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코리아 ‘딜러 쥐어짜기’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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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코리아 ‘딜러 쥐어짜기’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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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만 번지르르…여기저기서 곡소리

 

[일요시사=경제1팀] ‘뻔뻔한 갑질 유전자’를 내포하고 있는 트러블메이커가 또 등장했다. 럭셔리 세단으로 각광받는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가 그 주인공. ‘갑’의 칼자루를 쥐고 딜러사들 쥐어짜기가 심각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지경이란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벤츠코리아가 딜러사(판매업체)들에게 월 판매량을 강제 할당하는 등 7년 동안 1493억원의 부당 이익을 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재고 할당 등으로 자금 부담이 커진 딜러들의 처지를 이용해 대출 장사를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판매 강제할당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공개한 벤츠코리아의 내부 비밀문건 ‘2013 개정 변동마진 운영계획’을 보면, 벤츠코리아는 딜러들에게 월별 판매목표가 수립되면 딜러사들에 전달 마감일까지 필요 물량의 1.5배를 선주문하라고 요구해왔다.

예를 들면 5월 판매목표가 만약 1000대라면 한성자동차, 더클래스효성, KCC모터스, 교학모터스 같은 딜러사들은 4월말일까지 모두 1500대의 물량을 미리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럴 경우 향후 차량 판매가 부진할 경우 딜러들이 재고 부담을 안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민 의원은 벤츠코리아의 ‘변동마진’ 정책 때문에 딜러사들이 이 같은 요구를 어쩔 수 없이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1.5배 선주문을 거부하는 딜러사는 벤츠와 판매이익을 나눌 때 매출의 0.85%를 손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민 의원 측은 “손해도 손해지만 딜러사가 선주문을 거부해 벤츠코리아에 밉보일 경우 판매계약 종료나 신차 할당량 통제, 매장확대 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벤츠코리아 측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벤츠코리아의 이 같은 정책은 전형적인 ‘갑의 횡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벤츠코리아는 이 밖에 안 팔리는 차종에 대해 섞어팔기 강제(0.8%), 재고 강제 할당(0.85%), 판매목표 강제 할당(0.85%) 등 총 4개 항목의 변동마진을 통해 딜러사들을 압박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인센티브의 형식으로 변동마진(총 2.8%)을 산정한 것인데, 딜러가 벤츠코리아의 요구를 거부하면 판매이익을 나눌 때 사실상 금전적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불공정한 강요 행위”라는 지적이다.

민 의원은 이런 변동마진 부여 방식을 통해 벤츠코리아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493억5102만원(8만2061대 판매)의 부당이익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를 보면, 이 기간 동안 딜러들은 적게는 5억6000만원에서 많게는 66억2000만원까지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온다.

민 의원은 이에 대해 “적자를 보는 딜러사들에 2.8%의 변동마진을 매개로 ‘갑질’을 한 것은 명백한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판매업체서 7년간 1500억 부당이익 의혹
이해관계 있는 특정 업체엔 특혜 의혹도

뿐만 아니라 민 의원은 이 과정에서 딜러들이 벤츠코리아의 금융 자회사 격인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MBFSK)의 이용을 강요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벤츠 본사가 매년 딜러를 평가하는 항목 가운데 벤츠의 금융자회사의 ‘평균 금융이용금액’ 등이 포함돼 있어, 자사인 MBFSK의 금융을 활용하도록 사실상 강요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민 의원은 이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있는 특정 딜러사만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현재 MBFSK는 벤츠 차량 판매점유율이 45% 이상인 딜러사에 이자율을 0.3%를 할인해주는데, 이 기준에 들어가는 딜러사는 한성자동차(52%) 한곳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외 딜러사들은 벤츠의 판매점유율이 5% 미만이다.




한성자동차가 MBFSK로부터 부여받은 이자율 특혜를 환산해보면, 2006∼2012년 총 103억2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MBFSK는 지난 4월 추가 대출을 포함해 한성자동차에 총 700억원을 사실상 무이자로 대출해주기도 했다.

민 의원은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한성자동차의 실질적 지배자가 림춘셍(임준성)이기 때문”이라며 “림춘셍(임준성)이 스타오토홀딩스와 한성인베스트먼트의 법적 대표이사이자 한성자동차의 실질적 지배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벤츠코리아, MBFSK, 한성자동차의 얽히고설킨 지분 관계 때문이다. 현재 벤츠코리아의 지분은 독일 다임러그룹이 51%, 스타오토홀딩스가 49%를 보유하고 있다. 스타오토홀딩스는 MBFSK의 지분을 20% 갖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브리타 제거 대표이사는 벤츠코리아의 대표이사면서 MBFSK의 등기임원으로 등재돼있고, 임준성 대표이사도 한성자동차의 CEO(최고경영자)이자 한성인베스트먼트의 CEO로 올라와 있다.

대출 장사까지?

앞서 민 의원은 지난달 15일 열린 공정위 국감에서 두 사람을 증인으로 소환한 바 있지만, 당시 제거 대표이사는 “벤츠코리아와 MBFSK는 전적으로 분리된 별개의 회사”라며 “한성자동차에 대한 어떤 특혜도 없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민 의원은 두 사람에 대한 위증죄 고발을 요청하기도 했다.

민 의원은 “벤츠코리아는 자동차만 판매하는 회사가 아니라, 딜러 쥐어짜기를 통해 금융도 판매하는 회사다”라며 “공정거래위원회는 벤츠코리아와 MBFSK, 그리고 한성자동차 등에 대해서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 등을 즉각 조사해 딜러들이 겪고 있는 불공정함을 즉각 조사하고 시정조치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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