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빵'기업 내부거래 실태 (112)호반건설-호반베르디움

한국뉴스

<연속기획> '일감 몰빵'기업 내부거래 실태 (112)호반건설-호반베르디움

일요시사 0 1098 0 0

'호남 대표' 잘나간다 했더니…

[일요시사=경제팀]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변칙적인 '오너 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호반베르디움'이란 아파트 브랜드로 유명한 호반건설은 10여 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중 오너일가 지분이 있으면서 내부거래 금액이 많은 회사는 '호반건설'과 '호반베르디움'등이다. 이들 회사는 관계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적지 않은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꾸준히 몸집 키워

1996년 설립된 호반건설은 아파트, 도로, 조경 등 호남을 기반으로 한 건설업체다. 처음 현대파이낸스란 여신금융회사에서 1999년 건설업으로 업종을 바꾼데 이어 2006년 현 상호로 변경했다.

문제는 자생력. 관계사에 매출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분석 결과 매출의 2/3 가량을 내부거래로 채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수천억원대 고정 매출을 올리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매출 9301억원 가운데 7284억원(78%)을 특수관계자들과의 거래로 올렸다. 2011년에도 특수관계자들은 매출 7919억원 중 5089억원(64%)에 이르는 일감을 호반건설에 퍼줬다.

호반건설의 내부 의존도가 처음부터 높았던 것은 아니다. 2005년 발생해 이듬해부터 급증했다. 호반건설이 관계사들과 거래한 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2005년 1%(총매출 1949억원-내부거래 26억원)였다가 2006년 24%(1688억원-410억원)로 오르더니 ▲2007년 53%(1866억원-981억원) ▲2008년 64%(2419억원-1547억원) ▲2009년 58%(3010억원-1755억원) ▲2010년 65%(5503억원-3561억원)까지 치솟았다.

호반건설은 계열사들을 등에 업고 거둔 안정된 매출을 기반으로 꾸준히 몸집을 키워왔다. 총자산이 2001년 289억원에서 지난해 8436억원으로 11년 만에 30배 가까이 불었다. 같은 기간 141억원이던 총자본은 7225억원으로 50배 넘게 늘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경우 2001년 이후 단 한 해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은 800억∼2000억원, 순이익은 600억∼1600억원을 기록했다.

호반건설은 광주광역시 북구 삼각동에 아파트 첫 삽을 뜬 이후 지금까지 전국에 총 7만여 가구의 보금자리를 공급했다.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32위였던 호반건설은 시공평가액 1조7000억원을 돌파해 올해 24위로 수직상승했다.

매출 대부분 집안서…수백∼수천억씩 거래
김상열·우현희 오너부부와 자녀들이 지배

2002년 설립된 호반베르디움은 아파트 건설업체로 분양·임대·시행 등이 주업무다. 영진산업에서 2005년 현 상호로 변경했다. 이 회사 역시 '식구'들이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사실상 지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주거래처는 호반건설.

호반베르디움의 지난해 매출 대비 내부거래율은 무려 99%. 매출 542억원에서 내부거래로 거둔 금액이 536억원에 이른다. 그전에도 마찬가지였다. 2011년 매출 1025억원 중 1016억원을 관계사에서 채워 내부거래율이 99%나 됐다.


김상열 회장(사진 왼쪽)과 우현희 이사장
▲김상열 회장(사진 왼쪽)과 우현희 이사장

호반베르디움의 내부거래율은 ▲2005년 39%(94억원-37억원) ▲2006년 43%(1021억원-437억원) ▲2007년 47%(1601억원-758억원) ▲2008년 39%(1018억원-393억원) ▲2009년 42%(827억원-351억원) ▲2010년 85%(1166억원-988억원)로 나타났다.

호반베르디움도 계열사들 덕분에 몸집을 키울 수 있었다. 총자산이 2004년 429억원에서 지난해 2647억원으로 6배가량 불었다. 이 기간 14억원이던 총자본은 892억원으로 64배나 늘었다. 2010년과 2011년 각각 1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리다 지난해 30억원의 마이너스를 냈다. 그동안 순이익은 20억∼100억원을 거뒀다.

호반건설과 호반베르디움의 내부거래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너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은 2009년 말 기준 김상열 회장이 지분 25.5%(16만5750주)를 소유한 최대주주. 그의 부인 우현희 KBC문화재단 이사장도 6%(3만9000주)를 보유했다. 호반건설은 2010년부터 주주내역을 공시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개인회사

김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호반베르디움은 베르디움의 100%(30만주) 자회사다. 시설물유지관리 계열인 베르디움은 김 회장의 자녀들이 지분 100%(8만주)를 갖고 있는 사실상 개인회사다. 윤혜씨와 민성씨가 각각 60%(4만8000주), 40%(3만2000주)를 쥐고 있다. 결국 오너 2세들이 실질적으로 호반베르디움을 지배하는 주인인 셈이다.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


<다음호에 호반건설 내부거래 실태 「사모님·황태자의 수상한 핏줄회사」편이 이어집니다>

 

'일감 받는' 호반건설·호반베르디움 기부는?

관계사들의 일감을 받고 있는 호반건설과 호반베르디움은 기부를 얼마나 할까.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지난해 9억원을 기부금으로 냈다. 이는 매출(9301억원) 대비 0.1%에 달하는 금액이다. 2011년엔 매출(7919억원)의 1.3%인 106억원이나 기부했었다.

호반베르디움의 경우 지난해 기부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2011년엔 4500만원을 기부했다. 이는 매출(1025억원) 대비 0.04%에 불과한 금액이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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