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125)동화그룹-동화기업, 원창흥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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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일감 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125)동화그룹-동화기업, 원창흥업

일요시사 0 1728 0 0

 

죽이 '착착' 일이 '척척'

 

[일요시사=경제1팀]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 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변칙적인 '오너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국내 최대 목재기업인 동화그룹은 10여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중 내부거래 금액이 많은 회사는 '동화기업'과 '원창흥업' 등이다. 이들 회사는 관계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적지 않은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1948년 설립된 동화기업은 자회사 경영자문, 시장조사, 기술연구 등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처음 동화토건이란 회사였다가 2003년 동화홀딩스로, 지난달 다시 기업분할합병에 따라 현 상호로 변경했다. 1995년 코스닥에 등록한 이 회사는 인천 서구 가좌동에 본사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미국·호주·싱가포르·홍콩·뉴질랜드 등에 공장과 현지법인이 있다.

2006년부터 급증

문제는 자생력. 관계사에 매출을 의존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분석 결과 매출의 80∼90%를 내부거래로 채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100억원대 고정 매출을 올리고 있다.

동화기업은 지난해 매출 208억원 가운데 192억원(92%)을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일거리를 준 곳은 대성목재공업(74억원), 동화기업(59억원), 동화자연마루(24억원), 동화오토앤비즈(16억원) 등이다. 2011년에도 동화기업(37억원), 동화자연마루(18억원), 대성목재공업(13억원) 등 계열사들은 매출 98억원 중 85억원(87%)에 달하는 일감을 동화기업에 퍼줬다.

동화기업의 내부 의존도가 처음부터 높았던 것은 아니다. 2005년까지 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평균 30%대를 넘지 않다가 이듬해부터 급증했다. 일감 몰아주기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이후 다른 기업들의 내부거래는 주는 데 반해 동화기업은 갈수록 늘었다.

동화기업이 계열사들과 거래한 매출 대비 비중은 2004년 17%(매출 254억원-내부거래 44억원), 2005년 38%(174억원-66억원)였다가 ▲2006년 61%(156억원-95억원) ▲2007년 62%(185억원-114억원) ▲2008년 67%(225억원-150억원)로 올랐다. 2009년 56%(255억원-143억원), 2010년 51%(239억원-122억원)로 다시 줄다가 2011년과 지난해 각각 87%, 92%까지 치솟았다.

1970년 설립한 원창흥업은 상업용 건물 등 부동산 개발·임대 업체다. 주로 계열사들이 입주한 빌딩을 관리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매출 대비 내부거래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매출 80∼90% 계열서…매년 100억대 거래
승은호·명호 회장 형제 등 오너 지분 소유

원창흥업의 지난해 내부거래율은 79%. 매출 24억원에서 동화홀딩스(9억원), 동화자연마루(6억원), 동화기업(3억원) 등 내부거래로 거둔 금액이 19억원에 이른다. 2011년엔 매출 29억원 중 19억원을 동화홀딩스(8억원), 동화자연마루(6억원), 동화기업(3억원) 등에서 채워 내부거래율이 66%로 집계됐다.

원창흥업의 내부거래율은 ▲2005년 44%(18억원-8억원) ▲2006년 50%(20억원-10억원) ▲2007년 52%(21억원-11억원) ▲2008년 83%(23억원-19억원) ▲2009년 75%(24억원-18억원) ▲2010년 70%(27억원-19억원)로 조사됐다.


승명호 동화그룹 회장(좌측)과 승은호 코린도그룹 회장
▲승명호 동화그룹 회장(좌측)과 승은호 코린도그룹 회장


동화기업과 원창흥업의 내부거래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너 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승은호 코린도그룹 회장과 그의 동생 승명호 동화그룹 회장은 동화기업 지분을 각각 8.69%(174만8925주), 7.9%(158만9769주)를 소유하고 있다.

승명호 회장의 아들 승지수 동화기업 이사(0.98%·19만6838주)와 이혜자(0.19%·3만9700주)·김정아(0.13%·2만7621주)씨 등 특수관계인 지분도 있다. 원창흥업은 지분 100%를 소유한 동화홀딩스의 자회사다.

고 승상배 동화그룹 창업주에 이어 동화그룹 경영권을 쥐고 있는 차남 승명호 회장은 고려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동화기업에 입사해 1993년 대표이사, 2006년 부회장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다. 2009년 승 창업주가 별세하고 이듬해 회장에 취임했다. 승 회장의 장남 승지수 이사는 올해 27세로, 지난해 부장(해외경영관리팀장)으로 입사해 지난 5월 이사로 초고속 승진했다.

승 회장의 형 승은호 회장은 1969년 동화그룹이 인도네시아에 세운 현지법인을 발판 삼아 코린도그룹을 설립했다. 인도네시아 재계순위 20위권인 코린도그룹은 현지에서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코린도그룹은 인도네시아 전역에 물류, 부동산, 리스, 건설 등 3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으로 분류된다.

금액도 늘어

승은호·승명호 회장은 끈끈한 형제애로 사업을 사이좋게 이끄는 경영인으로 유명하다. 형은 해외에서, 동생은 국내 사업을 각각 진두지휘하면서 서로에게 최고의 경영 조언자이자 사업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다.


김성수 기자<kims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일감 받는' 동화기업·원창흥업 기부는?

계열사들의 일감을 받고 있는 동화기업과 원창흥업은 기부를 얼마나 할까.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화기업은 지난해 70만원을 기부금으로 냈다. 매출(208억원) 대비 0.003%에 불과한 금액. 2011년엔 2100만원을 기부했는데, 이는 매출(98억원)의 0.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원창흥업은 2011년과 지난해 각각 1억원, 5억원을 기부했다. 매출(29억원·24억원) 대비 기부율은 각각 3%, 21%나 됐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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