘러싸고 중국 등지에서 호화롭게 생활을 했다는 추측과 유럽 등지의 3류 호텔에서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며 어렵게 생활했다는 상반된 얘기가 나돌았다.

2005년 6월 귀국해 검찰조사를 받았으며 대법원은 분식회계 및 사기대출, 횡령 및 국외 재산도피 혐의를 적용, 징역 15년과 함께 23조358억원의 추징금을 선고했다. 이후 노무현 정권 말기인 2007년 12월31일 특별사면됐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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