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횡사' 재벌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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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뒷담화> '비명횡사' 재벌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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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 가슴에 묻은 로열패밀리

[일요시사=경제1팀]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의 차남이 익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갑작스런 사고로 비명횡사한 재벌가 사람들이 회자되고 있다. 현대, LG, 롯데 등 국내 내로라하는 재벌 집안에 꼭 한명씩 있다. 가문의 아물지 않는 깊은 상처로 남은 비운의 로열패밀리들은 누가 있을까.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의 아들이 익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전 회장의 차남 최모씨는 지난 6일 경기 가평군 미사리 개인별장 앞 강에서 가족과 물놀이를 하다 갑자기 정신을 잃어 현장에 출동한 119에 의해 구조됐다. 최씨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4시간 만에 숨졌다.

가슴 찡한 사연들
     
경찰은 최씨가 수영에 능숙했고 강가 선착장에서 보트 운행에 사용되는 전기케이블이 파손된 것을 발견, 최씨가 고압전류에 감전돼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최 전 회장과 그의 둘째부인인 가수 배인순씨 사이에서 태어난 최씨는 2011년부터 학교법인 공산학원 이사를 맡아 최 전 회장과 함께 경기 안성시 소재 동아방송대학을 경영해왔다.

최 전 회장은 3번 결혼, 3번 이혼을 했다. 그의 첫번째 부인은 1960년대 유명한 육체파 배우였던 김혜정씨. 김씨와 이혼한 최 전 회장은 1976년 펄시스터즈의 멤버였던 배인순씨를 아내로 맞았지만 1998년 이혼했고, 배씨가 2003년 자서전적 소설 <30년 만에 부르는 커피 한잔>을 통해 최 전 회장의 사생활을 공개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최 전 회장은 1999년 장은영 전 KBS 아나운서와 재혼했으나 2010년 결국 결별했다.

최 전 회장의 차남이 익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갑작스런 사고로 비명횡사한 재벌가 사람들이 회자되고 있다. 가문의 아물지 않는 깊은 상처로 남은 비운의 로열패밀리들은 한둘이 아니다.

불의의 사고로 갑자기 세상 떠난 재벌 2·3세
자녀 먼저 보내고 평생 '기도하는 마음으로'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는 8명의 형제와 슬하에 8남1녀의 자녀를 뒀다. 3세까지 합하면 30여명이 넘는 대가족이다. 다복한 현대가문은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옛말대로 슬픈 가족사를 갖고 있다.

'정주영 패밀리'중 비명횡사한 첫 인물은 정 창업주의 넷째동생 신영씨다. 신영씨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동아일보 기자로 재직하다 1962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32세에 돌연 타계했다.

정 창업주는 동생들 가운데 신영씨를 가장 아꼈다고 한다. 그만큼 정 창업주의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정 창업주가 1977년 신영씨를 기리기 위해 세운 관훈클럽 '신영연구기금'을 통해 애정을 엿볼 수 있다. 관훈동 신영기금회관엔 2007년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만든 정주영-정신영 형제의 동상이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



기자들의 저술과 학술연구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신영연구기금은 현재 신영씨의 미망인 장정자씨가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정 창업주는 1985년 제수씨인 장씨에게 서울현대학원(현대고등학교 이사장)을 맡겼다. 장씨는 한때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로 활동하기도 했다.

현대가의 비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982년 당시 인천제철 사장으로 재직하던 정 창업주의 장남 몽필씨가 49세에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몽필씨는 승용차를 타고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던 고속도로에서 트레일러를 들이받아 사망했는데, 일본에서 귀국하는 '왕회장'을 마중하기 위해 공항으로 가던 길이었다고 한다.

정 창업주로선 '청천벽력'과 같은 사고인 셈이다. 그는 장남을 잃고 "하늘이 나를 버렸다"는 말로 주위에 비통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몽필씨는 '배다른 형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경영권 승계 1순위였다.

금지옥엽으로 키운 '황태자'를 가슴에 묻은 재벌가도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아들만 생각하면 눈물부터 흐른다. 20세도 못 채우고 비명횡사한 외아들 원모씨 때문이다. 1990년대 고등학생이던 원모씨의 정확한 사인에 대해선 LG그룹 관계자들조차 철저하게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다만 급사란 것만 확인될 뿐이다. 일각에선 원모씨의 사망원인에 대해 "선풍기를 틀어놓고 자다가 사망했다"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최원석] 차남 수영하다 익사
[정주영] 장남 교통사고 사망
[구본무] 외아들 어릴때 급사
[신준호] 장남 외국서 추락사
[김우중] 장남 유학 중 참변

'LG 황태자'였던 원모씨가 생존해 있다면 30대 후반으로, 삼성가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현대가 정의선(현대차 부회장) 등과 함께 재계의 주목을 받을 나이다. 구 회장과 부인 김영식씨는 지금도 가끔씩 원모씨의 위패가 안치돼 있던 삼청동 칠보사를 찾아 슬픔을 달랜다고 한다. 딸만 둘(연경-연수)인 구 회장은 '대'를 잇기 위해 2004년 바로 아랫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 광모씨를 양자로 호적에 올렸다.

롯데가도 비슷한 사연이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넷째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은 장남 동학씨가 사망한 가슴 저린 사연을 갖고 있다. 동학씨는 2005년 태국 방콕공항 인근 한 아파트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37세. 그는 후배 한 명과 태국에 입국한 이후 사업차 필리핀으로 출국을 앞두고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를 당한 동학씨는 롯데에서 어떤 직책도 맡고 있지 않았다.

동학씨는 '롯데가 악동'으로 소문난 인물. 1994년 '프라이드 폭력 사건'을 시작으로, 2년 뒤인 1996년 동거녀와 함께 대마초와 코카인을 흡입한 혐의로 구속됐다. 1999년 롯데가문 선영 도굴범들의 현장검증 때 용의자들을 폭행해 물의를 빚은데 이어 2000년엔 음주운전을 하다 추돌사고를 낸 뒤 경찰관을 매달고 질주해 구속되기도 했다. 이후 동학씨는 해외에서 주로 생활하다 변을 당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도 1990년 장남 선재씨를 잃었다. 선재씨는 미국 유학 중 교통사고로 23세에 요절했다. 김 전 회장과 부인 정희자씨는 아들의 사고 소식에 통곡을 금치 못했다. 더욱이 선재씨가 사고를 당한 이유가 미국을 방문하기 위해 공항에 도착한 어머니 정씨를 마중하러 나가던 길이란 점은 이들 부부의 가슴을 쓸어내리기에 충분했다.

"하늘이 날 버렸다"

선재씨는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뒤 보스턴 MIT대학에서 산업공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었다. 정씨는 졸지에 세상을 등진 선재씨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이듬해 아들의 이름을 딴 선재미술관을 설립했다. 김 전 회장 부부는 1994년 선재씨를 닮았다는 이유로 톱스타 L씨를 양아들 삼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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