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조특위' 여야 저격수 진검승부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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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국조특위' 여야 저격수 진검승부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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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민주)과 방패(새누리)의 대결 '뚫리거나 막히거나'

[일요시사=정치팀]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지난 2일 첫 전체회의를 열고 45일간의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한편 이번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국정조사 특위에는 이른바 여야의 저격수들이 총출동해 드림팀을 꾸려 눈길을 끈다. <일요시사>가 여야 대표 저격수들의 면면과 앞으로 펼쳐질 국정원 특위의 쟁점을 살펴봤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국정조사(이하 국정원 국조)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던 여야가 결국 국정원 국조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여야는 지난 2일 첫 전체회의를 열고 45일간의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여야는 국정조사의 범위를 놓고도 한바탕 신경전을 벌였지만 일단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불법지시 의혹 및 국가정보원 여직원 댓글관련 등 선거개입의혹 일체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직권남용 의혹 및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키워드 확대 등 수사 일체 △전·현직 국정원 직원의 정치개입관련의혹 비밀누설 일체 △국정원 여직원 인권침해 △기타 필요한 사항으로 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분쟁의 불씨는 남아있다.

본격 맞대결

한편 사건의 심각성과 화제성을 고려한 여야는 국정원 국조특위 위원들을 모두 공인받은 공격수들로 채워 이른바 '드림팀'을 구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여야 간 치열한 격돌이 예상되는 이유이다. 국정원 사건 국조특위는 여야 의원 18명으로 구성되며 새누리당 소속 9명, 민주당 소속 8명, 비교섭단체 1명이 배정됐다.

실제로 여야 의원들은 국정원 국조특위의 첫 회의부터 증인채택 가능성이 있는 의원을 특위에서 제외하라며 정면충돌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 국조특위 위원 중 김현·진선미 의원은 국정원 여직원 인권유린과 관련해 새누리당 법률지원단으로부터 고발됐다"며 해당 의원들의 사퇴를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상회담 회의록 사전 유출 의혹 당사자인 정문헌 의원의 특위 참여에 반발했다. 결국 국정원 국조특위 첫 회의는 여야 의원들 간 고성과 막말이 오간 끝에 시작 10여분 만에 파행을 겪었다. 앞으로의 험로가 예상되는 장면이었다.

여야가 발표한 국정원 국조특위 위원들의 명단을 살펴보면 대부분 국정원 사건에 대한 공방이 전개돼온 법사위와 정보위, 안전행정위 소속이다. 특히 민주당은 특위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신청자가 쇄도했다는 후문이다. 일례로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강력한 희망에 따라 이례적으로 특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우선 새누리당의 '드림팀' 라인업을 살펴보면 간사에 권성동 의원을 비롯해 이철우·김재원·정문헌·조명철·윤재옥·김태흠·김진태·이장우 의원 등 9명이 발탁됐다. 간사를 맡은 권 의원은 검사 출신의 재선의원으로 현재 법사위에서 간사를 맡고 있으며 지난 이명박정부에서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경력 등이 고려돼 새누리당 위원들을 이끌게 됐다.

권 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법률통이다. 검사 시절 "피의자가 스스로 '아 내가 여기서 못 빠져나야겠구나'란 생각이 들 정도로 논리적으로 추궁해야 범인에게 자백을 받아낼 수 있다"며 "그 과정이 때론 10시간이 될 수도 있고 24시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할 정도로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스타일의 공격수로 유명하다.

국정원 국조 특위 첫날부터 가시밭길 예고
승패 결과 따라 명운 엇갈리는 끝장승부

김재원·김진태 의원 역시 검사 출신이다. 김재원 의원은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현역 검사시절엔 조폭킬러로 이름을 떨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새누리당의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다. 초선인 김진태 의원도 공안검사 출신으로 국정원 사건을 맡은 주임검사의 운동권 전력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그는 또 지난 4월에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사마천의 <사기>에 외부의 적은 적이 아니라 했다. 외부보다 내부의 적이 무섭다고 했다. 본 의원은 이 자리에도 한국의 적이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을 겨냥해 '종북 저격수'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국정원 사건을 깊숙이 파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정보위 소속 3인방도 눈에 띈다. 정문헌·조명철·윤재옥 의원은 정보위 소속으로 정 의원은 NLL 논란을 일으킨 최초 장본인이기도 하다. 조 의원은 김일성대학을 나온 북한전문가로 정보통으로 여겨진다. 윤 의원은 경찰청 정보국장 출신이다. 이외에도 이철우 의원은 국정원 출신이며 원내부대표인 김태흠, 이장우 의원도 특위에 배치됐다.



새누리당에 맞서 민주당 역시 드림팀 라인업을 구성했다. 관례에 따라 위원장직을 맡게 된 민주당은 지난 17대 국회에서 정보위원장을 지낸 4선의 신기남 의원을 특위위원장으로 내세웠다.

민주당은 신 위원장을 포함해 법사위의 박영선·박범계·신경민·전해철, 정보위 소속 정청래·김현, 안행위 소속 진선미 의원 등 8명을 특위 위원으로 확정했다. 간사는 정청래 의원이 맡기로 했다. 정 의원은 운동권 출신으로 이 사건과 관련해 그동안 민주당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해왔다.

특히 법사위원장이기도 한 박영선 의원은 박범계 의원과 함께 권영세 새누리당 당시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의 녹취록 공개를 주도한 당내 대표적인 전략통이다. 지난 2007년 대선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사건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이 전 대통령을 궁지에 몰아넣기도 했었다.

이밖에도 당 대변인 출신 김현 의원은 국정원 내부문건을 폭로한 국정원 저격수이며, 진선미 의원은 고비 때마다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과 관련한 굵직한 폭로를 하며 사건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진 의원은 비록 비례대표 출신의 초선의원이지만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중앙선대위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이미 대중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판사출신인 박범계 의원은 새정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남다른 활약을 펼쳐 인사청문회 스타로 떠오른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항공권 깡 의혹이나 특정업무경비 사적 전용 의혹 등을 밝혀내 이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승패 갈릴까?

마지막으로 비교섭단체 몫의 특위 위원을 배정받은 통합진보당은 안행위 소속으로 국정원 사건을 다뤄 온 이상규 의원을 배치했다. 이 의원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민주노총 정책국장을 역임하는 등 노동운동에 헌신해왔다.

이처럼 화려한 면면을 자랑하는 여야 대표 저격수들의 진검승부는 오는 8월15일까지 45일간 계속된다. 이 대결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 이들의 활약 여부와 승패 결과에 따라 소속 당의 명운마저 엇갈리는 벼랑 끝 승부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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