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같은' 수입화장품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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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같은' 수입화장품의 불편한 진실

일요시사 0 687 0 0

매일 매일 피부에 독을 바른다?

[일요시사=경제1팀] 화장품 안전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명품’이나, ‘유기농’ 화장품이라는 말만 믿고 제품을 찾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이들 제품에 함유된 성분이 사실상 피부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피부에 바르면 ‘득’이 아니라 ‘독’이 되는 화장품의 불편한 진실을 들여다봤다.

일명 기적의 크림이라 불리는 ‘힐링크림’에서 유해성분으로 분류된 ‘스테로이드’ 성분이 다량 검출돼 소비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벌써 두 번째. 그야말로 기적의 크림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해당 화장품을 바르기만 하면 자신도 연예인들처럼 ‘꿀피부’가 될 수 있다고 믿었던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준 ‘기적’말이다.

무심코 바르다간…

지난 2일 한 방송매체는 식약처에서 안전하다고 확인한 미국 마리오 바데스쿠사의 ‘힐링크림’ 제품에서 스테로이드 제제가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이 수입화장품은 ‘기적의 크림’이라고 까지 불리는 제품. 미국의 유명 스타들이 애용해 주목을 받았고, 효과 역시 탁월해 ‘기적’이라는 별칭이 붙은 크림이다.

그 인기에 힘입어 한국에 수입됐고, 국내 대형 홈쇼핑에서도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제품의 표면에는 스테로이드 첨가 사실이 표기되어 있지 않고 ‘피부 진정’과 ‘저자극’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소비자들은 ‘힐링크림’을 바르고 나면 눈에 띄게 트러블 피부가 개선되며 요철이 있던 피부가 매끈하게 가꿔지는 것을 특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통을 모두 비운 다음 사용을 중지하면 푸석해지는 등 급격히 피부가 나빠져 값비싼 힐링크 림을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실제 이 크림의 후기 가운데에는 실제 부작용을 호소하는 내용이 상당했다. “효과가 너무 좋으면 의심을 해봐야 한다고 했는데... 잠깐 안 바르니 얼굴에 좁쌀 여드름이 나기 시작하고, 피부가 너무 건조해서 미치겠다”는 사용자의 증언도 뒤따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검사 결과, 해당 크림에는 화장품 배합금지 성분이 들어가 있었다. 식약처는 문제의 수입화장품에 대해 회수 조치를 내렸다. 식약처는 지난해 수입된 힐링크림 중 6월에 만들어진 제품에서만 스테로이드가 검출됐고 나머지는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판매분 7만여개 중 지난해 6월 제조된 1만여개 분에 리콜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이 이후에도 힐링크림을 바른 소비자들의 부작용이 이어졌다. 얼굴 전체가 붉어지고 뭔가가 났다는 것이다. 이에 해당 매체가 식약처가 안전하다고 한 제품 중 2종류를 수거해 외부전문기관에 성분 분석을 맡겼고, 그 결과 2개 제품 모두에서 스테로이드 성분이 검출됐음을 확인했다.

또 스테로이드 성분 중 매우 독한 성분인 트리암시놀론이 식약처 검출 용량보다 1.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테로이드 성분은 장기간 피부에 사용할 경우 피부를 위축시키고 모세혈관을 확장시키는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제품의 경우 현재 정식 판매 경로로 유통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수입 화장품의 안정성 문제는 그간 꾸준히 불거져 왔다. 최근에는 일본 화장품 가네보가 한국 등 아시아 10개국에서 판매한 미백 화장품 45만개를 모두 자진 회수한다고 밝혔다.

‘힐링크림’서 또 스테로이드 성분
중금속 립스틱에 수은 필링제품도

외신에 따르면, 가네보는 제조ㆍ판매한 일부 미백 화장품에서 피부에 흰 얼룩이 생기는 부작용 피해 사례가 39건 접수됐고 이에 따른 조치로 제품을 회수한다고 전했다.

일본의 피해 사례 중 14건은 제품 사용을 중단하고 회복했지만 15건은 치료 중이다. 문제가 된 제품은 가네보가 독자 개발한 미백 성분 ‘로도데노루’이 함유된 화장품으로 2008년부터 한국을 비롯한 홍콩, 태국,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10개국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에는 중금속이 다량 포함된 미국산 립스틱이 온라인을 통해 국내 소비자가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팔리는 32개 제품의 립스틱과 립글로즈의 중금속 농도를 측정해 본 결과 카드뮴은 16개, 크롬은 22개, 납은 24개 제품에서 검출됐다.

이 보고서는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보다 입으로 들어갈 위험이 있는 립스틱의 중금속 기준이 더 엄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한 연구기관은 립스틱을 주 3회 이상 바를 경우 류마티스 위험도가 71% 높아지고 16세 이전부터 바르면 95%까지 상승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얼굴의 각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해주는 필링 제품에서는 수은이 검출돼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서 10여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는 수입 필링 제품에서 수은이 검출된 것이다. 인터넷 구매대행 업체 5곳에서 판매된 화장품 ‘EV Princess Express Peeling’제품은 수은이 931ppm 검출돼 기준치인 1ppm을 훨씬 초과했다. 중금속인 수은은 피부에 직접 접촉하면 단기적으로는 피부가 붉어지고 화끈거리며, 장기간 노출 되면 국소적으로 피부염 및 알러지를 유발할 수 있다.

또 해당 제품은 ‘상품명’, ‘Expiry Date: 2016.12.16.’ 등의 표시는 있으나 ‘제조국’, ‘제조원, ’제조번호‘ 등의 표시가 없어 문제가 됐다. 이에 식약청은 해당 제품을 팔고 있는 사이트의 차단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요청하고 관세청에 수입 및 통관을 금지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득’보다 ‘독’

잇단 수입화장품 유해성 논란에 한 피부과 전문의는 “이들 유해 화학성분이 다량 함유된 제품을 사용할 경우 피부 노화, 염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자연주의’ 성분을 표방하거나 좋은 제품이라고 입소문이 난 화장품이라 하더라도 유해 성분이 함유되지 않은 것은 아니므로 자신의 피부 타입에 맞게 적절하게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고 당부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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