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팔도 돌며 “날 좀 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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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팔도 돌며 “날 좀 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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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정치권에 ‘특강정치’가 꽃을 피우고 있다. 여의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국회의원이나 각기 다른 지역을 맡고 있는 지자체장 할 것 없이 특강을 위해 둥지 밖으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것. 이들이 특강을 통해 풀어놓은 이야기들은 대부분 정치적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시선을 끌고 있다.

둥지 떠나 바깥걸음, 속에 품었던 정치 봇짐 풀어놔
준비된 주제, 청중에 정치 현안 관련 얘기도 ‘술술’
 

유력 정치인들의 특강 행렬이 정가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의 특강이 차기 총선 혹은 대선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탓이다.

방방곡곡 특강 행렬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오세훈 서울시장은 16개 광역단체장 중에서도 외부강연 일정이 많기로 유명하다. 지난 2009년 1월1일부터 8월31일까지의 기관장 외부강연현황을 확인한 결과 김 지사가 59회, 오 시장이 48회로 다른 단체장에 비해 많은 강연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 지사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이후 6개월 동안(2009년 11월30일 기준) 20회의 강연을 펼치기도 했다. 
그리고 새해 김 지사의 ‘특강 행보’는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집중됐던 특강 일정이 지난해 말부터 부산·경남 등 영남권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김 지사는 지난해 12월1일 한양대에서 특강을 가진 데 이어 경남에 위치한 경상대에서 특강을 했다. 7일에는 부산대를 찾았다. 

김 지사의 특강 일정은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강당에서 한국교회평신도단체협의회 회원 2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통일 강대국, 대한민국을 만들자’라는 주제의 특강으로 새해 첫 특강일정을 시작했다. 

이어 지난 19일에는 서울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가진 한국엔지니어클럽 특강을 통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선정 논란과 관련, “정치인의 표 논리로 하면 안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러한 특강 행보를 두고 정가에서는 김 지사의 대권행보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된 ‘표적 집단’을 향해 원하는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특강으로 지지층을 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특강 일정이 전국화되면 ‘얼굴 알리기’는 물론 인연이 있는 지역에서 지지기반을 만드는 것이 수월해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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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유로 특강을 선택하는 정치인이 김 지사 뿐만은 아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12일 서울 논현동 르네상스호텔 다이아몬드볼룸에서 열린 대한건설협회 서울시회 ‘2011 신년 교례회’에 참석, ‘서울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이어 지난 18일 건국대 특강에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무상급식과 관련, “무상급식은 아이들에게 빚 지우는 나쁜 복지”라고 주장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특임장관 취임 후 첫 당원 대상 특강으로 주목받았다. 당 재정위원들이 전원 ‘당연직 대의원’이라 당권 혹은 대권을 겨냥한 행보가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 것. 

이 장관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나라당 재정위원들을 상대로 특강을 펼쳤다. 
이 장관은 이날 “소득 2만불에서 3만불 시대로 가기 위해선 부정부패와 정쟁을 청산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선진국의 틀로 바꿔야 한다”면서 “현재의 권력구조로선 선진국으로 가기 어렵기 때문에 권력구조를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고선 국가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권력구조를 바꾸는 것은 이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는 말로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어 “개헌은 그때 그때의 시대정신이 반영된 것 아니냐”며 “그렇기 때문에 시대정신에 맞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평소 본인의 소신이었던 ‘분권형 대통령제’와 함께 박근혜 전 대표가 강조하고 있는 ‘4년 중임제’를 연계, ‘분권형 4년 중임제’로의 개헌을 주장했다. 

1295846816-31.jpg 그는 “지금의 권력구조를 보면, 정권을 잡으면 모든 것을 갖고 정권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돼 있다. 여기서 정쟁이 끊일 날이 없다”며 “대통령은 정쟁으로부터 벗어나야 성공하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 개헌은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장관은 지난 19일에는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국립암센터에서 암센터 직원들에게 ‘세계 속의 한국’을 주제로 초청 강연을 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군사정권이 30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돈과 총칼로 지배했다”며 “이 잔재가 아직도 남아 있어서 반대자와는 무조건 싸워야 하는 줄 알고 있다”고 말해 박 전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같은 당 안에서도 경선에서 지면 흔쾌하게 협조하지 않고 있다. 이게 하나의 풍토처럼 돼 있다”는 발언이 박 전 대표와 연관돼 해석된 것. 
그러나 이 장관 측은 “본인의 지역구(서울 은평을) 얘기를 꺼낸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선거 위한 발걸음?

한 정치평론가는 정치인들의 ‘특강 정치’에 대해 “특강은 정치인들의 정계 복귀를 위한 워밍업에 활용되는 것을 시작으로 특정 유권자 집단을 효율적으로 공략하는 방안 중 하나로 꼽힌다”며 “유력 정치인의 특강은 주요 언론을 통해 발언 내용이 전해지다 보니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그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특강정치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라며 “다양한 특강에서 정치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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