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기 칼바람에 ‘신종플루’ 대유행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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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기 칼바람에 ‘신종플루’ 대유행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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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가 돌아왔다. ‘신종플루’ 공포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던 지난 2009년 가을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가을까지만 해도 ‘신종플루’는 단순 계절 독감으로 분류돼 대유행 가능성이 적다고 알려졌었다. 

하지만 연초부터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잇따르는 등 국민들은 다시 한 번 신종플루 공포에 빠져들었다. ‘신종플루’는 더 이상 ‘신종(新種)’이 아니라는 말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신종이든 아니든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기 때문이다. 혹한기 칼바람과 함께 돌아온 ‘신종플루’에 대해 취재했다.

지난해 말 국내 환자 첫 사망 이후 사망자 잇따라 
강추위로 바이러스 기증 부려 '신종플루' 늘어나 
노약자, 만성질환자 합병증 우려 예방접종 필요 


연일 강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신종플루 사망자가 잇따라 대한민국이 다시 한 번 ‘공포’에 떨고 있다. 특히 ‘신종플루’가 계절 독감 수준으로 조정되면서 당국의 관리에서 벗어나 사망이 속출한다는 지적과 함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13일 광주에서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은 50대 남성이 치료중 사망했다. 전북, 부산, 울산, 대구에 이어 광주에서까지 신종플루 사망자가 나와 전국적으로 퍼지는 형국이다. 지난해 말 국내 환자로는 처음으로 30대 남성이 신종플루로 사망한 뒤 전국에 걸쳐 보건 당국에 사망 사례가 신고 됐고, 지금까지 사망자가 잇따르고 있다.

더 이상 ‘신종’ 아냐?

1295312375-23.jpg 전문의들은 최근 강추위로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면서 기침과 고열, 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이는 독감 환자의 수가 늘고 있고, 이중 상당수가 ‘신종플루’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관리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신종플루’ 관리에서 사실상 손을 놨다. 

지난 2009년 10월 이후 계절성 독감수준으로 조정되면서 보건당국의 관리를 벗어난 것. 백신과 치료제가 충분하지 않아 전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신종플루’ 유행기와 달리 이제는 백신과 치료제가 충분히 준비돼 더 이상 ‘신종(新種)’이 아니라 유행성 독감 ‘A형 플루’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검출된 독감 바이러스 가운데 93%가 인플루엔자 A H1N1 바이러스였다. 2009년이었다면 100명 중 93명은 ‘신종플루’였겠지만 현재는 ‘A형 플루’라는 것. 다시 말하면 이번 겨울 전체 독감의 93%가 A형 플루(하지만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형 플루 대신 ‘신종플루’라 표기한다)라는 얘기가 된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한번 변종한 ‘신종 바이러스’는 어느 한해 대유행하면 다음 몇 년간 지속되기 때문”이라면서 “A형 플루 역시 이런 유형을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보건 당국에서는 예전처럼 신종플루 확진을 받은 사람들의 외출을 금하거나 강제 격리 치료하지 않는 것이다. 

신종플루의 증상은 예전과 다르지 않다. 37.8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기침, 인후통, 근육통, 두통, 오한 중 2가지 이상의 증상이 나타나면 신종플루를 의심해 봐야 한다. 또 신종플루는 발병 48시간 이내에 타미플루를 복용해야 치료 효과가 있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검사받고 약을 복용해야 한다.

특히, 영·유아나 노약자, 만성질환자 등은 밤중에 신종플루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응급실에 가야 한다. 반면 50대 이하의 건강한 사람은 일단 집에서 해열제를 복용한 뒤 물을 많이 마시면서 쉬고 다음날 병원에 가도 무방하다. 

주의해야 할 사항은 신종플루를 포함한 모든 독감은 열이 떨어지고 나서도 24시간 정도는 전염력이 있으므로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도록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신종플루 치료제로는 먹는 약 타미플루, 흡입제 리렌자, 주사제 페라미플루 등 3가지가 있으며, 국내에는 전체 국민의 약 26%가 사용할 수 있는 1300만 명분이 비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보건당국은 신종플루의 지침 변경을 이유로 계절 독감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의 입장은 다르다. 연초부터 신종플루 사망자가 잇따르고 있고, 국민들의 불안감이 극대화되고 있는 만큼 지원책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 전문의들은 “지난달부터 신종플루 확진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면서 “통계상으론 신종플루 대유행 때의 1/10 수준이라지만 체감 숫자는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확진 검사를 하지 않는 환자가 많아 판별 자체가 어려워 난감하다”고 덧붙였다. 환자 1명 당 신종플루 확진 검사 비용이 10~16만원이라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검사 비용 치곤 고액이지만 환자들이 전액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확진을 받으려는 환자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심해도 되는 걸까?

그런가 하면 신종플루가 확산될 우려가 증폭되자 치료제인 ‘타미플루’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지적은 올해 타미플루 공급을 정부가 아닌 기업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설득력을 가진다. 특히, 사망자가 잇따르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타미플루 제조업체가 수익을 높이기 위해 일부러 공급을 늦추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31일 이후 총 7만8000여 명분의 항바이러스제가 공급됐고 향후 2주내 20만 명분이 공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 처방을 받고도 약국에서 항바이러스제를 구하지 못하는 고위험군 환자가 있을 경우에는 보건소에 문의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보건소에는 약 5만 명분의 항바이러스제가 비치돼 있다는 설명이다. 2009년 신종플루 대유행 당시 과도한 대응으로 떠들썩했던 보건당국이 올해는 너무 가볍게 여겨 신종플루 유행을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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