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염문설 여성정치인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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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염문설 여성정치인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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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난 총장님에게 그녀가 또 있다고?"

[일요시사=정치팀]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지난 1일 제기한 '채동욱 여성정치인 염문설'을 둘러싼 파문이 정치권에서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긴급현안질의에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모 여성정치인과 부적절한 관계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에 즉각 반발하며 김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고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그렇다면 김 의원이 지목한 여성 정치인은 과연 누구일까? 실체는 있는 것일까?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질의에서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임모씨의 관계가 틀어졌는데 그 이유는 임모씨가 채 전 총장과 모 여성정치인 사이에 부적절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의심했기 때문이라는 제보가 있다"고 폭로했다.

김 의원이 이 같은 발언을 하자 당장 야당 의원들은 의원석에서 "말 같은 소리를 해!" "그만해!" "양심이 있으면 그 소리 해!"라며 고함을 치고 반발했다.

메가톤급 폭로

순식간에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당시 본회의를 방청하던 초·중학교 학생들은 김 의원의 발언이 있은 직후 인솔교사를 따라 급히 퇴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발언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우리는 귀가 없어서 못 듣고 입이 없어서 말 안하는 것이 아니다"며 "민주당이 이 사건과 관련해 혼외아들 여부에 대해선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민주당은 애초에 공직자의 도덕성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으면서 정쟁거리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의 발언을 둘러싼 파문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김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고 사과에 이어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김 의원은 저질스러운 문제를 제기하면서 면책특권을 활용하고 있다. 여야를 떠나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 앞에 창피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혜자 최고위원도 "어제 본회의에 있던 많은 여성의원들이 대단한 모욕감을 느꼈다"며 김 의원에게 항의했다.

정의당 김제남 원내대변인도 "국회 긴급현안질의가 김진태 의원에 의해 저질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저잣거리로 전락했다"며 "더욱이 오늘 본회의장 방청석에는 300명이 넘는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민의의 전당 국회 본회의를 관람하고 있었다. 어린 학생들이 오늘 김진태 의원의 선정적인 '카더라' 유언비어 유포를 보고 대체 무엇을 배울지 심히 걱정이다. 김진태 의원은 부끄럽지도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은 "여러 정황 증거를 가지고 있지만 당사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그냥 모 여성정치인이라고만 표현을 했다. 어떤 국회의원인지, 전직인지, 현역인지, 어느 당 소속인지도 밝히지 않았는데 왜 그렇게 난리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제보자에 대해서는 "취재원 보호 차원에서 밝히기 그렇다"면서도 "충분히 신빙성이 있기 때문에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히려 김 의원은 "그동안 야당은 수도 없이 이런 의혹 제기를 했다. 바로 어제도 곽상도 전 수석이 조선일보에 자료를 넘겼네, 비서실장이 누구는 날려보내야 된다고 했다는 등 근거 없는 것들이 난무하고 있다"며 "여기에 대해 경종을 울리기 위해 그런 이야기를 한 번 한 것"이라고 반격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이 의혹을 제기한 여성정치인이 누구인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야권에서는 김 의원에게 의혹을 제기한 여성정치인이 누구인지 밝힐 것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김 의원은 "때가 되면 밝힐 것"이라며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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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정치권 주변에서는 모 여성정치인이 누구라 '카더라'는 소문만 점점 무성해 지고 있다. 일단 김 의원은 모 여성정치인이 국회의원인지, 전직인지, 현역인지, 어느 당 소속인지도 밝히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야당 소속 의원일 것으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김 의원이 굳이 같은 새누리당 의원의 염문설을 공식적으로 제기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법무부는 최근 감찰결과 발표에서 지난 2010년경 채 전 검찰총장의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씨가 채 전 총장의 집무실에 찾아와 '피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라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는데, 정치권에서는 채 전 총장과 임모씨의 관계가 이 무렵 틀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당시 활동하던 여성정치인이 김 의원이 지목한 여성정치인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최소 재선 이상이거나 19대 이전에 당선됐었던 전직 여성정치인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아무래도 채 전 총장과 같은 법조계 출신 여성정치인이 유력하지 않겠냐는 분석도 있다. 이 같은 기준을 놓고 볼 때 의심 받는 A 전직 의원은 민주당 비례대표 출신으로 단아한 외모로 유명한 현직 변호사이기도 하다.

A 전 의원의 경우는 변호사 출신 18대 국회의원이라는 점 외에는 채 전 검찰총장과 별다른 연관성을 찾아보기가 힘들지만 이미 누리꾼 사이에서는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면서 채 전 총장의 연관검색어로까지 등장했다.

당시에는 일반인 신분으로 채 전 총장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으나 19대 국회를 통해 정치인에 입문했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러한 기준에 따르면 B 의원이 거론된다. 변호사 출신인 B 의원의 경우는 국회에 입성한 후 여러 차례 검찰 내부의 조력자가 없다면 알 수 없는 고급정보를 바탕으로 한 폭로를 해 주목을 받아왔다. 이 같은 고급정보를 제공한 이가 채 전 총장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또 다른 여성정치인 C 의원의 경우는 과거 채 전 총장이 지휘했던 사건에서 무혐의로 풀려난 전력이 있다는 이유로 의심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어떤 여성정치인은 법사위 소속으로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채 전 총장을 적극 옹호했다는 이유로, 어떤 여성정치인은 단순히 외모가 출중하다는 이유로 채 전 총장과의 염문설 주인공으로 지목됐다.

이처럼 정치권에서는 채 전 총장과 조금이라도 개인적인 인연이 있었던 여성정치인이라면 모두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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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이 자신이 지목한 여성정치인이 누구인지 정확히 밝히지 않으면서 여러 여성정치인들이 피해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로선 단편적인 인연 외에는 채 전 총장과의 깊은 관계를 뒷받침할 여성정치인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때문에 일부 정치권 인사들은 김 의원이 "그동안 야당은 수도 없이 이런 의혹 제기를 했다. 여기에 대해 경종을 울리기 위해 그런 이야기를 한 번 한 것"이라고 주장한 점을 들어 야당의 근거 없는 폭로전을 비판하기 위한 일종의 '퍼포먼스'에 불과한 발언일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 파도 파도 미담만 나온다고 해서 '파도남'이란 별명을 얻었던 채 전 총장은 어느새 파면 팔수록 새로운 의혹이 불거지는 '양파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씁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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